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넘어진 노조원들을 방패로 이곳 저곳 찍고 발로 차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한 노조원은 정신을 잃은 것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었는데도 경찰 여러 명이 계속 때렸다. 경찰에 대항하는 노조원들을 상대로 때린 게 아니다. 무장 해제당한 사람들을 상대로 한 폭행이었다.”

2009년 8월5일 MBC 〈뉴스데스크〉가 보도한 내용이다. MBC는 이 리포트에서 경찰이 ‘무차별 폭력’을 휘둘렀다고 보도했다. 당시 KBS와 SBS는 ‘경찰 강경 진압’이라는 단어조차 사용하지 않았다. MB 정부 이후 보수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던 국가인권위원회도 당시 경찰의 강경 진압을 우려했을 정도. 하지만 대다수 언론은 이 정도 문제의식도 담아내지 못했다. 공갈뉴스였다는 얘기다.


2646명의 쌍용차 노동자들이 해고된 지 2년9개월이 지났다. 1000일(2월15일 기준)이 지났지만 쌍용차 사태는 현재진행형이다. 그동안 12명이 자살하고 9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쌍용차 사태’는 여전히 언론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1000일 전에는 왜곡 보도로 공갈을 치더니, 1000일이 지날 즈음엔 무관심으로 일관한다. 그런 점에서 공갈뉴스와 무관심은 동급이다. 

달라진 게 없는 언론이지만 변화 조짐은 보인다. 당시 공갈뉴스를 내보냈던 SBS는 지상파 방송 3사 중 유일하게 ‘쌍용차 1000일’을 다뤘다. 2009년 8월5일 제대로 된 리포트를 내보냈던 MBC 기자·PD들은 지금 ‘뉴스·프로그램 정상화’를 위해 파업 중이다. KBS에서도 기자·PD들이 총파업에 돌입할 태세다.

기자명 민동기 (미디어 평론가)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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