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 인디 뮤지션들 나의 강정을 지켜줘

제주특별자치도청이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을 위해 동분서주할 때, 제주도민들은 제주도에 ‘세계 7대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힘을 모으고 있다. 해군이 강정마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동안 제주도민들은 강정포구에 진을 치고 해군과 맞서는 것이다. 이제 뭍에서도 여러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찾아와 강정마을을 함께 지키고 있다. 어느덧 제주의 ‘두리반’이 된 강정마을을 위해 이번에도 인디 뮤지션들이 나섰다. 제주도를 대표하는 인디 뮤직 레이블인 ‘부스뮤직프로젝트’는 간드락소극장(금·토요일)과 강정마을(일요일)에서 인디 음악 프로젝트 〈나의 강정을 지켜줘〉를 열기로 했다. 이한철, 소히, 김마스타,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회기동단편선, 옐로우몬스터, 권우유, 갤럭시익스프레스, 이름없는악단, 와이낫 등 뭍에서 온 뮤지션들과 앤스워(ENSWER), 피리, 사회주의밴드 등 제주도 뮤지션이 함께한다(6월3~27일).

■ 단편소설 극장전 소설을 ‘관람’하자

이제 소설을 읽지만 말고 ‘관람’하자.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 레이몬드 카버의 〈코끼리〉, 다자이 오사무의 단편 ‘황금풍경’ ‘축견담’ ‘직소’를 연극 한 편으로 녹인 〈개는 맹수다〉가 무대 위에 오른다. 모두 한국·미국·일본의 20세기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단편소설이다. 각각 다른 문화적 배경에서 쓰였지만, 급속한 도시화와 경제성장, 시대적 혼란기에 평범한 사람들이 겪어야 했던 일상과 감정이 작품 안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러한 소설 텍스트가 지닌 연극적 가능성이 무대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연극계 ‘거목’ 임영웅씨가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대표 성기웅, 연출 전진무), 양손프로젝트(대표 손상규·양종욱, 연출 박지혜), 극단 청년단(대표·연출 민새롬)의 신진 연출가들과 함께 기획한 공연이다. 6월8~26일 서울 서교동 소극장 산울림(문의 shortstory.kr).

■ 뮤지컬 이야기쇼 이석준, 그가 돌아왔다

‘뮤지컬계의 유희열’ 이석준이 돌아왔다. 근 4년 만이다. 뮤지컬과 토크쇼를 접목한 〈뮤지컬 이야기쇼-이석준과 함께〉는 실력 있는 뮤지컬 배우들을 불러와서 속내를 털어놓게 하고 숨은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게 함으로써 뮤지컬 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이번에는 ‘토크’만큼 ‘공연’에도 신경을 써서 뮤지컬 한 편을 보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세심하게 준비했다고 한다. ‘갈라 콘서트’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줄 것이다.
공연은 또 관객과의 소통에 주안점을 두었다. 온라인 등으로 관객의 의견을 받아서 공연에 바로바로 반영한다. 또 하나 의미 있는 것은 이번 공연이 뮤지컬 배우들에게 ‘재능 기부’의 장이 된다는 점이다. 공연의 모든 수익금은 구호단체 ‘함께하는 사랑밭’에 기부된다. 6월20일 프리뷰 공연을 시작으로 격주 월요일에 오픈런(100회 예정)으로 진행된다(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 소원 성취 콘서트 ‘월드 비트 비나리’

국악 한류의 선봉장, 타악 공연팀 ‘들소리’는 그동안 전 세계 50개 국가에서 공연했다. 만만한 일이 아니다. 어떤 한류 연예인도 이뤄내지 못한 대업을 이름 없는 국악 단체가 해낸 것이다. 이런 성과를 냈으면서도 ‘들소리’가 알려지지 못한 것은 그동안 해외 활동에 여념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 한국 팬도 적극 만나기로 했다. 그들이 가장 잘하는 소통, 바로 ‘공연’을 통해서 말이다. ‘들소리’의 원정 공연 계기를 열어준 것은 ‘사스(SARS)’였다. ‘사스’ 때문에 공연에 불참하는 팀이 생기자 싱가포르 아트마츠 주최 측이 들소리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고, 그들은 이 기회를 십분 활용해 ‘미친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그 뒤 전 세계를 누비며 우리 소리의 힘을 과시했다. 50개국을 돌고 온 들소리는 성공·사랑·건강을 위한 ‘비나리’로 고국 팬들과 만난다(6월24~26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 뮤직비디오 장기하와 〈TV를 봤네〉

깜짝 놀랄 만한 뮤직비디오를 보여주겠다. 아마 절대로 기쁘게 보지는 못할 거다. 왜냐면, 이 뮤직비디오 속 장기하, 바로 당신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걸 노래라고 해야 할지, (장기하 특유의) 랩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가사 역시 흠칫. “눈이 시뻘게질 때까지 TV를 봤네/그냥 봤네/…/또 보다 보다 더 이상 볼 것도 없어서/채널만 이리저리 돌리다 꺼버리고 나면/아, 아, 아.” 사람 사는 거 다 비슷하구나 싶어 묘하게 안심이 된다. 장기하 혼자 연기와 연출을 도맡아 ‘북 치고 장구 쳐’ 만든 이 뮤직비디오는 원 신, 원 컷으로 촬영됐다. TV 보다가 소파에서 잠들어버리는 이 남자, 능청스럽다고 해야 할지, 무심하다고 해야 할지. 미미시스터즈가 탈퇴하고 건반과 기타를 보강해 좀 더 ‘밴드’스러워진 장기하와 얼굴들의 2집 앨범은 6월9일 발매된다(문의 kihafaces.com).

■ 파스텔뮤직 컴필레이션 앨범 사랑의 처방전 같은 음악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사랑하는 사람은 추억 속에서 사랑의 행로의 세 순간을 단 하나의 순간으로 만들 것이다. 그리하여 다만 ‘사랑의 눈부신 터널’에 대해서만 말할 것이다.” (롤랑바르트의 〈사랑의 단상〉, 283쪽). 이 책은 오래 두고 아껴 읽고 또 읽을 만한 책이다. 사랑으로 기쁠 때, 사랑 때문에 아플 때, 책의 문장은 마치 처방전 같다. 파스텔뮤직이 내놓고 있는 콘셉트 컴필레이션 앨범 역시 이 책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다. 2008년 첫 앨범을 냈고, 이번 〈Follow you, Follow me〉는 세 번째 앨범이다. 낯설지만 주목해야 할 뮤지션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날로그 감성을 가진 심장’을 뜻하는 ‘헤르쯔 아날로그’, 여성 작곡가 중심의 1인 프로젝트 그룹 ‘러블리벗’, 에피톤 프로젝트 정규 앨범에 피처링으로 참여하기도 했던 이진우, 얼마 전 EP 앨범 〈so sudden〉을 발표한 희영 등 기억해두면 좋을 이름이 많다. 
기자명 정리 고재열·장일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 scoop@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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