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표 된 ‘총선용’ 민생토론회 김동인 기자 “제가 3개월 동안 이동한 거리가 서울-부산 왕복 10배가 넘는 5570㎞다.” 4월4일 윤석열 대통령은 1월4일부터 24차례 개최한 ‘민생토론회’를 자평하며 이렇게 말했다. 3개월 동안 전국을 열심히 돌아다니며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만나 민심을 경청했다는 뜻이었다.4월10일 제22대 총선 직전까지, 대통령실은 민생토론회라는 형식에 집착했다. 각 회차마다 굵직한 정책 발표가 잇따랐다. 총 24차례 가운데 20번은 서울이 아닌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민생토론회가 끝난 이후에는, 4월2일부터 총선 전날인 4월9일까지 각종 후속조치 점검 유명한 법조인이 정치도 잘할까? 나경희 기자 대한민국 판사·검사·변호사 수를 모두 합치면 대략 4만명이다. 전체 인구 5100만여 명 중 약 0.07%다. 하지만 오는 5월30일부터 임기가 시작될 제22대 국회에서 법조계 출신 의원은 전체 300명 중 61명, 무려 20.3%에 달한다. 1만명 중 7명뿐인 ‘귀한’ 법조인이, 나라 전체의 민심을 골고루 대변해야 하는 집단에서는 5명 중 1명꼴로 흔해졌다.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1993년 문민정부가 들어선 시점을 기준으로, 당시 제14대 국회 재적의원 299명 중 25명이 법조계 출신이었다. 비율로 따지면 8.4%인데, 이때 PF 위기는 계속된다 ‘그날’이 올 때까지 이종태 기자 올해 초부터 ‘4월 위기’라는 ‘소문’이 악몽처럼 끈덕지게 떠돌았다. ‘부동산 금융’ 부문의 부실이 건설사 줄도산을 거쳐 금융 전반의 위기로 터질 것이라고 했다. 4월인 이유는? 윤석열 정부가 4·10 총선까지는 부실 개발 사업장 및 건설사들을 지원하겠지만 이후엔 손을 뗄 것이라는 말이 나돌았기 때문이다.이 소문은 대중적 불안감과 무력감의 표현이다. 시장은 부동산 부문의 과잉 부채가 쉽게 해결(연착륙)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부동산 호황기에 큰돈을 빌린 사업장이 이를 갚지 못하는 경우(부실화)가 오히려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민생지원금 둘러싼 네 가지 쟁점 주하은 기자 정부·여당의 참패로 끝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의 키워드는 ‘민생’이었다. ‘대파 한 단 875원’ 발언으로 상징되는 윤석열 정부의 민생 실책으로 정부 심판론에 불이 붙었고, 국민의힘은 108석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총선이 마무리된 현재 정국을 주도하는 키워드 역시 민생이다. 먼저 구체적인 정책을 추진한 쪽은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다. 4월17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민생회복 긴급조치’를 공식 제안했다.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민생회복 지원금(민생지원금)’을 골자로 한다. 이 대표는 “말로만 민 프랑스에서는 4월이 되면 ‘세입자 퇴거’가 늘어난다, 왜? 파리·이유경 통신원 3월31일, 지난 5개월 동안 프랑스 세입자(임차인)에게 적용된 ‘동계 퇴거 중지 기한’이 종료됐다. 프랑스의 독특한 임차인 보호법인 동계 퇴거 중지 기한법은 1954년에 처음 시행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가톨릭 신부이자 빈민 구제 운동가로 유명한 ‘사제 피에르(Abbé Pierre)’의 주창에 따라 제정된 이 법은 최소한 동절기만은 강제 퇴거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기본권을 보장하는 제도다. 이 법은 2014년, 3월15일까지였던 기한을 2주 늘리며 매년 11월1일부터 이듬해 3월31일 자정까지 적용되고 있다.이 법에 성공해서 실패한 진보 정당 20년사의 역설 전혜원 기자 녹색정의당이 이번 총선에서 0석을 얻었다. 비례대표 정당투표에서 2.14%를 받아 최소 득표율 3%를 넘지 못했다. 당을 대표하는 정치인 심상정은 경기 고양갑에서 3위로 낙선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선거를 앞두고 연합한 두 당(녹색당과 정의당)은 다시 분리될 예정이다. 지난 제21대 국회에서 의원 6명이 있던 제3당 정의당은, 이제 소속 의원이 없는 원외정당이 된다.정의당의 뿌리는 민주노동당이라는 정당이다. 2000년 창당해 2004년에는 10석을 얻기도 했다. 당시 같은 민주노동당에 속했다가 이후 정의당과 갈라선 세력인 진보 ‘중립금리’ 상승이 미국 금리인하 미룰까 이종태 기자 미국의 일자리가 자꾸 늘어나는 바람에 전 세계 투자자들이 시름에 잠겼다.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에 제동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연준이 내리지 않으면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도 내리기 어렵다.지난 4월5일, 미국 노동부는 3월의 ‘농업 이외 일자리’가 전월(2월)보다 30만3000건이나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실업률은 2월의 3.9%에서 3.8%로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연준의 정책위원들은 기준금리(4월 초 현재 5.25~5.5%)가 “2024년에 0.7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그렇게 하겠다는 소리다 ‘절약 경쟁’ 유통업, 미래는 어디에? 