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없는 사회가 ‘교육 신화’ 창조했다 신호철 기자 “물론 나는 핀란드 교육이 성공했다고 믿는다. 하지만 나라마다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 제도가 한국 실정에 맞는지 알 수 없다. 남의 나라 제도를 모방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핀란드 교육위원회(FNBE) 참사관 레오 파킨 씨는 조심스럽게 말했다.핀란드 교육을 부러워하는 사람이 많고, 실제 핀란드 교육 현장이 훌륭한 성과를 내는 것이 사실이지만 핀란드가 마냥 천국인 것은 아니다. 우리가 겪는 똑같은 문제가 핀란드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기 힘들다. 핀란드의 교육제도를 고스란히 한국에 가져와서 내일 당장 실행한다 해도 한국의 핀란드 교육 사람을 확 바꾼다 신호철 기자 핀란드의 열일곱 살 한국 학생 최락호군(17)은 최근 인생에서 중요한 한 가지 결정을 내렸다. 헬싱키 푸킨매키 패루스 초·중등학교 9학년(한국의 중3)을 다니는 그는 오는 5월이 끝나기 전까지 일반계 고등학교를 갈지 실업계 고등학교를 갈지 정해야 한다. “실업계 고등학교에 가기로 했어요.” “왜?” “컴퓨터 엔지니어가 되는 게 꿈이거든요.” 최락호군은 본인 스스로 이렇게 결정했다고 말했다.“한국에 있었어도 실업계 선택했을까요?” 락호네 가족은 4년 전 핀란드로 이민을 왔다. 최군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아니요.” 역시 그렇구나 그들도 우리처럼 위기에 직면했지만… 브뤼셀·신호철 기자 지난 호까지 9회에 걸쳐 ‘유럽의 기자들’ 칼럼을 연재하면서 대체로 유럽 언론과 언론인으로부터 우리가 배울 점을 소개했다. 이렇게 외국과 한국을 비교하는 글이 자칫하면 해외 언론에 대한 환상을 전파하는 것이 아닌지 염려된다. 유럽 기자도 우리 언론인과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비슷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영국 기자노조(NUJ) 브뤼셀 지부를 운영하는 필립 헌트 기자는 “지금 유럽 기자들은 전대미문의 ‘미디어 위기’에 빠져 있다”라고 말한다. 미디어 위기(media crisis)란 금융 위기(financial crisis)라 나치 부역 언론이 존경받는 신문으로 거듭난 비결 브뤼셀·신호철 기자 지난번 칼럼에서 연쇄살인범 얼굴 공개 논란과 관련해 벨기에 사례를 소개한 적이 있다. 유아원에서 아이 두 명을 살해한 범인이 잡히자, 벨기에 신문은 1면을 범인의 얼굴로 도배하다시피 했다. 근데 그 당시 오직 한 신문은 끝까지 범인 얼굴을 1면에 쓰지 않고 사회면 뒤쪽에 조그맣게 삽입했다. 그 신문은 벨기에 정론지 르 수아였다. 그때부터 이 신문의 정체성이 뭔지 호기심이 생겼다.르 수아에서 40년을 기자로 일하다 은퇴한 자크 헤렝씨(74)를 만난 것은 지난 3월26일이었다. 그는 르 수아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단지 이 신문이 언론 자유 국가 중 분쟁 지역 취재 법으로 막는 나라는 없다 브뤼셀·신호철 기자 예멘에서 한국인 여행객 4명이 폭탄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 이 사건 이후 정부는 예멘을 새 ‘여행 금지 국가’로 지정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여행 금지 국가로 지정되면 한국인은 이 나라에 입국할 수 없고, 허가 없이 입국하면 개정된 여권법 제17·26조에 따라 최고 징역 1년형을 받을 수 있다. 이 법은 종군기자의 발목까지 잡는다. 미군 임베디드 기자로 이라크 종군 취재를 한 김영미 PD는 바로 이 조항 때문에 2008년 외교부에 고발당하고 검찰 조사를 받는 고초를 겪었다. 김씨는 결국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기소유예는 무혐 유럽에서 기자는 ‘대접’받는 직업이다 브뤼셀·신호철 기자 지난 호에 소개한 이탈리아 기자 마리아라우라 프란초시와 함께 벨기에 지방도시 샤를루아에 갔다. 