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이여 단결하라” 목 놓아 외친 양반 김형민(SBS Biz PD) 백정(白丁)이라는 사회적 신분의 기원은 좀 복잡하다. 고려시대만 해도 일반적으로 농사짓는 백성들이라는 뜻으로 쓰인 이 단어는 조선시대 이후 소나 돼지 등 동물을 잡고 해체해서 파는 일을 포함해 특수한 천역(賤役)에 종사하는 사회적 신분의 뜻을 지니게 돼. 이를테면 유명한 백정 출신 도적 임꺽정은 버드나무로 생활 도구를 만들어 바치던 ‘고리백정’이었다지.백정 남자들은 장가를 들어도 상투를 틀지 못했고 부녀자는 결혼해도 비녀를 꽂지 못했다. 양반 앞에서는 꼼짝도 못하는 농민들도 백정이라면 흰 눈부터 떴다. 성인이 된 백정도 상민(常民) 어느 날 뒤바뀐 삶, 설명서는 없음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어느 날 뒤바뀐 삶, 설명서는 없음게일 콜드웰 지음, 이윤정 옮김, 김영사 펴냄“어느 저녁엔가는 손으로 벽을 짚고 서서 큰 소리로 ‘할 수 있어’라고 혼잣말했다.”혼잣말은 때로 내가 나를 돌보는 법이 된다. 생각이나 마음이 몸을 입어 목소리가 될 때 감정 역시 다른 차원으로 진입한다. 인생이 한 번뿐이라는 말은 꽤 식상하지만 어쩔 수 없는 진실이라서 우리는 자주 시행착오를 겪는다. 읽는 이의 삶이 어느 지점을 통과하고 있느냐에 따라 매번 새롭게 읽힐 이야기가 도착했다. 자신의 삶을 낱낱이 세어 들려주는 글을 따라 읽다 보면 ‘인생 6년 만에 다시 나타난 간첩, 반잠수정에서 발견되기까지 김형민(SBS Biz PD) 휴전 이후 남북의 첩보전은 치열했다. 남쪽도 북파 요원 수천 명을 침투시켰고, 북한도 집요하게 공작원들을 내려보냈지. 이들의 주요한 임무는 상대방 내부에 파고들어 그 일원으로 일상을 살면서 자신들에게 협조하는 조직을 구축하는 일이었어. 그렇다 보니 남북의 ‘방첩(남한 측 표현)’ ‘반탐(북한 측 표현)’ 활동도 불꽃을 튀겼다.그 과정에서 무수한 사람들이 희생됐다. 없는 간첩이 만들어지고, 뚜렷이 한 일도 없는데 갑자기 잡혀가서 인생이 송두리째 망가진 사람들이 엄청나게 생겨났지. 한국 정보기관이 저지른 씻을 수 없는 범죄야. 북한도 베트남 정부로부터 환대받은 화산 이씨 김형민(SBS Biz PD) 〈고려사〉 충혜왕세가(忠惠王世家) 기사(1330년 윤7월)를 보면 중통 원년, 즉 원나라 세조 쿠빌라이가 즉위한 해 쿠빌라이는 안남(베트남)에 이런 조서를 전한다. “본국 풍속을 하나같이 옛 제도대로 할 것이며, 꼭 바꿀 필요는 없다. 고려는 최근 사신을 보내 (풍속을 바꾸지 않게 해달라고) 청하기에 조서를 내린 바 있다. 모두 이에 의거해서 하라(박희병, 〈조선 후기 지식인과 베트남〉).” 머나먼 베트남이지만 의외로 우리와는 인연이 많은 나라였다. 이후 중국의 수도에서 우리 조상들은 여러 차례 베트남 사신과 마주하게 돼. 양... 최초의 여행서를 읽다 고재열 기자 여행가가 직업이 되고 여행서가 베스트셀러가 되는 시대다. 여행서에는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와 사회와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담기지만 주로 여행 중 전해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기 때문에 오류가 많다. 말하자면 여행서는 이해의 집합이 아니라 오해의 산물일 수도 있는 것이다.그런 면에서 최초의 여행가들과 이들이 쓴 여행서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오도릭의 동 송두율 “나는 지금도 경계인이다” 고제규 기자 사회송두율 “나는 지금도 경계인이다”한 코스모폴리탄의 ‘이상한 조국’ 천식 호흡기를 챙겼다. 