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은 2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당의 한미FTA 국회 비준동의안 강행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본회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것과 관련, "(한나라당이) 최소한 국민들 앞에서 억지로라도 울면서 처리해야 한다(는 심정이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나중에 서민들을 피눈물 나게 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처리하면서 히히덕거리는 것은 볼 수 없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5월 한·EU(유럽연합) FTA가 통과될 때 반대토론하는 이정희 대표를 향해 한나라당 의원들이 히히덕거리고 조롱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중대한 문제를 웃으며 처리하는 것을 볼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서민들의 생존권을 무너뜨리는 한·미 FTA를 날치기하려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분노와 절망을 어찌할 수 없었다"며 "정말 오죽했으면 그랬겠는가"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국회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민노당 김선동 의원이 정의화 국회부의장에게 최루 가루를 뿌리자 경위들이 정 부의장을 보호하고 있다. 아래에는 민노당 김선동 의원. 2011-11-22

사회자인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는 "꼭 그 방법 밖에 없었느냐는 비판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그것 밖에 하지 못했던 게 정말 너무 가슴 아프다"며 "앞으로 어려워질 대한민국 서민들을 생각하면 (비준안 통과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한·미 FTA에 대한 개인의 생각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지만 최루탄 살포 때문에 민노당이나 야권에 가해질 수 있는 비판은 고려한 바가 없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최루탄이 여당에게 오히려 일방처리의 빌미를 더 제공해 줬다는 생각은 안 하는가"라며 "앞으로 이 문제가 이른바 '최루탄 국회'라는 말로 계속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기꺼이 감내할 생각"이라며 "한·미 FTA를 날치기 처리하는 정부여당의 매국적··망국적인 폭거와 의회쿠데타에 대해선 국민들이 반드시 힘을 모아 심판할 것" 강조했다.

이정희 대표는 김 의원의 최루탄 살포와 관련, "한·미 FTA 비준을 막기 위해서 민주노동당은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며 "다만 비준 처리를 끝까지 막지 못한 것이 죄송할 뿐"이라고 말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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