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교육감 선거 출마가 확실한 공정택 현 서울시 교육감(위)은 투표율이 낮을수록 유리하다.

“서울시 교육청이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에서 3년 연속 꼴찌를 기록했다는 것만으로도 공정택 교육감은 아웃이다.”

서울시 교육감 출마가 확실시되는 공정택 교육감은 약점이 많다. 2006년 11월 학교 교과서와 부교재 채택 관련 금품수수 혐의로 서울 13개 고교 교사 30명이 불구속된 것을 비롯해 공 교육감의 재임 시절 크고 작은 비리가 끊이지 않았다. 서울시 교육청 직원이 직접 연루된 사건도 두 건이나 터졌다. 이 결과 2005년부터 2007년까지 국가청렴위원회가 실시한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에서 서울시 교육청은 16개 시·도 교육청 중 3년 연속 꼴찌를 기록했다.

나이도 많다. 1934년생으로 75세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교육 주체의 다양한 요구를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지난 5월에는 “촛불집회에 배후가 있다”라는 발언으로 시민의 분노를 산 데 이어 밤 10시로 제한된 학원수업 시간의 연장을 추진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최근에는 서울시교육청이 사실상 영어 몰입교육이나 다름없는 ‘영어 선도교육’을 추진하려 한 점이 들통나 또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일각에선 공 교육감을 두고 “국민적 반대에 부딪혀 추진하지 못하는 MB식 교육정책을 대신 추진하는 충실한 ‘흑기사’다”라고 비꼰다. 이 때문인지 한나라당 서울시 의원들 사이에서 “약점 많은 공 교육감 대신 이규석 후보를 지지하는 게 낫다”라는 의견도 나온다. MB식 교육정책의 대변자라는 공 교육감의 이미지가 국민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염려에서다.    

그런데도 공 교육감은 여전히 강력한 후보다. 오랜 교육관료 경력이 말해주듯 교육계 장악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투표율이 낮을수록, 선거가 ‘전교조 대 반전교조’ 구도로 흘러갈수록 그의 입지는 강화될 수밖에 없다. 공 교육감이 선거 출마를 시사하면서도 예비 후보 등록은 뒤로 미루는 것도 현역 프리미엄을 최대한 이용하겠다는 계산이다.

공 교육감은 현재 교육감 선거와 관련해 공식 움직임을 삼가고 있다. 언론 인터뷰는 물론, 정책 질의에도 응하지 않는다. 어떤 식으로든  미리 ‘노출’되는 것이 불리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공 교육감으로서는 이래저래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것이 불편한 듯하다.

기자명 이오성 기자 다른기사 보기 dodash@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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