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전경련 직원 “미르재단 출연 기업 청와대가 지정했다”
- 김연희 기자
- 2017.03.02
청와대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모금에 관여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관계자들을 입단속한 정황이 법정에서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경련 관계자들은 청와대가 재단 출연 기업과 모금 액수를 지정했다고 진술했다.
2월13일 11차 공판이날 출석한 증인들의 진술이 엇갈렸다. 이수영 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실 행정관과 박찬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전무, 이소원 전 전경련 사회공헌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순실씨 변호인은 먼저 ‘고영태 녹음 파일’을 법정에서 틀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순실 변호인:고영태의 지인 김수현이 녹음한 녹음 파일 2000여 건을 지난번 고영태 증인신문 중 확인하자고 했다. 그런데 그중 내용을 잘 알 수 없는 녹음 파일만 법정에서 들었고, 중요한 부분은 검찰에서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생하지 않았다. 여기에는 고영태, 류상영, 박헌영, 김수현, 최철 등 이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본다. 복제 허가해주면 내용을 전부 확인하고 증거 제출하겠다.
검찰:파일 중 대다수는 김수현이 가족, 친척 등과 한 통화이다. 검찰은 본건과 관계 깊은 29개 파일에 대해 녹취록을 작성해 제출했다.
최순실 변호인:검찰 측 얘기는 녹취록이 증거로 제출돼 있으니 동의 여부를 알려달라는 건데, 녹취록 자체에 문제가 있으니 법정에서 직접 듣자는 거다. 검찰 조서를 보면 녹음을 들려주고 ‘너 이런 이야기 한 일 있냐’고 묻자 고영태가 ‘장난 삼아 그랬다, 별 의미 없다’ 이런 식으로 희석시켜놓았다.
판사:판단해보겠다. 증인신문 시작하자.
이소원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전경련 사회공헌팀장인 증인은 2015년 10월21일부터 10월24일까지 4차례, 청와대에 가서 미르재단 설립과 관련한 회의를 했다. 21일 1차 회의에서 최상목 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이 재단에 출연할 9개 그룹, 즉 삼성·현대차·SK·LG·GS·한화·한진·두산·CJ를 지정해주었나?
이소원:네.
검찰:재단 설립 후 이성한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이용우 전경련 상무에게 전경련 직원을 미르에 파견해달라고 요구한 적 있나?
이소원:네.
검찰:파견 요구를 거절하자 최상목 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이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에게 전화해서 이용우가 뻣뻣하다고 말했고, 그 때문에 증인과 이용우가 케이크를 사들고 미르 사무실에 가서 이성한 사무총장에게 사과한 적 있지 않나?
이소원:그렇다. 기분이 참 별로였다. 처음에는 재단 설립 업무까지만 하면 된다고 했는데 그 외의 다른 일을 시켜서 부담이 됐다.
검찰:10월25일 밤에 증인은 청와대 이수영 행정관에게 문자로 ‘16개 그룹 480여억원’이라고 미르재단 출연 현황을 보고했다.
이소원:그렇다. 그다음 날 최상목 전 비서관이 이용우 상무에게 이런 사항을 문자로 보낸 것에 대해 질책했다. 그래서 저도 혼났다.
검찰:최상목은 왜 질책을 한 것인가?
이소원:증거로 남을 수 있기 때문에 꺼리는 느낌이었다.
이소원 증인에 대한 안종범 변호인의 신문
변호인:2015년 10월21일, 1차 청와대 회의에서 최상목이 특정 기업 9개를 지정해준 건 아니지 않나? 증인은 검찰 조사에서 삼성·현대차·SK·LG 4대 그룹이 들어가는 건 당연하게 전제했고, 물류나 소비재 기업이 들어가면 좋겠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소원:기억이 완전히 되살아나기 전에 진술한 거다. 9개 그룹을 지정해줬다.
