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내건 구호는 “함께해요 국민성공시대”였다. 그러나 평균 재산 38억원의 장관 후보자들은 함께하기에는 너무나 차원이 다른 사람이었다. 수백 억원 재산가인 대통령이 보기에는 적을 수도 있겠지만 집값 폭등으로 ‘부동산 울렁증’을 앓는 국민에게 그들은 함께 하기에 너무나 멀었다.

장관 후보자들에게는 각종 의혹이 쏟아졌다. 세 명의 장관 후보자가 의혹 때문에 사퇴해야 했다. 의혹에 대해서 그들은 열심히 해명했다. 그러나 의혹을 둘러싼 해명이 국민을 더 화나게 했다. 국민을 어이없게 웃긴 당시 장관 후보자들의 ‘주옥같은 변명’ 시리즈를 퀴즈 형식으로 한번 재구성해보았다.

유방암 검사 결과 암이 아닌 것으로 나오면?
“남편에게 축하의 의미로 오피스텔을 사달라고 한다.”(이춘호 전 여성부 장관 후보자)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하는 방법은?
“절대농지를 사서 농사를 짓지 않는다(실은 투기를 한다).”(박은경 전 환경부 장관 후보자)

부부가 함께 교수 생활 25년을 하면?
“30억원 정도 모아서 양반 소리를 듣는다.”(남주홍 전 통일부 장관 후보자)

청소년에게 복지 관련 문제의식을 넓히기 위한 열정을 보여주고 싶으면?
“논문을 중복 게재한다.”(김성이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고용 문제를 잘 몰라 고용정책 심의위원 회의에 참석할 정도 실력이 안 되면?
“노동부 장관이 될 수 있다”(이영희 노동부 장관 후보자)

공직을 맡을 것이라고 꿈에서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어떻게 사나?
“부동산과 회원권(골프·헬스클럽 콘도미니엄)을 실컷 산다.”(김경한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간이 집을 여러 채 가져야 하는 이유는?
“계절별로 다른 지역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김도연 교육과학부 장관 후보자)

누가 140억 재산을 어떻게 모았느냐고 물으면?
“배용준을 보라고 한다.”(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아파트 값이 3배가 뛰면?
“종합부동산세가 올랐다고 투덜거린다.”(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골프 회원권이 2억원(구입 당시 4000만원)이면?
“싸구려다.”(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

이 퀴즈의 답변에 대해 5개 이상 동의할 수 있다면, 축하한다. 국민성공시대에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8개 이상 동의한다면 장관 자리를 하나 노려봄직하다. 그러나 동의할 수 없다면? 그냥 함께 구경하자, 성공한 국민의 시대를.

기자명 고재열 기자 다른기사 보기 scoop@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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