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의 약선한의원은 목요일 오후 진료를 하지 않는다. 매월 첫째·셋째 주 목요일에 최호성 원장과 직원들이 근처 대학을 찾아 장애 학생을 진료하기 때문이다(최 원장은 신경정신과 상담 환자가 혹시 의사에게 선입견을 가질까봐 나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 5월28일부터는 의원 문이 나흘 연속 닫혔다. 최 원장이 제주 강정마을로 의료 활동을 다녀왔기 때문이다. 의료활동명은 “생명과 치유의 돌봄”. 첫째, 구럼비 바위를 보고, 둘째, 생명력을 돌보고, 셋째, 나 자신을 돌아본다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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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성씨는 출발 전 주변에 후원을 요청했다. 한의사들이 강정마을 활동가들을 위해 약을 지어주겠다고 연락을 해왔다. 이렇게 약 1600만원 상당의 금전과 물품을 지원받아 찾은 강정마을의 상황은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 육체보다 정신의, 외면보다 내면의 파괴가 훨씬 심각했다. 이에 최 원장은 공동체 관계 복원을 위해 ‘차별 없는 한방의료활동’을 펼쳤다. 해군기지 찬반 주민들을 함께 진료하다보면 자연스레 화해의 장이 열릴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활동가 개개인에게 정기를 불어넣어주면 강정마을 생명들이 조화를 이루리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기자명 허은선 기자 다른기사 보기 alles@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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