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쌍포’ 터지면 8강은 기본이고… 정지훈 (〈인터풋볼〉 취재팀장)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는 월드컵의 단골손님이다. 1930년 첫 번째 월드컵을 개최해 초대 챔피언에 오른 우루과이는 1950 브라질 월드컵에서 다시 한번 우승컵을 들어 올린 후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 침체기를 겪었다. 1994년, 1998년 대회에서 연달아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 12년 만에 출전한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2무 1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짐을 쌌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2006 독일 월드컵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오스트레일리아에 패배하며 또다시 탈락의 쓴맛... ‘불지옥’에서 돌아온 삼바 군단 김태석 (〈베스트일레븐〉 기자) 돌이켜보건대 비극이었다. 브라질 정부는 월드컵 대신 민생을 책임지라는 국민들의 거센 반발을 억누르고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을 유치했다. 월드컵 폐막 후 3개월 뒤 브라질 대선이 예정되어 있었기에 지우마 호세프 당시 브라질 대통령은 월드컵에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 물론 정치적 이슈와 별개로 ‘축구 천국’ 브라질 축구계도 이 월드컵에 사활을 걸었다. 자국 축구의 중흥기를 이룰 기폭제로 여긴 까닭이다. 하지만 악몽으로 끝났다. ‘에이스’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가 허리 부상으로 도중에 낙마한 후, 브라질은 갑자기 힘을 잃... 특급 용병 장착하고 더욱 강해진 무적함대 한준 (스포티비뉴스 축구팀장) 스페인 대표팀은 선수층이 두껍다. 본선 엔트리에 들지 못한 선수로 11명의 명단을 만들어도 16강 이상 성적이 나올 것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예를 들어 공격수 알바로 모라타는 첼시 이적 이후 허리 부상으로 고전하면서 최종 명단에 들지 못했다). 스페인 축구의 성공은 1990년대부터 장기 계획을 갖고 운영한 유소년 육성 시스템에 기반을 둔다. 흥미로운 것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엔트리 공격진에 든 선수들이 스페인 ‘순혈’이 아니라는 점이다. 4명을 선발한 공격수 포지션에서 ‘9번 역할’을 할 수 있는 ‘정통’ 스트라이커로 ... 두 번째 우승 노리는 ‘호화 레블뢰’ 임기환 (〈베스트일레븐〉 기자) 프랑스는 월드컵 역사상 여섯 번째로 강한 팀이다. 브라질(5회), 독일·이탈리아(이상 4회), 아르헨티나·우루과이(이상 2회) 다음으로 많은 타이틀(1회)을 차지했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준우승한 이후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지난 브라질 대회에서 8강에 진출하며 부활의 전조를 보였다. 2년 뒤 열린 유로 2016에서는 16년 만에 준우승을 거뒀고, 이는 이번 월드컵에서 ‘레블뢰 군단(프랑스 대표팀 애칭)’의 활약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프랑스의 최대 강점은 호화 스쿼드다. 최전방부터 최후방까지 해당 ... 황제의 공격력, 걸인의 수비력 김환 (JTBC 축구 해설위원)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라는 이름과 동일시된다. 그만큼 메시가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마어마하다. 이 때문에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저평가되기도 한다. 메시가 워낙 뛰어나다 보니 ‘개인’으로서는 존중을 받고 있으나, ‘팀’으로서는 인정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 후보에서 독일, 프랑스, 브라질, 스페인에 밀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국제 대회에서의 성과는 나쁘지 않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준우승뿐 아니라 남미 최강팀을 가리는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최근 14년간 준우승... 이번에도 마지막엔 독일이 이기는 게임? 서호정 (〈골닷컴〉 기자) “축구는 22명이 공을 쫓고, 마지막엔 독일이 이기는 게임이다.”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공격수 게리 리네커가 남긴 이 말은 과거에도, 현시점에도 독일 대표팀에 가장 부합하는 설명이다. 브라질(5회)에 이어 월드컵 우승 2위이자 최다 결승 진출팀(8회)인 그들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정상에 오른 디펜딩 챔피언이다. ‘프레월드컵’인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는 주전 상당수를 빼고도 여유롭게 우승을 차지했다. 