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수당 받으면 밥 먹을 수 있다
- 변진경 기자
- 2017.03.08
청년수당 전면 시행이 막힌 상태에서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센터는 청년 20명에게 3개월간 50만원씩 지원금을 주며 관찰하는 ‘청년활동지원사업 효과성 검증을 위한 패널 연구’를 진행했다. 청년수당 사업 참여자 패널 집단 심층 인터뷰(FGI)를 통해 사업의 효과성을 검증한 것이다. 심층 인터뷰에서 나타난 핵심 키워드(아래 그림)를 살펴보면 청년수당은 ‘아르바이트’ 등으로 빼앗긴 ‘취업’ ‘준비’ ‘시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두드러지는 또 하나의 키워드가 바로 ‘식비’(보라색)이다. 연구 용역을 수행한 아르스프락시아 김학준 팀장은 “취업과 청년수당에 관한 참여자들의 대화 속에서 식비가 예상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식비는 ‘관계’와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비용이었다. “제가 이것(청년수당 연구 패널)을 하지 않았더라면 가족끼리 하는 외식이나 그런 것을 전혀 안 했을 거예요. 그런데 이번에 동생 생일이랑 어머니 생일이 각각 있었는데 그때 외식을 두 번 정도 하면서 가족관계에 도움이 됐죠(공무원 시험 준비생 B씨).” 그는 또 말했다. “원래 집에서 고기를 먹기가 굉장히 힘들었는데, 소고기는 못 먹을지언정 돼지고기나 닭고기 같은 걸 주말에 먹을 수 있게 됐고 라면도 만날 제일 싼 것만 먹다가 좀 비싼 종류도 가끔씩 먹을 수 있게 됐고…. 먹는 문제가 아주 조금이라도 해결되니까 사람의 마음이 변하는 것 같아요. 뭔가 삭막한 게 약간 줄어든다고 할까?”
청년수당 패널 연구 보고서는 청년수당의 ‘재도전의 경제적·심리적 기반을 마련해주는 임파워먼트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 임파워먼트 효과의 중심에 바로 ‘밥’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