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올해의 사진〉 안타깝고 미안하고 속상한 02년생

  • 사진 김석진·글 이길보라(영화감독·작가)
  • 2020.12.30

[올해의 사진]

함께 중앙아시아를 여행했던 작고 동글한 소년이 있었다. 그에게 드넓은 평원과 끝없는 사막을 마주한 경험이 어떻게 남을지 궁금했고 부러웠다. 소년은 훌쩍 자라 내 키보다 큰 열아홉 살이 되었고 얼마 전 수능시험을 치렀다. 누군가는 그들을 ‘저주받은 02년생’이라 부른다. 안타깝고 미안하고 속상하다.

그러나 한편으론 기대하고 기다린다.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마주하고 감각해낼 세대를. 우리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우리만의 방식으로 늘려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