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정치인 중 가장 불신하는 인물은 누구입니까?’ 이 질문에서 이해찬 전 총리를 꼽은 국민은 10.2%(2위)였다. 9.9%(3위)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 부장관을 지목했다. 1위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였다.
질문을 한번 더 해봤다. ‘그럼, 그 다음으로 불신하는 인물은 누구입니까?’ 중복 응답을 유도해보니 두 사람에게 불행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이 전 총리와 유 전 장관이 이명박 후보를 제치고 1, 2위로 올라선 것이다.
이해찬과 유시민. 나이도 다르고, 고향도 다르고, 생김새도 다르다. 그런데 두 사람의 이미지는 어딘지 비슷하다. 의원과 보좌관으로, 총리와 장관으로, 노무현 만들기 일등 공신으로, 오래 정치 역정을 함께했다는 점에서만은 아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말을 잘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논리적으로 잘하기만 한 것이 아니다. 동료 의원한테 “옳은 소리를 저토록 싸가지 없이 한다”라는 말까지 들었을 정도로 유시민 전 장관의 말은 독하다. 비수로 찌르는 것 같다.
이해찬 전 총리는 올해 초 유 전 장관이 같은 당 의원들을 비난하자 “자중하라”고 충고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 전 총리도 한 말 하는 축에서 빠지지 않는다. 그의 별명은 ‘버럭 해찬’이다. 최근 유세장에서 이 전 총리의 신정아 사건 관련설을 제기했던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버럭’ 화를 내며 반박한 이 전 총리에게 공식 사과해야 했다.
이들의 당당한 포즈와 직설 화법에 환호하는 마니아가 많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많은 ‘안티’ 세력 상당수는 이들이 뱉은 말에 상처를 받거나, 뻣뻣한 태도에 질리기도 한다. 대통령을 꿈꾸는 이들에게 분명한 비토층의 존재는 치명적이다.
둘은 최근 자신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이다. 유시민 캠프의 캐치 프레이즈는 ‘둥글게 유시민’이다. 독설가 참모에서 원만한 리더로 탈바꿈하는 것이 그의 당면 목표다. 8월 말에는 이명박 후보 사무실에 ‘아름다운 정책 경쟁을 기대한다’는 덕담과 함께 난을 보내기도 했다.
이해찬 전 총리 또한 마찬가지 고민을 떠안고 있다. 참모들은 사람들을 만나면 ‘버럭 해찬’ 대신 ‘구글 해찬’이라고 새로 지은 별명을 유포한다. 요즘 일요일마다 정기적으로 문화 행사에 참석하는 이유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이해찬’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이다. ?
*이해찬 전 총리(오른쪽)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왼쪽). 두 사람은 소수의 마니아 지지층과 함께 확실한 비토층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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