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혹하고 뜨끔하다‘좋은 일자리’
- 전혜원 기자
- 2019.05.02
그의 저서 〈파워풀〉은 넷플릭스라는 기업이 어떻게 사람을 뽑고, 동기를 부여하며, 훌륭한 팀을 구축하는지 보여준다. 휴가와 경비를 자유롭게 쓰게 했지만 직원들이 자유를 남용하지 않았다면서 그는 이렇게 적는다. “회사가 직원들을 어른으로 대할 때, 직원들도 어른으로서 행동한다.” 저자가 보기에 회사가 직원들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지원은 공짜 초밥도, 엄청난 보너스도 아니다. “오직 고성과자들만을 채용해서 그들이 함께 일하도록 하는 것”이다. 냉혹하게 들리지만, 저자는 경영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오로지 훌륭한 팀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직원들 자신이 힘을 갖고 출근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그들이 실제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권한을 부여한다면서 속으로는 잘못될까 봐 전전긍긍”하는 게 아니라.
넷플릭스의 기업 문화는 ‘자유와 책임’으로 요약된다. 여기서 책임은 고용의 종료까지도 포함한다. “그동안 일을 잘했던 직원일지라도 때론 떠나보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기능과 기술을 보유한 고성과자를 영입할 공간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한국과는 전혀 다른 미국의 고용 시스템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테크 기업’ 중 하나가 어떻게 일하는지 생생히 담은 이 책은 울림이 있다. 크고 작은 조직에 속한 우리 자신이 왜,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돌아보게 한다. 어떻게 일할 것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