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제주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나? 제주도는 지정학적으로 중국·일본·미국·타이완 등 전략적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지역이다. 해군은 해양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전방기지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 제주가 북한 공격에 대한 해군의 기동성을 제공하는 거점 구실을 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미국 언론조차 제주 해군기지는 미국의 대중국용 전진기지로 이용될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제주 군함에는 미군의 이지스함·핵잠수함·항공모함 등이 정박할 시설을 갖추고 있다. 강정마을을 지키는 예수회 이영찬 신부는 “제주의 관광객 70%가 중국인이다. 중국에서 자신들을 겨냥한 해군기지를 짓는다고 우려하는데, 중국 정부 말 한마디로 제주 경제는 망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한향란강정마을 입구에 있는 ‘해군기지 건설 반대 설치 작품’.

■‘절대보전지역’에 해군기지를 만들 수 있나?

강정해안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전지역이다. 2004년 10월27일 절대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제주의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제도가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상 절대보전지역 제도다. 절대보전지역으로 지정되면 해당 지역 자연환경의 고유한 특성을 ‘절대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건축·매립 등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우근민 도지사는 국책 사업인 해군기지 건설을 이유로 강정해안에 대해 절대보전지역 지정을 해제했다. 제주지법은 강정마을회가 낸 ‘절대보전지역 변경(해제)처분 효력정지 및 무효확인 소송’을 기각했다. 

■정부(해군) 계획대로라면? 제주 해군기지는 오는 2014년까지 ‘강정천-구럼비 바위-강정포구’로 이어지는 약 2㎞ 바닷가 일대에 들어설 예정이다. 53만㎡ 규모의 군항부두 1950m와 15만t 규모의 크루즈 선박 2척이 계류하는 민간 부두 1490m로 지어진다. 부두에 필요한 땅 20만㎡는 바다를 매립해 만든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해군은 3m 높이의 벽으로 48만4000㎡(매립 예정지 20만㎡ 포함)의 공사장을 에워쌌다. 2014년 이후 강정마을에서 파도와 범섬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주민은 없을 것이다.

기자명 주진우·송지혜 기자 다른기사 보기 ac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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