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노동자들의 정리해고 철회 투쟁을 지지하기 위해 ‘희망버스’가 부산을 찾은 것은 지난해 6월11일이었다. 그로부터 1년, 희망버스에 카메라를 ‘들이댔던’ 김정근씨(31)는 여전히 영도조선소 앞을 떠나지 못했다. 김주익 열사가 정리해고 반대를 외치며 목을 맨 2003년부터 한진중공업 사태를 주목해온 그는 이제 ‘행님들이 보고파서’ 그곳을 찾는다.

올 봄, 김정근씨는 다큐멘터리 〈버스를 타라〉를 완성했다. 희망버스에 참가한 시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의 첫 작품은 인디다큐페스티벌2012가 선정한 ‘올해의 다큐멘터리’와 서울인권영화제 개막작으로 뽑혔다. 그러나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들은 지난 6월7일 영도조선소 앞에 또다시 천막을 쳤다. 회사가 약속한 휴업 기간이 종료되고도, 노동자들을 일터로 복귀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순차적으로 휴업에 들어간 조합원은 지금까지 560여 명. 이들은 회사 측으로부터 무기한 휴업 연장 통보를 받았다. 


“지난해 11월, 사태가 해결될 때만 해도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사태가 또다시 반복될 것 같다.” 김씨는 다시 카메라를 들었다. 〈버스를 타라〉 그 후속 이야기를 담기 위해서다. “아마 〈버스를 타라〉보다 더 비관적인 작품이겠죠?” 되묻는 그의 얼굴이 쓸쓸하다. 〈버스를 타라〉 공동체 상영 문의는 070-4349-0916(http://www.plogtv.net, 담당자 김은민).

기자명 송지혜 기자 다른기사 보기 song@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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