변호인:증인 입장에서는 이게 황당한 일 아닌가. 청와대에서 갑자기 그룹 9개를 정해주면서 (돈 내라고 하니). 이렇게 황당한 일이 있으면 기억에 남지 않나?
이소원:그것보다 더 황당한 일도 많았다.
이수영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증인은 2000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무원이 되었고, 2014년부터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맞나?
이수영:2월6일 금융위원회로 복귀했다.
검찰:2015년 10월19일 피고인 안종범이 증인과 최상목을 불러 전경련에서 문화(미르) 재단을 만들기로 했고 이번 주 안으로 최대한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는데?
이수영:네. 10월21일 첫 회의 하루 이틀 전이었던 것 같다. 기업들이 문화 관련 재단을 만드는데 전경련이 실무를 담당하게 되어 있으니 빨리 설립될 수 있도록 챙기라고 안 수석께서 말씀하셨다.
검찰:안종범이 지시를 할 때 출연 대상 기업에 대해서도 말했나?
이수영:이름을 얘기한 기억은 없다.
검찰:10월21일 청와대에서 있었던 1차 회의에서 최상목이 전경련 직원들에게 출연 기업을 지시해준 사실이 있지 않나?
이수영:그런 내용을 들은 기억은 없다. 일주일 내에 재단을 설립해야 해서 계속 체크한 것은 맞지만, 어느 기업에 가서 얼마를 모아와라 그런 회의는 아니었다.
검찰:1차 회의에서 얼마를 가져오라는 얘기가 없었던 건 맞다. 최상목 비서관이 대상 기업 9개를 언급하지 않았느냐고 묻는 거다.
이수영:자꾸 물으셔서 저도 답답한 부분이지만, 저는 언급한 걸 듣지 못했다.
검찰:10월23일 3차 회의가 있었다. 이날 오전, 안종범이 최상목 비서관과 김소영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 그리고 증인을 불러 재단 사무실 후보지 자료를 주고 직접 가보라고 했나?
이수영:그렇다.
검찰:재단 사무실 후보지를 둘러보러 다닐 때 김소영과 타고 다닌 차가 김상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차량이 맞나?
이수영:그런 것 같다.
검찰:민간 재단 사무실을 청와대 행정관이 직접 답사하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나?
이수영:그렇게 생각했다.
검찰:10월25일 밤에 이소원 전경련 사회공헌팀장에게 미르재단 출연 현황을 문자로 주고받아 최상목에게 질책받은 적 있나?
이수영:그날 이소원이 어느 기업이 재단에 얼마를 냈다고 문자를 보내서 최상목 비서관에게 전달했다. 안 수석께서 ‘전경련에서 왜 이런 걸 시시콜콜하게 보고하느냐’고 했다고 최상목에게 전해 들었다.
검찰:나중에 문자가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최상목이 그런 취지로 말을 한 것인가?
이수영:(말이 빨라지며)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왜 이런 내용을 우리에게 보고를 하는 거지? 그런 식으로 생각했다.
이수영 증인에 대한 안종범 변호인의 신문
변호인:피고인 안종범이 재단 설립을 지원하라고 지시하면서 미르의 설립 목적이 정부의 국정 방향과 같다고 이야기한 걸로 아는데?
이수영:그렇게 이해를 했고, 그렇게 믿고 있었다.
변호인:일방적으로 전경련에 재단 설립을 지시하는 게 아니고 행정적으로 도움을 주는 걸로 생각하고 회의에 참석했나?
이수영:그렇다. 기업이 돈을 내서 재단을 만드는데 전경련이 실무를 맡은 거라고 인지했다.
변호인:증인이 청와대나 금융위에서 근무하는 동안 민간에서 추진된 기금 모금 또는 단체 설립 등에 관여하거나 살펴본 적 있나?
이수영:제가 직접적으로 한 건 없었다. 그런데 창조경제나 문화융성을 VIP(대통령)가 강조하셨고 기업이 적극적으로 하는 건 정부 시책에 적극 동조하겠다는 기조가 있다고 여겼다.
