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가을이 오면 재즈도 오네

자라섬을 음악의 섬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이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다. 2004년부터 시작되어 올해 9회째인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은 해마다 관객 수를 갱신하고 있다. 지난해는 공식 관객 수 18만8000명(누적 94만명)을 기록했다. 올해는 가기가 더욱 쉬워졌다. 경춘선 전철 개통으로 시간이 더욱 단축됐다. 용산역에서 ITX-청춘열차를 타고 갈 수도 있다. 올해 헤드라이너로는 재즈 빅밴드의 전설 듀크 엘링턴 오케스트라와 아프리카 재즈의 신화 압둘라 이브라힘, 그리고 재즈 기타리스트 중 최고로 꼽히는 존 스코필드가 스티브 스왈로, 빌 스튜어트와 트리오를 구성해 무대에 오른다. 퓨전 재즈와 프렌치 재즈의 거장 제프 로버와 다니엘 위메르도 자라섬을 찾는다. 여기에 지미 콜, 조이 디프란스시코, 래리 코리엘 트리오가 뒤늦게 가세해 라인업을 완성했다. 행사 기간 자라섬 국제재즈콩쿠르와 2012 한국 재즈 쇼케이스도 열린다. 자라섬 ‘재즈막걸리’를 마시며 재즈 선율 속으로 빠져들어보자.  (경기도 가평군 자라섬 일대, 10월12~14일)

공연 〈일단은 데뷔파티〉 웃음 빵빵 터지는 마당놀이

밴드 ‘일단은 준석이들’은 일단은 입담이 좋다. 마치 마당놀이 놀이꾼이 좌중을 들었다 놨다 하듯 웃음을 빵빵 터뜨린다. 더욱이 복고풍 음악을 하기 때문에 인디밴드지만 중년층도 좋아한다. 행사장에 부르면 인기 만점이어서 행사 진행을 더디게 할 정도다. ‘일단은 준석이들’이 버스킹 밴드(거리공연을 하는 밴드)인 ‘파티스트릿’과 함께 〈일단은 데뷔파티(일요 가요무대)〉를 갖는다. ‘파티스트릿’ 역시 ‘일단은 준석이들’과 마찬가지로 어쿠스틱 음악을 하는 밴드다. 두 밴드 모두 ‘잉여’를 주로 노래하기 때문에 가사가 지질하기가 막상막하다. 1부 ‘강변가요제’, 2부 ‘가요 탑 텐’으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에서 두 밴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웃겨보겠단다. (서울 방이동 올림픽홀 뮤즈라이브, 9월2일)

연극 〈로풍찬 유랑극장〉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는 덤 잘 차려진 남도한정식 같은 푸짐한 연극 〈뻘〉을 선보인 김은성 작가와 부새롬 연출 콤비가 다시 뭉쳤다. 〈뻘〉은 안톤 체홉의 〈갈매기〉를 전라도 보성지역을 무대로 우리 실정에 맞게 번안한 작품. 이번 작품인 〈로풍찬 유랑극장〉 역시 류보미르 시모비치의 명작 〈쇼팔로비치 유랑극단〉을 번안한 작품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세르비아의 유랑극단이 6·25 전쟁 전후에 활동하던 유랑극단으로 재탄생했다.
무대는 역시 전라도 보성이다. 이번에도 쩍쩍 달라붙는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가 관객의 귀를 붙든다. 극단 달나라동백꽃 대표와 부대표인 김은성 작가와 부새롬 연출은 이번 작품으로 벌써 세 번째 공동 작업을 하게 됐다. 창단 공연 〈달나라 연속극〉 때부터 환상의 콤비로 연극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산창작기금과 서울문화재단 문학창작기금을 휩쓸고 두산아트센터의 ‘차세대 육성 예술가’로도 선정된 김은성 작가의 천재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서울 대학로 연우소극장, 10월11일~11월4일)

추모제 〈봉하음악회〉 가버린 사람에게 바침 9월1일은 그의 생일이다. 살아 있었다면 66번째 생일이었을 것이다. 조관우·신해철·장필순·강은일·노찾사 등 뮤지션들이 그의 생일을 기린다. 주인공의 자리가 빈 생일 음악회를 연 지 올해로 세 번째다. 노무현. 그를 기리는 음악회가 사저 옆 묘역에서 열린다. 이번 추모 음악회에서는 추모 앨범 〈노무현 레퀴엠〉에 담을 노래와 음악도 최초로 공개한다. 5악장 27분짜리 대작 ‘시민 레퀴엠’이다. 클래식·팝·국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합쳐지고 시민들도 목소리를 보탰다. 가수 송시현이 곡을 만들고, 작사가 문희가 가사를 썼다. 추모 앨범 프로듀싱은 음악평론가 강헌이 맡았다. 공연의 마지막 순서로 노 전 대통령 탄생을 축하하는 66개 풍등을 날리는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묘역, 9월1일)

제6회 대단한 단편영화제 천재를 발굴하는 기쁨
단편영화 429편 중에서 대단한 영화 25편만 추린 ‘대단한 단편영화제’가 열린다. 모두 20분 이내에 ‘짧고 굵게’ 재미 혹은 감동을 주는 영화들이다. 상 이름도 ‘대단한 감독상’ ‘대단한 배우상’ ‘대단한 관객상’ 따위로 특이하다. 영화를 관람하고 직접 투표에 참여할 수도 있다. 대단한 작품상, 대단한 제목상, 대단한 포스터상은 관객 투표로만 진행된다. 작은 영화제라고 무시할 일이 아니다. 지난해 대단한 감독상, 대단한 배우상, 대단한 관객상을 휩쓸었던 윤가은 감독의 〈손님〉은 클레르몽페랑 국제단편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천재를 발굴하는 기쁨을 조용히 맛볼 수 있는 영화제다. (서울 서교동 KT&G 상상마당 시네마, 9월6~12일)

※ B급 좌판 아이템은 문화예술 현장 활동가 50명의 추천을 받아 선정합니다.

기자명 정리 고재열·임지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 scoop@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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