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지난 6일 후보등록일(11월25~26일) 전 단일화에 합의한 가운데 이제 관심은 단일화 방식에 쏠리고 있다.

문 후보와 안 후보가 '새정치공동선언'을 우선 합의한다고는 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단일화 후보가 누가 될지의 문제는 사실상 단일화 방식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문 후보 측은 '새정치공동선언' 도출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문재인 띄우기'에 주력하는 한편 단일화 방식 논의가 하루빨리 착수되기를 원하고 있다. 반면, 안 후보 측은 공동선언에 방점을 두고 단일화 방식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특히 합의문에서 언급된 '국민연대'의 방향에 대해서도 양 측은 "구체적인 것은 만나서 의논해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문 후보와 민주당을 지지하는 전통 야당 지지자와 안 후보를 지지하는 중도 무당파를 아우르는 새로운 정당이 등장할 것이라는데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단일화, 후보 간 담판 가능성 커

먼저 양 측이 선호하는 단일화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현재 문 후보 측에서는 조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배심원제나 국민참여경선 등을, 안 후보 측에서는 여론조사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양자 TV토론 후 여론조사 방식도 거론된다. 그러나 실무협상 없이 후보 간 담판으로 결정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 후보 측 김부겸 선대위원장은 7일 국회 의원총회에서 "단일화 방식에 관한 원칙을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며 ▲국민참여 보장 ▲국민의 알 권리 충족 ▲국민과 통합 등 단일화의 3대 원칙을 제시했다. 그는 "이런 원칙 하에 통합 협상이 진전돼야 하고 그 원칙 하에 국민들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선대위원장은 전날 라디오 방송에서 단일화 방법에 대해 "안 후보 측에서 결단하신다면 여론조사에 얹어서 다른 방법(여론조사, 배심원제, 국민경선)을 가미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현미 제2소통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공동선언이 마무리되는대로 이번주 말이나 다음주 초 정도에 양자 TV토론을 추진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송호창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철학과 원칙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단일화 방식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양 측에서는 단일 후보가 후보 간 담판으로 결정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문 후보 측 민주통합당 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두 후보가 한 번 만나면 몇 페이지씩 진도가 나가버리기 때문에 또 만나면 (후보 간 담판으로) 단일화 후보를 바로 정할지도 모른다"고 예상했다.

안 후보 측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도 "모든 가능성은 다 열려있다고 봐야 한다. 후보들이 직접 국민들 앞에 책임감을 느끼면서 스스로의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좋은 일"이라며 후보 간 담판 가능성을 제시했다.

◇국민연대, 신당 창당으로 이어질 듯

두 후보간 단일화 과정속에서 함께 논의될 '국민연대'가 어떤 형태로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양측에서는 이에 대해 "양 측 지지 세력의 통합을 이룰 수 있는 틀"이라고 규정하면서 "구체적인 것은 논의해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결국 신당 창당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그 시기가 대선 전이냐 이후냐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문 후보 측 신계륜 특보단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신당 창당설에 대해 "모든 가능성은 다 있다고 생각하는 게 현실정치"라며 "또 필요하면 그렇게(신당 창당)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쇄신을 바라는 모임'(쇄신모임) 소속인 김영환 의원도 전날 한 방송에 출연해 "단일화는 동일한 정치대오를 형성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과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이 연대한 후 향후 대선을 전후로 통합신당 정계개편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안 후보 측 김성식 공동선거대책본부장도 이날 라디오에서 "남한강과 북한강이 두물머리에서 만나서 한강을 이루지 않나. 북한강과 남한강이 깨끗하고 수량이 많아야 한강 본류도 두물머리에서 합친 이후에 나름대로 건강해질 수 있다"며 신당 창당설에 무게를 뒀다.

안 후보 측 다른 관계자는 "대선 전 창당은 불가능할 것 같다"면서도 "대선 이후라면 모를까"라고 말해 당선 후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민영 대변인은 그러나 "신당이 논의될 이유가 없다. 지금 신당이다, 아니다 논의하는 게 맞지도 않다"고 주장하며 "그런 논의가 있었던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성식 본부장도 "그 얘기는 조금 빠른 얘기"라며 "캠프 내에서도 그 점에 대해서 논의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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