주하은 기자 3월25일, 유통 대기업 이마트가 전사적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1993년 창사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그동안 개별 점포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한 적은 있었지만, 전사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확대한 적은 없었다. 이마트 측은 “수년간 이어진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 무거운 마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이마트의 희망퇴직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2013년 정점을 찍은 이래로 이마트 영업이익은 꾸준히 감소해왔다. 지난해에는 독립법인으로 분사한 후 최초로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우리에게 집이란 무엇인가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인간은 세계에 내던져진 존재라고 실존주의자는 말한다. 하지만 인간은 웬만해서는 세계에 함부로 내던져지지 않는다. 가스통 바슐라르는 〈공간의 시학〉(민음사, 1990)에서 그들의 성급한 형이상학을 이렇게 공박한다. “인간은 ‘세계에 내던져’지기에 앞서, 집이라는 요람에 놓여지는 것이다. 삶은 잘 시작된다. 삶은 집의 품속에 포근하게 숨겨지고 보호되어 시작되는 것이다.” 인간이 언젠가는 요람 밖으로 내쳐진다는 사실을 바슐라르 또한 모르지 않는다. 다만 실존주의는 인간이 안락한 상태에 놓였던 시원의 단계를 그냥 지나쳤다. 그래서 바슐라르 초3부터 직장인까지 의사가 되려 한다 이상원 기자 수요일 낮 3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는 기이한 침묵이 흘렀다. 거리에 사람은 많았다. 노란색 밴에 탄 초등학생부터 시내버스를 채운 고등학생까지 학생들이 계속해서 대로로 쏟아져 나왔다. 일부는 길가의 큰 학원 건물로 들어가고 나머지는 골목에 입간판을 세운 상가로 향했다. 대부분 말없이 발걸음을 재촉할 뿐 10대 학생 특유의 떠들썩한 소리를 내는 이는 드물었다. 탕후루를 먹으며 걷는 학생조차 얼굴은 굳어 있었다. ‘DFLHS’라고 적힌 체육복이 특히 많이 보였다. 올해 서울대 합격자를 전국 두 번째로 많이 배출한 한 외국어고등학 일본과 한국의 보수 우파 정치, 이렇게 다르다 이종태 기자 지난 3월19일 일본은행(일본의 중앙은행)이 21세기 들어 최근까지 줄곧 유지해온 초저금리 정책을 폐지했다. 앞으로 글로벌 경제 전반을 강타할 극히 중요한 사건이다. 그 함의를 물어보기 위해 일본 리쓰메이칸 대학 이강국 교수를 만났다.일본은행이 3월19일 드디어 ‘마이너스 금리’와 ‘수익률곡선통제(YCC)’를 폐지했다.일본은행은 1999년 기준금리를 0%로 내렸고 2001년부터 양적완화를 시행했다. 2007년엔 기준금리를 0.5%로 올렸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시 인하했다. 2016년엔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영역으로 내려 올해 3 30년 만의 승리 선언, 그러나 불안한 미래 이종태 기자 “그렇다. 우린 모두 일본인이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연구원 제이컵 펑크 키르케고르가 2019년 9월 발표한 보고서의 제목이다. 키르케고르는 일본인이 아니다. 그가 활동해온 미국 등 서방국가의 당시 경제 상황이 일본과 거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우린 모두 일본인’이란 강력한 수사로 표현했다.당시 일본의 경제 상황이 어땠기에? 1990년대 초반 ‘자산시장 거품’이 폭발한 이후 일본은 거의 30년 동안 디플레이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1980년대, 일본의 가계와 기업은 빌린 돈으로 주식, 부동산 등 자산 일본 경제를 이해하려면 알아야 할 4가지 통화정책 이종태 기자 일본은행이 지난 3월19일 폐지한 ‘마이너스 기준금리’ ‘수익률곡선통제(YCC)’ ‘질적완화’ 등은 ‘비전통적 통화정책’으로 불린다. 왜 ‘비전통적’이라고 불리는지 해당 정책들을 짚어보자.양적완화가장 유명한 차입비용(금리)은, 중앙은행이 발표하는 기준금리다. 기준금리를 바닥으로, ‘돈을 돌려받지 못할 리스크’가 크고 만기가 길수록 차입비용이 높아진다. 기준금리가 ‘10년 만기’ 같은 장기 차입비용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러나 기준금리는 기본적으로 단기 차입비용이다. 기준금리 자체가 은행들이 특정 순간의 시장 상황을 바탕으로 초 야권 지지층의 연합전선은 계속될까? 신수현 (도시 데이터 분석가) 제22대 총선이 야권의 압승으로 끝났다. 당선된 후보들의 면면이 부각되지만, 이번 총선을 조금 다른 시각으로, 각 지역에 집중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총선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비례대표 개표 결과였다. 