그곳에 있는 탄광 박물관을 구경하기 위해서였다. 브뤼셀 중앙역에서 만나 같이 기차를 타는데 그녀는 표를 구입하지 않고 유유히 차에 올랐다. 경로 우대증 같은 거라도 있나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나는 외신기자증이 있어서 무료로 벨기에 열차를 탈 수 있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검표원이 왔을 때 그녀가 기자증을 꺼내 보여주자, 검표원은 미소를 짓고 그냥 지나갔다. 샤를루아에 도착해 탄광박물관에 들어갈 때도 그녀는 입장료를 내지 않았다. 기 노기자는 죽지 않는다 다만 현장에 남을 뿐이다 브뤼셀·신호철 기자 1925년 4월19일에 태어난 베냐미노 올리비 씨는 법학도로 인생을 시작해 스물다섯에 이탈리아 밀라노 지방법원 판사가 됐다. 유럽연합(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 시절 이탈리아 정부 추천을 받아 EEC 관련 기구에서 일하다 1960년대에는 유럽공동체(EC) 집행위 대변인을 맡기도 했다.EC가 점점 현실적이고 실체적인 조직으로 발전해나가는 과정에 함께했던 그가 1989년 공직에서 물러난 뒤 새로 시작한 일은 기자가 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환갑이 넘어서 늦깎이 기자로 데뷔한 셈이다. 그는 84세가 된 지금도 낮 12시 EU 모든 기자는 평등하다 유력지 기자든프리랜서든 브뤼셀·신호철 기자 지난 2월19일 체코 대통령 바츨라프 클라우스가 유럽 의회를 방문해 연설을 했다. 대개 연설이 끝나면 기자회견을 하기 마련인데 체코 대통령은 브뤼셀 주재 체코 EU 대표부 안에 있는 조그만 방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이 자리에는 특별히 초대받은 기자 50여 명만 참석할 수 있었다.EU 출입기자단(국제기자협회·API)은 기자를 가려 초대한 것에 크게 항의했다. 체코 대통령측은 “모든 EU 주재 기자에게 초대장을 보냈다”라고 했지만, 필자를 포함해 초대장을 받지 못한 사람이 태반이었다. API 부회장인 마크 파올로니는 필자에게 “이런 식 시원한 풍자 절묘한 조롱 기막힌 위트 유쾌한 유머 브뤼셀·신호철 기자 세계 각국에서 모인 브뤼셀 유럽연합(EU) 본부 출입기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기회는 흔치 않다. 거의 유일한 기자단 행사로는 해마다 이맘때쯤 열리는 연극 축제를 꼽을 수 있다. 올해는 이 연극이 밸런타인데이인 지난 2월14일 알버트 홀에서 열렸다.EU 출입기자들이 직접 극본을 쓰고 연출하고 배우로 활약한 이 쇼는 유럽 주요 정치인과 EU 간부를 패러디하고 조롱하는 정치 풍자 코미디 다. 비유하면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모여 이명박 대통령, 이동관 대변인 등을 풍자하는 ‘개그 콘서트’를 꾸민 셈이다.지난해 연극에서 주로 놀림거리가 된 사 러시아는 왜 러시아인 이름 딴 기자실을 싫어하는가 브뤼셀·신호철 기자 지난 1월 내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가스 공급 문제로 한바탕 외교전을 치렀다. 유럽연합(EU)이 중재에 나서 1월8일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알렉세이 밀러 부회장과 우크라이나 국영 가스회사 올레 두비나 대표가 브뤼셀에 왔다. 예정대로라면 두 나라 대표는 협상을 마친 뒤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하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기자회견 시각을 몇 분 앞두고 갑자기 일정이 취소됐다는 공지가 떴다.공동 기자회견이 취소된 이유는, 러시아 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공식 이유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주간지 〈타임〉의 브뤼셀 특파원 레오 센드로 스웨덴은 왜 피의자 보호 원칙 철저하게 지키는 것일까 브뤼셀·신호철 기자 지난 1월23일 이곳 브뤼셀에 있는 유아원에 20세 청년이 침입해 아기 두 명과 보육사 한 명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워낙 사건 사고가 드문 벨기에 사회에서 브뤼셀 시민이 받은 충격은 한국의 강호순 사건에 비견할 만했다. 