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소송의 의미가 궁금하다면…
- 전혜원 기자
- 2017.10.20
〈노동법의 회생〉은 노동법 학자이자 변호사인 저자가 한국 사회에서 노동법이 그려온 궤적을 짚은 책이다. 법원이 어떤 방식으로 1990년대 이후 비정규 노동자를 배제하고 인원 삭감 구조조정을 장려하며 노동조합을 적대시해왔는지, 그리고 2000년대 중반 이후 어떻게 다시 비정규 노동자를 보호하기 시작했는지 생생하게 그렸다. 한국의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른 노동법 판례와 입법 논의 변화를 기간제 노동, 간접고용, 파업, 통상임금 등 주제별로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강점이다. 학술서답지 않은 부드러운 문장과 꼼꼼한 설명 덕에 비전문가에게도 쉽게 읽힌다. 뜨거운 정의감이 느껴지는 몇몇 문장에는 눈길이 오래 머문다. 학자들끼리 대립하는 주장을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노동시장을 규율하는 제도로서 노동법이 얼마나 존재감 있는 법인지, 납득하지 않을 도리가 없을 것이다. 통상임금 소송이 어떤 의미인지도 제대로 이해하게 해준다. 노동법이라는 제도를 말하면서도, 노동조합이 노동자 간 격차를 벌려온 현실이나 노동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는 점도 미덕이다. 노동에 관심 있는 모두와 함께 읽고 이야기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