외출할 때 필수품이다. “가지고 다니지 않으면 불안해서….” 11년 전 구치소에서 천식이 처음 발병했다. 당시 호흡곤란을 겪기도 했다. 천식은 371일간의 귀향이 그의 몸에 남긴 화인(火印)이다.2003년 환갑을 앞두고 고국을 찾았던 재독 철학자 송두율. 그는 이제 일흔한 살로, “동료들의 부고를 듣는” 고희를 넘겼다. 세월이 흘렀지만 ‘송두율’ 하면 국내에선 여전히 ‘거물 간첩’을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2008년 대법원은 반국가단체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실크로드 도록:해로편정수일 지음, 창비 펴냄정수일 교수의 〈실크로드 도록:해로편〉과 〈해상 실크로드 사전〉은 보기 드문 역작이다. 책장을 펼치면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2013년 〈실크로드 사전〉과 〈실크로드 도록:육로편〉을 내고, 이어서 이 작업을 했다는 대목에서는 탄성이 나온다.만드는 사람의 노고와는 별개로, 〈실크로드 도록:해로편〉은 보기 편한 책이다 여행 대신 여행서, 알짜배기 피서법 고재열 기자 인생을 알면 알수록 고전이 달리 읽히듯 여행을 다니면 다닐수록 여행서도 새롭게 읽힌다. 여름휴가 때 여행을 못 가는 상황이라면 여행서를 읽으며 여행을 상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대부분의 여행서는 여행을 가기 직전 실용적인 목적으로 구입하곤 한다. 여행을 가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먹을지, 정보 위주의 여행서들이다. 그러나 이런 책들은 여행을 다녀오면 아빠 박수근, 아이를 위해 그리다 시사IN 편집국 박수근의 바보 온달박수근 그리고 박인숙 다시 씀, 사계절 펴냄이제는 가장 비싼 그림을 그린 화가가 된 박수근과 이중섭, 하지만 이들도 생전에는 그리 부유한 화가가 아니었다. 가난한 아빠였던 이들은 자식 사랑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이중섭은 일본의 아이들에게 그림편지를 보냈고 박수근은 아이들을 위해 손수 그림책을 만들어주었다. 가난한 아빠의 안타까운 마음이 담긴 이 편지와 책들은 이제 평범한 아빠들이 아이들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책으로 엮여 나왔다. 〈이중섭 편지와 그림들〉(다빈치)과 〈박수근의 바보 온달〉이 바로 그 책이다. 〈박수근의 시를 읊노라니 감흥에 젖어라 시사IN 편집국 시를 읊노라니 감흥에 젖어라정약용 강의, 추만호 감흥, 창해 펴냄때는 1791년(정조 15년). 출제자는 정조, 답변자는 다산 정약용, 문제는 800개, 과목은 〈시경〉. 이를 220년 뒤 역사연구가 추자 추만호 선생이 채점했다.군신의 문답을 꼼꼼히 채점하고 그는 평했다. “40세 정조는 소년처럼 물었고, 열 살 아래 다산은 노인처럼 답했다. 그러면서 슬쩍 정조는 요순우탕문무주 중국 7대 성인보다 더 위에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다산은 주자라고 존칭받는 주희보다 더 위에 선다는 자부심을 내걸었다”라고. 그 멋드러진 문답을 추만호 자원 전쟁 / 에리히 폴라트 외 지음, 영림카디널 펴냄 시사IN 편집국 자원 전쟁 에리히 폴라트 외 지음, 영림카디널 펴냄천연자원을 둘러싸고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 기자들이 호주·알래스카·베네수엘라· 카타르·남아공 등 세계 곳곳을 둘러보면서 새로운 자원전쟁 시대의 동향과 전망을 제시한다. 석유와 가스를 둘러싼 투쟁이 어떻게 위험한 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