기계를 연상시키는 조직력, 토너먼트에 강한 전통, 재능 넘치는 선수들이 전 포지션에 배치된 독일은 지난 14개월 동안 FIFA 랭킹... 발칸반도의 돌풍 꿈꾸는 크로아티아 김현민 (〈골닷컴〉 기자) 크로아티아 대표팀을 소개하기에 앞서 크로아티아의 역사를 먼저 살펴보자. 팀을 알기 위해서는 이 나라의 역사를 단편적으로나마 이해할 필요가 있다. 크로아티아는 발칸반도 서북쪽에 위치한 국가다. 1918년 세르비아-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 왕국을 거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이었다가 내전을 통해 1991년 6월, 분리 독립하기에 이르렀다. 즉 크로아티아의 역사는 1991년부터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유고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8강에 진출했으나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1986년 멕시코 월드컵... 기사 후~폭풍 남문희 기자 장일호 기자가 쓴 와글와글 인터넷 ‘클래스는 영원하다’ 기사(제560호)의 페이스북 (facebook.com/sisain) 도달률이 높았다.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자유한국당)가 지난 5월30일 토론회에서 발표한 미세먼지 대책과 과거 일련의 왜곡된 성 의식을 보여주는 발언을 꼬집은 기사였다. 6만6527명에게 도달했고 881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김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면 소방관들에게 갑질할 것을 우려하는 독자의 댓글도 이어졌다.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 거래’ 의혹을 다룬 김은지 기자의 ‘상고법원 된다면야 재판 거래쯤이야’ ... ‘축구 종가’ 자존심 젊은 피가 지킨다 류청 (〈풋볼리스트〉 취재팀장) 잉글랜드를 축구 종가라고 소개하는 건 식상하다. 종가를 자처하지만 ‘1966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우승한 이후로는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나라라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잉글랜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팬을 모으는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EPL)’를 보유하고 있지만 월드컵 무대에서는 초라했다. 하지만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조금 다를 수도 있다. 잉글랜드는 유럽 예선 F조에서 무패(8승 2무)로 조 1위를 차지했다. 10경기에서 18골을 넣고 3골만 내줬다. 우리가 잉글랜드 하면 떠올리던 데이비드 베컴... 국회에서 여성 정치인을 찾기 어려운 까닭은? 유혜영 (뉴욕 대학 교수·정치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발표한 ‘6·13 지방선거 후보자 분석 결과’를 보면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전체 후보자의 80.2%가 남성이다. 17곳 광역단체장의 경우 모든 후보가 남성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교섭단체를 이루고 있는 다른 정당이 내세운 여성 광역단체장 후보도 2명에 불과해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남성보다 높고 각종 시험에서 여성이 수석을 차지했다는 뉴스를 접한 지도 오래되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7년 여성의 로스쿨 진학률은 44.7%로 역대 최... ‘다크호스’ 그 이상을 원한다 송영주 (스포티비 축구 해설위원) 벨기에는 누구나 인정하는, 2018 러시아 월드컵의 다크호스다. 오히려 팀 전력과 선수들의 면면, FIFA 랭킹(현 3위) 등을 살펴보면 우승 후보에 가깝다. 하지만 대다수는 벨기에를 우승 후보로 보진 않는다. 이는 역사에 기인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벨기에는 메이저 대회 우승 경험이 없고, 기대를 모았던 2014 브라질 월드컵과 유로 2016에서 각각 8강 진출에 머물면서 한계를 드러냈다. 벨기에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어느 정도의 실력을 보여줄까? 다크호스에 만족할 수 없는 벨기에의 전력을 지금부터 알아보자. 벨기에의 ... 수비 ‘불안 불안’ 했지만 16강 눈앞에 둔 러시아 이재후 (KBS 아나운서) 러시아 대표팀은 역대 월드컵 개최국 중 최약체로 평가받았으나 조 편성에서 행운이 따랐다. FIFA 랭킹으로만 보면 러시아가 66위, 사우디아라비아 67위, 이집트 44위, 우루과이가 22위다. 8개 조 가운데 A조의 랭킹 평균(50위)이 가장 낮다(한국이 속한 F조의 랭킹 평균은 25위). 러시아 대표팀은 역대 월드컵 본선에 모두 10번 진출했다(옛 소련으로 7번, 러시아로 3번). 최고 성적은 1966년 잉글랜드 대회에서 전설적인 골키퍼 야신을 앞세워 거둔 4위이며, 러시아로 재편된 뒤 참가한 3번의 대회에서는 모두 조별 리... 