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말을 찾지 못해서

  • 사진 변백선 정운·글 이창근(전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정책기획실장)
  • 2018.01.06

[올해의 사진]

고통을 받는 이들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아픔이 무참하다. 그래서 말을 가려 쓴다. 직설로 내뱉고 직진으로 치달았다간 삶도 함께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


스크린도어에 낀 10대 젊음이 소멸한 뒤에라야 지하철 안전 문제가 수면 위로 오르고, 실습생이라는 이름의 10대 청소년이 죽어서야 현장실습 착취의 기계가 멈춰 섰다. 쫓겨나고 내몰린 이들은 오늘도 땅을 벗어나 굴뚝 위로 번쩍이는 전광판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