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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 어워드가 특단의 조치를 내놓았다

그래미상은 하락세다. 시청률이 떨어지는가 하면 힙합 장르와 여성 뮤지션을 차별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단의 조치를 내놓았다.

배순탁 (음악평론가·<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webmaster@sisain.co.kr 2018년 10월 20일 토요일 제5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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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소식을 전한다. 바로 그래미 어워드에 관한 뉴스다. 그 전에 먼저 그래미상의 가까운 과거가 어땠는지를 복기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그래미 어워드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그래미상은 개최지를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욕으로 변경해 시상식을 성대하게 열었다. 60회를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결과는 처참했다. 힘을 잔뜩 주었지만 시청률은 20% 이상 빠져버리고 말았다. 기실 그래미 어워드의 위기는 예고되어왔다. 시청률 하락세를 걷는 와중에 무대를 뉴욕으로 바꾸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지만 효과는커녕 더 가파른 내리막길을 타게 된 셈이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그럼에도 확언할 수 있는 몇 가지가 있는데, 예전에도 지적한 바 있어서 최대한 짧게 정리하려 한다.

ⓒAP Photo
제60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공연하고 있는 켄드릭 라마.

명반 리스트를 뽑거나 시상식을 거행할 때, 손실 없는 선택이란 봉황 비슷한 것임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미 어워드는 ‘현재의 사운드트랙’에 너무 무심했다. 무심했다기보다는 대놓고 차별했다. 선을 딱 긋고 이쪽으로 넘어오지 말라던 ‘초딩 시절 짝꿍’이 떠오를 정도다. 대표적인 경우가 힙합이다. 힙합이 현재의 사운드트랙임은 자명하다. 

그럼에도 그래미 어워드는 ‘힙합 4대장’이라 할 켄드릭 라마, 카니예 웨스트, 제이지, 드레이크에게 단 한 번도 본상을 수여하지 않았다. 대신 생색이라도 내려는 듯 힙합 부문 장르상만 몰아줬다. 결과는 어땠나. 시청률은 폭락했고, 저 4명 중 2명은 아예 참여를 거부해버렸다.

여성 뮤지션에 대한 태도 역시 사태를 더 심각하게 만들었다. 그래미 어워드를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의 대표 닐 포트나우의 발언이 문제였다. 기실 그래미 어워드가 시상 카테고리에서 남녀 구분을 삭제한 지는 꽤 오래되었다. 그 뒤에도 여성 뮤지션이 후보에 오르거나 수상하는 비율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고, 누군가 이의를 제기하자 닐 포트나우는 다음과 같은 의견을 밝혀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여성 뮤지션들이 더 분발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미상 투표인단의 최소 자격 조건


이제 앞서 언급한 소식에 대해 말해야 할 차례다. 내년부터 개최되는 그래미 어워드에는 투표인단 총 900명이 새롭게 합류한다.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닌 투표인단의 자격 조건이다. 보도에 따르면 투표인단 900명은 다음 세 가지 조건 중 최소 한 가지를 충족해야 한다. 여성, 유색인종, 그리고 39세 이하다. 비록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더 젊어지고,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라 해석할 수 있다.

여기서 잠깐. 그래미상 외에 주목할 만한 다른 뉴스가 있다. 얼마 전 세계 최대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스포티파이가 뮤지션이 자신의 곡을 직접 업로드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음악 산업은 갈수록 생산자와 소비자가 일대일로 만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그 와중에 저명한 음악 전문지 <롤링스톤>은 매각되었고, 그래미상은 낮은 시청률에 허덕이는 중이다. 비평가를 포함한 전문가 집단의 몰락이 새삼스러운 현상도 아니다. 그래미 어워드의 변화 모색이 긍정적인 미래를 보장받기 힘든 가장 큰 이유다. 인생살이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잃어버린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란 정말이지 어려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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