신문과 방송은 현장에서 잡힌 피의자 김 드 젤더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했다. 타이블로드 언론은 1면에 대문짝만 하게 그의 사진을 깔았다.한국에서는 최근 강호순 때문에 범죄자 신상 공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을 공개한 언론사와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는 언론사 간 대립이 마치 보수-진보 대립 구도와 흡사해 보인다. 스웨덴은 왜 피의자 보호 원칙 철저하게 지키는 것일까 브뤼셀·신호철 기자 지난 1월23일 이곳 브뤼셀에 있는 유아원에 20세 청년이 침입해 아기 두 명과 보육사 한 명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워낙 사건 사고가 드문 벨기에 사회에서 브뤼셀 시민이 받은 충격은 한국의 강호순 사건에 비견할 만했다. 신문과 방송은 현장에서 잡힌 피의자 김 드 젤더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했다. 타이블로드 언론은 1면에 대문짝만 하게 그의 사진을 깔았다.한국에서는 최근 강호순 때문에 범죄자 신상 공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을 공개한 언론사와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는 언론사 간 대립이 마치 보수-진보 대립 구도와 흡사해 보인다. “미네르바 구속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브뤼셀·신호철 기자 신호철 기자는 한국언론재단(KPF)과 유럽저널리즘센터(EJC)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언론교류 프로그램에 따라 유럽연합(EU) 기구가 모여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 파견됐다. 브뤼셀은 유럽 정치의 수도이면서, 한편으로는 기자 1만2000여 명이 모인 유럽 언론의 수도이기도 하다. 현장에서 만난 유럽 언론인의 이야기를 모아 ‘유럽의 기자들’ 칼럼을 연재한다. 지난 1월9일 아침, 브뤼셀 유럽의회 앞에서, 이 동네 터줏대감 기자인 마리아라우라 프란초시를 만났다. 대뜸 그녀는 “당신네 나라에서 한 블로거가 정부에 안 좋은 글을 썼다가 잡혀갔다면 “테러 단체라고? 우린 자선단체야” 파키스탄 라호르·신호철 기자 “왜 다른 사람은 다 체포되었는데 당신은 무사한가?” “바로 당신과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다.” 압둘라 문타지르는 농담처럼 답했다. 그는 유엔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자마트 우드 다와(JuD)의 대변인이다. 지난 1월1일 오후 파키스탄 북서쪽 국경도시 라호르 시내, 기자가 묵던 숙소에서 만난 그는 성직자처럼 긴 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겉보기와 달리 실제 나이는 서른셋이라고 했다.그와 처음 접촉한 것은 12월 중순 전화 인터뷰를 통해서였다. 유엔 안보리가 JuD를 인도 뭄바이 테러를 일으켰다는 라시카르 에 토이바(LeT)와 이름만 다를 위안화는 이제 아시아의 귀족 신호철 기자 한때 마카오나 홍콩에서 중국 위안화가 천덕꾸러기 대우를 받던 시절이 있었다. 관광객이 물건을 살 때 위안화를 내밀면 장사치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혹시 위조라도 된 게 아닌지 열심히 검사하다가 “이왕이면 달러로 사면 안 되냐”라고 물었다. 