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선거를 치르는 유로존 국가로는 프랑스 외에도 핀란드·스페인·슬로베니아 등이 있다. 이 중 스페인의 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총리는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사회당 소속인 사파테로 총리는 2004년부터 국무총리를 두 번 연임했다. 그가 불출마를 선언한 배경에는 사회당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와 그로 인한 인기 하락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사파테로 정부는 2009년부터 공무원 월급 인하, 노동시장의 유연성 강화 등 국가 부채를 줄이기 위한 긴축 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이 같은 조처에도 불구하고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실업률 또한 20.33%로 유럽연합 국가 중 가장 높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사회당의 지지도는 떨어진 반면 우파인 대중당의 인기는 상대적으로 상승했다.


경제 위기로 치명상을 입은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왼쪽)와 파호르 슬로베니아 총리(오른쪽).

이에 따라 내년 3월로 예정된 국회의원 선거가 올해 11월로 앞당겨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중도파와 우파가 중심이 되어 조기 선거론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총리는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현재 정부가 진행하는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다. 총선을 앞당기면 2012년 5월 치를 지방의회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 위기가 정치적인 불안으로 확산되면서 선거 시기를 앞당기려는 시도는 스페인에서만 있는 일이 아니다. 중도파와 좌파가 연합해 구성된 슬로베니아 정부의 경우 9월20일 국회 신임투표에서 찬성 36표, 반대 51표로 불신임되면서 보루트 파호르가 총리직을 잃었다. 이에 따라 7일 이내 총리를 지명하고 30일 이내에 새로운 정부를 구성해야 하는데 의회에서 기한까지 새 총리 후보 지명에 합의하지 못하자 9월28일 다닐로 투르크 대통령이 12월4일 조기총선 실시를 요청했다.

기자명 파리·최현아 편집위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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