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뉴스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발을 동동 구르는 이가 많다. 대통령이 유가족을 만난 것도 대국민 담화를 계기로 완벽하게 국면 전환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일부 방송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관련 보도를 앞에 배치하는 등 이슈를 돌리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래서일까? 때마침 신문지상을 대문짝만하게 장식한 박지성 선수의 은퇴 기자회견 사진도 괜시리 불편했다.
2002년 월드컵 이래 그에 관한 소식이라면 눈과 귀를 쫑긋하며 찾아본 왕팬이지만, 하필이면 왜 지금인가 저절로 미간이 찡그려졌다. 세월호가 침몰하고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을 뿐, 아직 제대로 밝혀진 건 하나 없고, 심지어 여전히 많은 이가 진도 앞바다에 남아 있지 않은가.
이런 상황에서 6·4 지방선거와 관련한 기사를 다루는 게 영 마뜩지 않았다. 그마저 이슈 전환일 수 있으니까. 그런데 날짜를 꼽아보니 선거가 코앞이었다. 특히 주간지 처지에서 보면 선거 기사를 다룰 타이밍이 딱 두 번 남았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애도도 애도지만, 이번 선거는 절대로 허투루 치러서는 안 되는 ‘역사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사회의 구조적 모순들을 적나라하게 확인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게 나라냐’고 한탄하면서도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한다. “죽어간 아이들을 생각하면 복장이 터지고 울화가 치미는데, 우는 것 말고 할 게 없어서 너무나 미안하다”라고 무력감을 드러낸다. 노란 리본을 달았다는 이유만으로 청와대 주변에서 검문검색을 당한다는 뉴스에 기막혀하면서도 그걸 어떻게 막아낼 수 있을까 물으면 눈만 동그랗게 뜬다. ‘합법적으로’ ‘딱 부러지게’ 할 수 있는 일이 있는데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