물론 옛날 이야기다.2008년 12월24일 중국 국무원은 광둥성, 창장강 삼각주, 홍콩특구, 마카오 기업들 간의 무역거래에서 위안화 결제를 빠른 시일 내 허용하며, 광시성과 윈난성, 동남아국가연합(ASEAN) 10개국 간 무역에서 위안화 대금 결제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중국 무역에서 아랍에 통일 화폐 등장한다 신호철 기자 아라비아 반도 남서쪽 모퉁이에 자리한 마스캇은 술탄 왕국 오만의 수도이며 영어식으로는 무스카트라 불린다. 인구 2만명의 작은 해안 도시지만 2008년 마지막 한 주 이곳은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중동 경제를 움직이는 걸프만 연안 6개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석유 대국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호화 도시 두바이로 유명한 아랍에미리트, 천연가스의 나라 카타르, 그리고 쿠웨이트, 바레인 등 이웃 국왕과 왕자들이 수행원과 기자를 거느리고 오만에 왔다. 12월28일부터 29일까지 이곳 마스캇에서 걸프협력협의회(GCC) 정상회담이 소는 언제나 쥐에게 진다 사진 안희태·글 신호철 기자 해마다 연말 연초가 되면 사람들은 십이지 이야기를 한다. 각자 자기 나이 숫자만큼 들었을 십이지 이야기를 또 하나 꺼내려는 마음은 무겁다. 하느님이 세상의 동물들을 모아놓고 말했다. 새해 첫날에 세배를 오는 동물 중 열두 번째 안에 드는 순서대로 오는 동물에게 ‘띠’를 주겠노라고. 이 말을 들은 소는 다른 동물이 잠든 그믐날 밤에 출발해 남보다 빨리 하늘 궁전에 도착했다. 하지만 결승선을 바로 앞에 두고 소 등에 타고 있던 쥐가 폴짝 뛰어내려 먼저 들어가버렸다. 그래서 쥐가 소보다 십이지 순서가 빠르다.그러니까 정의와 원칙대로라면 그린카 시장 개발이 자동차 업계 ‘비상구’ 신호철 기자 미국 자동차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12월18일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부도 위기에 놓인 미국 자동차 회사가 혼란스럽게 무너지지 않도록 순차적 파산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빅3로 불리는 미국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포드·크라이슬러는 의회에 구제금융을 요청했지만, 상원은 140억 달러 구제금융안을 부결시켰다. 부시 행정부는 의회 동의 없이 사용 가능한 7000억 달러 기금을 동원할 계획이다.미국에서 자동차 산업은 상징적·실질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공장이 멈추면 수십만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는다. 미국 연구소 다시 미국이 존경받다 신호철 기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떠나는 마지막까지 세계를 웃겼다. 12월14일 이라크를 방문한 부시 대통령은 기자회견장에서 이라크 전쟁의 정당성을 설파하다가 이를 듣고 분노한 이라크 기자의 신발 투척 세례를 받았다. 다행히(?) 부시 대통령은 신발을 피했지만, 전세계가 그 뉴스를 보며 부시를 조롱했다. ‘신발 열사’를 지지하는 시위가 열리고 패러디물이 넘쳐난다.부시는 ‘광대의 대통령’이었다. 가는 곳마다 말실수가 끊이지 않아 〈부시처럼 말하지 않기〉 문법 교재가 나올 정도였다. 마이클 무어의 유머 다큐멘터리와 제이 레노의 코미디 쇼는 뭄바이 테러 이면에 CIA의 그림자가… 신호철 기자 지난 11월26일 세계를 놀라게 한 뭄바이 테러는 여러 모로 2001년 뉴욕 9·11 사태와 닮았다. 사건 초기부터 미국 등 서방 언론은 뭄바이 공격을 9·11에 빗댔다. 뭄바이가 인도의 뉴욕이라고 불리는 경제 수도인 데다 주요 공격 목표였던 타지마할 호텔과 오베로이 호텔은 뉴욕의 쌍둥이 빌딩에 견줄 수 있다. 또 서방 언론은 테러의 배후에 알카에다가 있다며 ‘만악의 근원’ 알카에다의 공포를 다시 끄집어냈다. 사건 이후 음모론이 퍼지는 것도 닮은꼴이다. 언론에 자신들이 테러를 저질렀다고 밝힌 ‘데칸 무자히딘’은 유령 조직이었고, 1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