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종이책만 보는 독자분들은 잘 모를 수도 있겠다. 1월7일부터 〈시사IN〉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 기획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사진기자 넷이 전국 각지에 있는 ‘세월호 사람들’을 만나고, 돌아가며 매일 한 명씩 인터뷰 기사를 쓰고 있다. 올해가 세월호 10주기다. 10년 전 참사가 일어난 4월16일이면, 꼭 100명을 만나게 된다.
100명의 사진과 100명의 말. 이 기획을 시작할 때, 박미소 사진기자가 이런 말을 했다. “지금껏 언론에서 보여준 ‘유가족’ 이미지는 눈물을 흘리거나 어두운 모습이었다. 유가족이 웃으면, ‘유가족인데 왜 웃느냐’라는 편견을 만들어내고 강화하는 데 언론도 한몫한 것 같다. 유가족의 얼굴을 어둡고 슬픈 느낌에만 가두지 않았으면 한다.” 세월호 10년의 여러 표정을 100명의 인물 사진으로 담아내고 싶었다. 언론으로서 그래야 할 것 같았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 중에는 직장을 그만둔 분이 꽤 있었다. 지금도 이들은 가족협의회에서 ‘○학년 ○반 대표’ 식으로 직책을 맡아 활동한다. 2학년 3반 한은지 학생 아빠 한홍덕씨의 말이다. “청와대로 도보 행진하던 날 일하느라 중간에 합류했어요. 일을 할 때도 자꾸 은지 생각이 나서 괴로웠죠. 결국 하루도 안 빠지고 근무한 회사에 그만두겠다고 말했어요.” 그는 빛바랜 딸의 사진을 여전히 지갑 안에 넣고 다닌다. 10년이 지났으니 잊으라고, 이제 일상으로 복귀하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세월호 관련 집회 건으로 투옥되기도 했던 인권운동가 박래군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돌이켜보니까 한국 사회가 생명이나 안전의 가치를 뒷전으로 밀어놓고 경쟁과 효율, 돈만 좇았거든요. 세월호 참사는 그런 사회에 대한 각성의 계기점이었어요. 타인의 슬픔과 아픔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인간적인 정을 찾아가는 출발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참사 특별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1월30일, 이 말이 아프게 다가왔다. 시민 159명이 서울 한복판에서 희생되었고, 참사의 원인과 진상을 밝히자는데,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고 정부는 ‘피해 지원 종합대책’을 들고나왔다. 유가족들이 강추위에 밤을 새워가며 1만5900배를 하면서 특별법 공포를 촉구했는데 말이다.
이번 설 합병호에서 이태원참사 특별법을 거부한 정부·여당의 논리를 따져보았다.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기는커녕 왜 이리 비정한가. 세월호 10년의 해, 이태원 유가족들이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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