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23~24일, 러시아 정부에 반란을 일으킨 바그너 그룹 용병 가운데 러시아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자가 최소 3명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6월28일 보도했다.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러시아 정부의 승인 하에 수감 중인 재소자들을 감옥에서 꺼내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해왔다.
바그너 용병들은 지난 6월24일 오전, 우크라이나 동부 접경지역에서 20km 거리인 러시아 남부 지역의 도시인 로스토프나도누를 점령했다가 같은 날 늦은 밤 철수했다. 로스토프 주의 주도인 로스토프나도누는 이번 우크라이나전에서 러시아군의 지휘, 물류 거점 노릇을 하고 있다. 반란군에 가세한 용병 대다수는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그러나 일부는 얼굴을 노출했다. 로이터는 그들의 얼굴 사진을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 소셜 미디어, 법원 기록 등으로 대조해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4월24일 밤 로스토프나도누를 떠나기 위해 군용 트럭에 오른 바그너 용병 중 한 명은 로스토프 주민인 드미트리 체코프다. 체코프는 기자들 및 환호하는 지역 주민들의 촬영에 응해 포즈를 취하면서 얼굴을 드러냈다. 그는 2015년 이후 절도, 마약 등의 범죄로 4차례 유죄 판결을 받았다. 2015년 이후 세 건의 혐의로 6년5개월, 가장 최근엔 2022년 1월엔 마약 소지 혐의로 3년4개월의 형을 선고받았다.
프리고진이 푸틴 승인 하에 교도소 방문
로이터통신은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로 그의 얼굴을 러시아판 페이스북인 브콘탁테(VKontakte)의 계정들과 대조했고, 이 과정에서 드미트리 체코프를 발견했다. 범죄 관련 사실은 로스토프 법원 자료에서 찾아냈다. 다른 두명의 신원 확인에도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
사라토프 주 출신인 세르게이 시르쇼프는 로스토프나도누에서 헬멧과 소총으로 무장하고 거리를 걷다가 타스통신에 얼굴이 촬영되었다. 그는 2019년 사라토프 법원에서 무장 강도 혐의로 징역 7년 형을 선고받고 같은 주 보안 감옥에서 복역 중이었다. 음주운전, 차량 절도, 경찰관 폭행 등 다양한 혐의로 2017년 이후 최소 두 차례 실형을 선고받은 로만 야마루트디노프 역시 신원이 확인되었다. 다만 로이터 통신은 프리고진이 바그너 용병 모집을 시작할 당시 야마루트디노프가 수감 중이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프리고진은 지난해 10월과 11월 러시아 교도소를 돌아다니며 우크라이나전에 투입할 용병을 모집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죄수 전사’들은 프리고진에 대한 충성심이 매우 높으며 그로부터 ‘두 번째 삶의 기회’를 부여받았다고 생각한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6개월 이상 생존하면 대통령의 비밀 명령에 의해 사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최근 푸틴 대통령은 반란에 가입한 바그너 용병들에게 ‘벨라루스로 가서 프리고진과 합류’ ‘러시아 정규군과 계약’ ‘민간인으로 복귀’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연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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