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한·미 FTA가 서민에게는 직접 타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농식품·의약품·보험업·금융업 등 서민 경제에 직접 관련이 있는 국내 산업의 치명타가 불가피하다. 반면 FTA가 일부 재벌과 대기업에는 축복의 메시지가 될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 일례로 금융 분야에서는 미국 금융기관이 한국에 지점만 설치하면(상업적 주재) 사실상 어떤 금융상품이든 판매할 수 있게 됐다. 경제자유구역 내 영리병원 설립을 둘러싼 걸림돌도 상당수 제거되리라는 전망이다. 삼성이 염원하던 바다.
그런가 하면 한·미 FTA 최대 수혜 종목으로 꼽히는 것이 자동차 분야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자동차는 크게 이익을 보지 못한다. 한국에서 수출하는 완성차는 FTA가 발효되더라도 미국 측 관세 2.5%가 4년 뒤에야 사라지기 때문에 당장 효과를 보기 어렵다. 무엇보다 국내 고용창출 효과가 없다.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경우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이 높다. 현대차는 내년 미국에 제2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16년간 국내에서 공장을 신설하거나 증설하지 않고 있다. 반면 미국산 차는 한국 측 관세가 8%에서 4%로 줄기 때문에 곧바로 혜택을 보게 된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생산된 일본차가 국내에 밀려들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서 생산된 도요타 캠리는 FTA로 130만원 이상 가격인하 효과를 볼 전망이다.
다스·효성·한국타이어 수혜
엄밀히 말해 수혜를 보는 분야는 국내 자동차라기보다 자동차 부품회사다. 한·미 FTA가 날치기 통과되자, 외교통상부는 한·미 FTA 이후 ‘뜨는’ 직업으로 자동차 정비사·수입차 영업사원 등을 선정했다. 〈중앙일보〉는 ‘차 부품·섬유업 대형 호재’라는 제목을 달았다. 〈조선일보〉는 ‘자동차 수출의 36%인 차 부품 미국 측 관세 즉시 사라져’라는 기사를 냈다. 자동차 부품업체 중 현대모비스·현대위아·만도 등의 주가가 벌써부터 뛰고 있다.
공교로운 것은 이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친·인척들이 상당한 수혜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이다. 먼저 이 대통령과 관련이 깊은 다스가 수혜 기업이 되리라 보인다. 1987년에 설립한 다스는 자동차 시트 및 시트 작동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 자동차 부품회사 가운데 10위권에 드는 알짜 기업이다. 현대·기아차의 가장 중요한 협력업체이기도 하다. 다스는 미국 두 곳에 지사를 두고 있다.
이 대통령 사돈 기업인 효성도 한·미 FTA로 톡톡히 재미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은 자동차 안전벨트 분야에서 세계 1위 업체다. 세계 1·2위를 다투는 최대 에어백 원단 공급업체이기도 하다. 효성은 스판덱스·폴리에스터·나일론 등 원사와 직물을 생산하는 세계적 화학섬유 기업이다. 섬유 분야는 평균 13.1%의 수입관세 폐지로 직접적인 수혜를 본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위가 있는 한국타이어도 관세가 단계적으로 없어짐으로써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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