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에 따르지 않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출퇴근길을 ‘행복 상실 시간’이 아닌 ‘행복 획득 시간’으로 바꾸는 이들도 있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직장인 남상열씨(40)는 3년 전부터 통근시간에 풍경 사진을 찍으러 다니는 나홀로 출사 프로젝트를 이어간다. “평일에는 일하고 주말에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야 하는 아빠로서” 이 시간은 남씨가 누릴 수 있는 유일한 개인 여가시간이다.

백승우 하얏트호텔 상무이사는 5년 전부터 체중 관리를 위해 자가용이나 지하철 대신 걷기로 통근 방식을 바꾸었다. 작은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찍은 사진으로 〈약수동 출근길〉(사진)이라는 사진 에세이집도 내고, 함께 걷는 사내 동호회 직원들과 토론도 하며, 자원봉사 하는 곳에 들러 어려운 이들에게 빵을 나눠주고, 가끔 치매 노인을 만나 집까지 모셔다드리고 오기도 하는 출근길은 이제 백 이사에게 가장 설레고 상쾌한 시간이 되었다. 백 이사는 지친 출퇴근 시간을 보내는 직장인들에게 “당장 지하철 한 정거장만 걸어서 출근해보라”고 권했다. 눈 뜨면 출근하고 퇴근하는 일상에 다채로운 색깔을 입힐 수 있다는 것이다.
기자명 변진경 기자 다른기사 보기 alm242@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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