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회씨(48)가 손에 든 건 우렁이다. 386 대표 주자에서 2000년 ‘DJ 큰절’ 파문과 잇단 낙선으로 정치권을 떠난 그가 우렁이 생태어항 사업가로 돌아왔다.

2008년 녹색건강나눔을 창업한 허씨는 지난해 연말 우렁이가 청소부 노릇을 해 물갈이가 필요 없는 ‘우렁이 생태어항’을 출시했다. 자연 가습기 기능까지 갖춘 생태어항은, 때마침 터진 가습기 살균제 파문 덕을 보았다. 하루아침에 매출이 쑥쑥 올랐다. MB식 콘크리트 하천이 아닌 미생물을 이용한 생태하천 복원사업도 그의 주요 사업이다. 최근 수원천에 여울과 미생물을 이용한 공법을 적용해 완공하기도 했다. 


ⓒ시사IN 백승기
허씨가 생태 사업에 눈을 뜬 건 정치권을 떠난 뒤였다. 16대 총선에서 세 표 차이로 낙선, 17대 총선에서 당시 홍준표 후보에게 1000표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그 이후 쓴 석사학위 논문이, 우렁이나 지렁이를 활용한 ‘친환경 유기농과 한반도 농업의 방향’이었다.

녹색당의 원조인 초록당 시절부터 녹색당원인 그는 “정치를 다시 한다면 ‘녹색 진보’의 길을 걷고 싶다”라고 말했다. 사업가로 변신했지만 최근 시민사회 운동도 재개했다. 6월항쟁 25주년 행사 국민추진위원회 이사를 맡아, 6월10일 오후 4시 1000개 마을에서 동시에 동네 시위를 벌이는 플래시몹을 준비하고 있다.

기자명 고제규 기자 다른기사 보기 unjus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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