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왜 바닥을 기어야 하지?

  • 사진 최인기·글 장혜영(작가·〈어른이 되면〉 감독)
  • 2018.12.31

[올해의 사진]

늘 궁금해. 왜 나의 불행은 다른 사람들의 것보다 더 값이 나가는지. 왜 내 삶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힘이 든다”고 말하는지. 내가 그렇듯 모두에겐 힘든 순간들이 있겠지. 그리고 모두에게 그렇듯 내게도 좋은 순간이 있어. 내 장애는 그 자체로 불행이 아니고, 내 불행도 그 자체로 문제는 아니다. 그럼 도대체 문제가 뭐냐고 묻고 싶겠지. 문제는 불행이 아니라 불평등이다. 우리 다 같은 인간이라 했잖아. 그런데 왜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나는 네가 한 번도 기어본 적 없는 바닥을 기어야 할까. 바닥에 기는 것은 나일까, 아니면 2018년의 인간 그 자체일까. 나는 늘 궁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