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피리 불며 나비 쫓아 ‘훨훨’
- 이종태 기자
- 2012.07.13
함평나비대축제(2011년 4월 말~5월 초)
전남 함평군이 매년 늦봄에 개최하는 행사가 있다. 바로 함평나비대축제다. 다른 지역과 달리 그냥 축제가 아니라 ‘큰(大)축제’다. 큰 대(大)자를 붙인 이유는 그리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보통 4월 말에서 5월 초에 열리는 이 행사는 최근 2년 동안 17일간 진행해 다른 지역축제보다 훨씬 길었다. 심지어 2008년에는 45일 동안 열었다. 그리고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생태·전통문화·스포츠·학술대회에 이르기까지 많고 광범위하다.함평나비대축제는 1999년에 날개를 폈다. 지난 4월23일~5월9일에 연 행사가 12회째였다. 최근에는 3년 연속 문화관광부 최우수축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나비축제가 열리는 공간은 어떻게 보면 함평군 전체다. 함평엑스포공원·수변공원·함평자연생태공원 등이 주요 무대지만, 거리행진·마라톤 등을 감안하면 함평군의 어느 구석도 축제에서 소외되지 않는다.
체험 프로그램 또한 다양하다. 어린이에게 가장 인기를 끄는 프로그램은 곤충생태학교다. 이 과정에서 어린이들은 도시에서 느끼기 힘든 곤충의 영상이나 소리를 익히고, 표본 제작을 배우며 즐긴다.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나비 캐릭터를 직접 그려보기도 한다. 행사장의 청보리밭에는 여기저기 장작불이 타고 있다. 가족들이 둘러앉아 갈퀴나무로 지핀 장작불에 보리와 완두를 구워 먹으며 보리피리를 분다. 부모가 아니라 할아버지 세대들이 하던 놀이를 재현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가축(토끼와 아기 멧돼지) 몰이, 민속놀이(투호놀이·공기놀이·굴렁쇠 굴리기), 전통 생활용품(다듬이·멍석·돌절구 등) 체험도 관객을 모은다.
이와 함께 각종 공연도 열린다. 지난 4~5월의 12회 축제 때는 타악 퍼포먼스, 환경연극, 관광객들이 함께 퀴즈, 동요 바꿔 부르기, 장기자랑 등에 참여하는 ‘열린무대’, 요리 경연대회, KBS 〈전국노래자랑〉이 진행되었다. 문의 inabi.or.kr 061- 320-3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