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왕으로 살아가기 심재우 외 5인 지음, 돌베개 펴냄  백성이 스스로의 욕망을 말하고 그 욕망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한글을 만들어 ‘역병’처럼 퍼져나가게 만든,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 속의 세종을 보며 우리는 조선의 왕에 대해 새삼 생각해보게 된다. 심재우·한형주·임민혁·신명호·박용만·이순구, 이렇게 6명의 중견 학자들이 왕권의 구조와 왕의 일상을 ‘깨알같이’ 재구성했다. 조선의 왕 중 장자가 상속한 경우가 27대 왕 중 7명에 불과하다는 사실, 왕권을 견제하는 장치가 3중으로 되어 있었다는 사실, 즉위식은 선대왕 국상의 한 과정으로 치러진 사실 등 조선의 왕에 대해 아는 듯 잘 몰랐던 사실들이 풍부하게 정리돼 있다. 하루 다섯 끼 식사를 하고 활쏘기와 사냥 등으로 운동을 하고 왕비와의 합방은 길한 날을 잡아 했다는 등 왕의 사생활과 관련된 내용도 담겨 있다.   공부를 사랑한 세종, 심신 수양에 힘쓴 정조 등 모범생 왕과, 패륜을 일삼았지만 상당한 문학적 경지에 이르렀던 연산군 등 다양한 왕들의 시문을 골라 소개하고 말년에 여러 가지 질병에 시달린 세종과 숙종의 병도 살폈다. 책에 따르면 세종은 풍병·종기·당뇨·척추질환·관절이상 등 갖가지 병을 앓던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었다.

 

이런 내가, 참 좋다 꿈꾸는 100인 지음, 강재훈 찍음, 푸른지식 펴냄 말 못하는 한 살 주은유 어린이부터 100세 이임금 할아버지까지 평범한 사람들 100명의 특별한 꿈을 담았다. 7세 조빈은 풍선껌이 되어 날고 싶다. 9세 한규상은 네덜란드에 가고 싶다. 12세 윤준열은 9시 뉴스 기자가 꿈이다. 18세 박채연은 막걸리 장인이 되고 싶다. 20세 김혜옥씨는 대학을 휴학하고 새롭게 무용에 도전했다. 22세 박은하씨는 시나리오를 쓰고 또 쓴다. 28세 전한수씨는 정이 넘치는 사랑방을 만들고 싶어한다. 32세 김은하씨는 바닷가 선술집을 하고 싶다. 42세 제빵사 고재영씨는 방황하는 청소년들과 빵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54세 이월례씨는 트럭 한 대로 가족을 먹여 살린 남편에게 캠핑카를 사주고 싶어한다. 73세 서정탁씨는 마라톤을 4시간 안에 완주하는 것이 꿈이다. 풀코스를 16번 뛰었다. 87세 지익표씨는 경비행기로 세계일주를 하는 것이 꿈이다. 80세에 경비행기 면허도 땄다. 92세 오정숙씨는 딸의 칠순잔치에서 노래를 하는 것이 꿈이다. 〈산장의 여인〉이 애창곡이다. 96세 임진국씨는 아흔 살에 교통정리를 하다 만난 할머니와 결혼을 했다. 용인으로 신혼여행도 다녀왔다.

 

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프다 명진 지음, 말글빛냄 펴냄  우리 시대의 ‘차도승(차가운 도시 스님)’ 명진 스님이 세상을 향해 쏟아낸 죽비소리를 묶어냈다. 주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들려준 이야기다. 취임할 때 ‘허언필망(거짓을 말하는 사람은 필히 망한다)’이라고 충고한 이후 주요 사건 때마다 했던 이야기들이 담겼다. 

 

 

화덕의 귀환 김성원 지음, 남궁철 그림, 소나무 펴냄  오래전부터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기술은 불을 지피는 기술이었다. 시골에서는 아궁이에 불을 지폈고 도시에서는 연탄구멍을 맞추며 불을 지켰다. 그런데 가스보일러, 기름보일러가 등장하면서 불 지피는 기술을 잊어버렸다. 우리 DNA 안의 ‘점화 본능’을 살폈다. 

 

 

대통령의 자격 윤여준 지음, 메디치미디어 펴냄  ‘영원한 책사’ 윤여준 전 장관이 대통령의 자격을 논했다. 전두환·노태우·김영삼 대통령 3대에 걸쳐 청와대에서 일했던 그가 최규하·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등 전·현직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을 분석하고 미래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자질을 살폈다. 

 

 

부르주아의 유쾌한 사생활 이지은 지음, 지안 펴냄  크리스티 경매전문학교에서 장식미술사 학위를 받은 저자가 19세기의 흔적을 찾았다. 우리가 현대의 모습으로 알고 있는 것 중 상당수가 놀랍게도 19세기에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 19세기의 흔적을 통해 유쾌하게 사생활을 즐기게 된 부르주아의 탄생을 흥미롭게 되짚었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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