개별 투표구의 유권자들은 비례대표 선거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성향을 보였을까? 좀 더 해상도 높은 분석을 위해 서울 지역 총 2257개 투표구의 비례대표 개표 결과 데이터를 자산 데이터와 함께 살펴보았다. 선거구 단위(총 48개)로 분석하는 것보다 ‘동네별’ 경향성을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 투표구 단위 데이터 부동산 가격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 신수현 (도시 데이터 분석가) 선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매주 혹은 매일 발표되는 여론조사 결과에 관심을 가지게 마련이다. ‘선거 분석’이라는 말은 통상 여론조사와 그 결과에 대한 해석, 이를 바탕으로 한 각종 패널들의 정무적 발언과 스토리텔링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여론조사에 ‘우리 동네’ 이야기는 잘 나오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 동네의 선거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과, 우리 동네의 선거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시사IN〉과 함께한 이번 분석을 통해 자산가격이라는 변수가 선거에 얼마나 세밀한 영향을 끼치는지 살 인구 구성비 변화, 총선 판세를 바꾸다 김동인·문상현 기자 선거는 공학이 아니다. 그러나 귀납적인 추론에 따라, 정치권에는 선거와 관련된 여러 ‘정설’이 존재했다. 그동안 선거 ‘경향성’을 압축한 일종의 법칙이었다. 예를 들면 이런 통념들이다. “여촌야도(與村野都), 시골은 여당(국민의힘계 정당)을 지지하고 도시는 야당(민주당계 정당)을 지지한다.” “젊은 세대일수록 야당 지지 성향이 강하고, 중년에 접어들면서 보수화한다.” “전체 투표율이 높을수록 야당에 유리하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보수정당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소선거구제 지역구 의원 선거에서 이러한 법칙은 잘 작동하는 중구성동갑·을, 마용성의 최전선 [데이터로 본 총선 ③] 김동인 기자 ([데이터로 미리 보는 2024 총선 - ③ 서울 중구성동갑·을]때로는 특정 선거구(지역구)가 한 사회의 변화 양상을 보여주곤 한다. 〈시사IN〉은 도시 데이터 분석가 신수현씨와 함께 이번 총선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지역구를 선정해 심층 분석했다. 각 선거구를 행정동 단위뿐만 아니라 투표구 단위로 분석하며, 개별 선거구의 개표 결과가 향후 한국 정치와 사회에 미칠 영향을 살펴봤다.선거를 앞둔 정치권에서는 종종 ‘벨트’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2024년 제22대 총선에서는 ‘한강 벨트’가 화제가 되고 있다. 한강 수변을 접한 서울 주요 ‘강동을’ 이기면 서울 전체 승리했다 [데이터로 본 총선 ⑥] 문상현 기자 [데이터로 미리 보는 2024 총선 - ⑥ 서울 강동을]때로는 특정 선거구(지역구)가 한 사회의 변화 양상을 보여주곤 한다. 〈시사IN〉은 도시 데이터 분석가 신수현씨와 함께 이번 총선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지역구를 선정해 심층 분석했다. 각 선거구를 행정동 단위뿐만 아니라 투표구 단위로 분석하며, 개별 선거구의 개표 결과가 향후 한국 정치와 사회에 미칠 영향을 살펴봤다.총선 승패는 수도권이 쥐고 있다. 전체 지역구 254석 중 절반에 가까운 122석이 수도권에 있다. 수도권 표심을 이끄는 곳은 전국에서 가장 중도층이 두껍다고 평가받 중국의 패권 야망, 수출 공세로 실현될까 이종태 기자 다시 중국산 제품이 몰려온다. 한층 고도화된 상품들이 훨씬 많은 규모로! 최근 서방국가 언론들은 일제히 ‘제2차 차이나 쇼크(China shock)’를 경고하고 나섰다.‘제1차 차이나 쇼크’는 1990년대 하반기에서 2000년대 중후반 사이에 진행되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수출 지향 산업화’ 및 도시화 노선을 본격화했다. 2001년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했다. 당시 13억 인구가 돌연 세계자본주의 시장체제에 진입한 역사적 사건이다. 중국이 다른 나라들과 재화 및 돈을 본격적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된 것이다(수출입과 외환거래) 공무원 죽음으로 내모는, 무한 악성 민원의 시대 김다은 기자 3월5일 경기도 김포시청 9급 공무원 ㄱ씨가 자동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ㄱ씨는 자신이 맡은 도로관리 및 보수업무로 이른바 ‘좌표 찍기’를 당한 뒤 목숨을 끊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고인의 자택 컴퓨터에는 ‘악성 민원 때문에 힘들다’는 내용이 담긴 메모장 글이 다수 발견됐다.ㄱ씨는 2월29일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김포한강로 강화 방면에서 포트홀(땅꺼짐) 긴급보수 현장에서 일했다. 김포시에 따르면, 지난 1월 말부터 이어지던 포트홀 보수 요청과 차량 파손 민원이 평소보다 급증했다. ㄱ씨는 욕설과 비난이 섞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