반미북진가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술잔 오가던 판문점 그날 이후 총탄 오갔네 김형민(SBS Biz PD) 4·27 남북 정상회담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 하나를 들라면 문재인 대통령의 ‘깜짝 방북’일 거야. 인사를 나누던 두 정상이 손을 잡고 판문점의 군사분계선이라 할 콘크리트 선을 훌쩍 넘어 북쪽 땅을 밟던 장면 말이야. 동시에 판문점에서도 남과 북이 서로 넘을 수 없는 경계선이 엄존한다는 걸 다시금 상기시킨 순간이기도 하지. 그런데 휴전 이후 오랫동안 판문점 분위기는 지금과 많이 달랐어. 판문점에는 남과 북의 경계선이 명확하게 그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야. 남과 북의 경비병과 기자들은 곧잘 뒤섞였고 서로 농담도 하고 우정을 나누... 타이태닉 찾아낸 우즈홀 연구소가 스텔라데이지 수색할까? 매사추세츠·김영미 국제문제 전문 편집위원 지난해 11월 나는 우즈홀 해양연구소를 처음 알았다. 남대서양에서 원인 미상으로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를 추적하면서다(〈시사IN〉 제536호 ‘스텔라데이지호를 찾아서’ 기사 참조). 지난해 9월 4개국 67일간의 취재를 떠나기에 앞서 심해에서 블랙박스를 수거한 사례를 찾아보았다. 에어프랑스 447편의 블랙박스를 심해에서 회수한 사례가 있었다. 2009년 5월31일 228명을 태우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프랑스 파리를 향해 출발한 에어프랑스 447편이 실종됐다. 2년 뒤인 2011년 7월 심해 3900m 지점에서 가로·세로·높... KTX 해고 여승무원의 육성 고백 “우리는 국가에 두 번 속았다” 글 전혜원·사진 신선영 기자 2018년 5월26일 토요일 아침 메신저로 기사 링크를 받았다. 양승태 대법원의 법원행정처가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국정 운영에 협조한 사례로 ‘KTX 승무원 판결’을 들었다는 내용이었다. 답장을 바로 보낼 수 없었다. 정치적 판결이라고 짐작은 했지만 막상 문건으로 나오니 “그럴 줄 알았다”라고 쉽게 답하고 싶지 않았다. 3년 전 세상을 떠난 친구의 죽음이 원통하고 억울했다. 우리나라 사법부가 사람 목숨을 한낱 거래의 대상으로 본다는 것을 비로소 알았다. 문건은 그 판결을 “노동 개혁에 기여할 수 있는 판결”이라고 표현했다. 처음 아이의 ‘관계 근육’ 키우기 김소희 (학부모∙칼럼리스트) 소싯적 아이가 한 친구 때문에 마음고생을 한 일이 있다. 그 친구 얘기를 하다가 눈물이 흐르는지 눈가를 가리며 끙 하고 돌아누웠다. 여섯 살 아이의 등짝에서 사연 많은 60대 아주머니의 모습이 보였다. 철렁했다. 나는 그때 ‘돌봄 구력(일명 엄마 구력)’이 한참 딸릴 때였다. 첫아이 키우는 처지에서는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렵다. 안면만 있던 이웃의 ‘선배 엄마’를 길에서 붙잡고 무작정 물었다. 그이가 해준 말. “‘그랬구나, 그렇구나’ 맞장구 쳐줘라.” ‘그 친구가 그랬구나. 그래서 네 마음이 그렇구나.’ 별말 아닌 것 같지만,... 지방 ‘축소도시’들, 아파트 건설 늘지만 빈집도 증가하고 김동인 기자 ‘원룸, 미투(미니 투룸), 투룸. 주인 직접 임대(부동산 수수료 없어요).’ ‘단기 방 가능, 그날 입주, 원룸 월 10만, 미투 월 13만. 투룸 월 23만.’ 5월29일 경상북도 김천시 자산동. 골목 초입에 위치한 빌라 건물마다 각종 전단지가 도배되어 있었다. 마침 재활용 쓰레기를 들고 나온 빌라 주민에게 사정을 물었다. “재작년부터 갑자기 이런 전단지가 건물 가득 붙기 시작했다. 나도 이 건물에 보증금 300만원, 월세 25만원으로 계약하고 들어왔는데, 주변 시세가 떨어져서 집을 옮기겠다고 하니 집주인이 월세를 내려주더... 눈물의 월드컵 파란만장 도전기 배진경 (〈포포투〉 한국판 취재팀장) 벌써 4년 전 일이다. 브라질 월드컵이 끝난 후 지인들과 사석에서 ‘축구 화병’에 관해 이야기 나눈 적 있다. 월드컵을 보면서 화를 내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진 현상이 흥미로워서였다. 어느 감독은 해외 축구 시청자가 늘어나면서 높아진 팬들의 눈높이와 전술적 격차를 언급했다. 다른 기자는 영역을 불문하고 시대를 관통하는 분노의 정서를 짚었다. 세월호 사건으로 온 국민이 집단적 무력감과 우울에 빠진 때였다. 사회 곳곳의 병폐를 축구대표팀 운영(및 심각한 부진)에서도 확인하며 불신과 분노가 커졌다는 분석이었다. 지극히 축구적인 관점에... 희곡에서 읽는 중국 현대사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꾸준히 희곡을 읽어온 독자에게 〈중국현대희곡총서〉는 복음과 같다. 총서를 낸 출판사는 연극 관련 도서를 전문으로 출간해온 연극과인간이며, 이번에 나온 여덟 권은 30권으로 완간될 총서의 1차분이다. 2005~2013년, 중국 관련 전문 출판사인 학고방에서 똑같은 이름의 총서로 라오서·궈모뤄·톈한· 샤옌·천바이천·차오위를 차례대로 번역한 바 있으나, 이들은 대부분 신중국(중화인민공화국)이 건설되기 이전에 대표작을 모두 내어놓았거나 문화대혁명기에 붓을 놓았다. 19세기 말 동아시아 3국(한·중·일)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되었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