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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 보도를 요구받는 언론인이 묻고, 학문에만 매진해야 할 것 같은 대학교수가 답했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사진)는 진보를 추상적으로만 말할 것이 아니라, 변화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을 구체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을 통해 말하고 싶었다. 그때 오 대표의 눈에 걸린 사람이 조국 교수(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였다. 〈진보 집권 플랜〉은 오 대표와 조 교수가 지난 2월부터 9월까지 장장 7개월간 나눈 대화를 묶은 책이다.

오 대표는 2007년 대선에서 〈오마이뉴스〉를 통해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그러나 문 후보는 집권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 대표가 다시 한 사람에게 집중한 까닭은 무엇일까. 그는 “기자 한 명이 ‘이 사람이다’라고 찍어서 500만명(당시 문 후보 득표 수)을 움직일 수는 없는 거다. 그만한 대중의 열망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오 대표는 지금과 2007년의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조국 교수는 대권주자도 아니고 정치인도 아니라는 것. 오 대표는 한 사람의 정치인을 세우기보다, 조국으로 대변되는 진보의 가치를 이야기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진보 집권 플랜〉에서 둘은 ‘진보’라는 단어부터 다시 정의한다. 진보 정당뿐만이 아니라 민주당까지 포함한다. 그리고 정당을 뛰어넘어 변화를 갈망하는 모든 사람을 진보의 영역으로 확장시켰다. 김대중·노무현 두 민주 정부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하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에둘러 가지 않았다. 책은 유시민·정동영 등등에 대한 실명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오 대표는 “조국 교수가 정치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기자명 장일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 ilhosty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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