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단체이자, 다큐멘터리 제작 집단인 ‘연분홍치마’ 김일란 감독은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영화 5편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유가족들의 10년을 되짚는 장편영화 〈바람의 세월〉, 극영화 〈목화솜 피는 날〉, 참사 보도와 유류품 그리고 희생자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룬 각각의 옴니버스 영화 〈그레이존〉 〈흔적〉 〈드라이브〉가 제작되고 있다.
“용산 참사를 다룬 〈두 개의 문〉 후속작인 〈공동정범〉을 제작하고 있었어요.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투쟁도 기록 중이었죠. 세월호 참사까지 기록하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어요. 다른 활동가들도 그랬을 거예요. 현장에서 돌아오면 마음이 힘들다는 게 느껴졌죠. 초창기 세월호 참사 미디어팀의 일원으로 영상을 만들었고 이후 4·16연대 미디어위원회 1기 위원장을 맡았어요.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가 참사 피해자들을 갈라치기하고, 배상·보상 문제를 부각하는 걸 보면서 용산 참사와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국가가 아닌 개인에게 원망과 책임을 묻는 식으로 작동했죠. 누구를 향한 분노인지, 내 옆 사람인지, 국가인지 헛갈리는 감정들이 뒤섞이면서요. 세월호를 기록하며 그 고민이 영화에 반영됐어요. 〈공동정범〉에서 유가족뿐만 아니라 연대 온 사람들까지 다루게 되었죠.
누구를 잃는다는 것은 힘든 일이에요. 그런데 유가족들의 고통은 꼭 고문을 당하는 것 같았어요. 고통스러운 사람이 고문을 당하면 저런 얼굴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죠. 누군가를 잃은 것에 대한 상상적 공포가 저에게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사람들을 일생에 한 번 볼까 말까 한데 너무 많이 보고 사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요.
세월호 참사 피해 가족들은 충분히 잘 싸웠어요. 다만, 어마어마한 참사가 벌어졌는데 대통령 탄핵 사유에 그 책임이 없다고 역사가 정리해버렸어요. 참사 이후 지금까지도 정치적 책임을 제대로 묻지 못한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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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1반 김주아 학생 엄마 정유은씨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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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영 기자
정유은씨(53)는 세월호 참사 후 몇 개월 동안 집 밖을 나가지 못했다. 참사 이후 정씨는 숨어 지냈다. 자신과 같은 유가족이 있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어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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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재단 상임이사 박래군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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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진 기자
세월호 1주기 당시 인권활동가 박래군씨(63)는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을 맡고 있었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권을 무력화하려는 시행령 폐기 촉구 집회를 열었는데, 그 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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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4반 최성호 학생 엄마 엄소영씨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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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영 기자
세월호 엄마들이 모인 공방 꽃 마중(꽃 누르미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엄소영씨(48)는 참사 10주기를 맞아 희생된 아이들의 기억을 담은 작품 ‘너희를 담은 시간’을 만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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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잠수사 황병주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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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익 기자
황병주씨(65)는 베테랑 잠수사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이미 산업 잠수사 경력이 30년에 이르렀다. 2014년 4월20일 첫 잠수를 시작해 7월7일까지 세월호에 있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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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마을 임남곤 이장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47]
팽목마을 임남곤 이장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47]
조남진 기자
70~80대 노인이 대부분인 팽목마을에서 임남곤 이장(57)은 젊은 세대에 속한다. 마을 노인들과 세월호 유가족 사이에 마찰이 생기거나 하면 처리는 그의 몫이었다. 그는 “서로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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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0주기 옴니버스 단편영화팀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59]
세월호 10주기 옴니버스 단편영화팀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59]
박미소 기자
한영희 감독(50), 주현숙 감독(52), 한경수 프로듀서(51)는 세월호 10주기를 맞아 단편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에서 기록을 해온 한영희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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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에게 뭐라고 얘기해줘야 할 텐데” [세월호 10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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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영 기자
유해종씨(62)는 2015년 안산 세월호 분향소 옆 공간에서 목공을 배우기 시작했다. 나무를 깎고 다듬는 동안에는 괴로운 생각도 잠시 멈췄다. 분향소가 사라지고 2019년 5월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