변호인:민간과 협동, 그러니까 기업에 협조하는 업무와 크게 다르지 않았고 여겼다는 건가?
이수영:네.
박찬호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증인은 1983년에 전경련에 입사했고 이후 사회본부장-기획본부장-상무를 거쳐 2013년에 전무로 승진한 거 맞나?
박찬호:네.
검찰: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업무를 한 것은 전경련의 자의가 아니라 청와대의 일방적인 지시 때문이었나?
박찬호:네.
검찰:거절할 수 없었나?
박찬호:상당히 어렵다. 대통령님 말씀이 있었고, 또 대통령께서 기업 회장님들께 직접 말씀을 하신 상황이었으며 경제수석실에서 직접 지시했기 때문이다.
검찰:2015년 10월24일 안종범은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에게 전화를 해서 재단 기금을 3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증액하고 20대 그룹도 참여시켜라. KT·신세계·금호아시아나·아모레퍼시픽은 꼭 포함시키고 현대중공업과 포스코도 연락해보라고 지시했다. 이승철이 전화를 받을 당시 증인도 함께 있었나?
박찬호:네. 이승철 부회장과 강촌에서 1박2일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전경련 출입기자 간담회에 참석 중이었다. 안 수석에게서 전화가 오자 이승철 부회장이 나를 데리고 행사장 밖으로 나갔다. 옆에서 전화 내용을 들으면서 그날 들고 다니던 골프 조 편성표의 뒷장에 6개 기업 명단을 적었다.
검찰:그날 강촌에서 서울로 급하게 올라와서 기업들에게 연락을 한 것 맞나?
박찬호:네. 늦게까지 다 연락했다. 태반이 생면부지의 사람이고 경기가 최악인 상황에서 청와대를 언급하며 돈을 내라고 하는 게 죄송했다.
검찰:결국 10월26일 16개 그룹이 출연약정서를 제출했다. 기업들은 아무런 사전 검토도 없이, 청와대 요청이라는 말 한마디에 하루 이틀 사이에 출연을 결정한 건가?
박찬호:제가 10월24일 오후 늦게 연락을 드렸으니 사실상 하루 사이라고 봐야 한다.
박찬호 증인에 대한 안종범 변호인 신문
변호인:10월25일 재단 출연금이 3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증액된 경위와 관련해 묻겠다. 증인은 방금 전에 안종범과 이승철 전화를 듣고 골프 종이(조 편성표)에 6개 기업 이름을 받아 적었다고 했는데,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 처음에는 메모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었고 그다음에는 냅킨에 메모했다고 진술했다. 골프 종이가 기억난 건 언제인가?
박찬호:검찰 조사에서는 경황이 없었고 1년도 넘은 일이라 상세하게 설명할 수 없었다. 두 번째 조사 이후 곰곰이 생각해봤다. 그러다가 당시 기자간담회, 골프, 메모 기억이 되살아났다. 조사 시에는 기억이 안 났지만 진술서에는 제대로 정리해 제출했다.
변호인:이게 증인이 낸 진술서다. 여기에 메모 이야기는 없다. 그렇게 세세히 기억이 났으면서 왜 메모에 대해서는 쓰지 않았나?
박찬호:객관적인 것만, 사실만 적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판사:한 가지 궁금한 게 있다. 미르재단 출연금을 받기 위해 기업에 전화했을 때, 재단이 뭐 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나?
박찬호:청와대 회의에 갔던 직원들이 보고한 두 줄짜리 내용, 그러니까 문화융성과 한류 확산 그 정도만 전달했다. 이상하게 기업 임원들이 재단 사업에는 별로 관심도 없는 듯했고, 질문도 안 했다.
판사:그런 논의는 별로 안 된 건가?
박찬호:기업들은 주로 언제까지 돈을 내야 하는지, 대통령 말씀이 있었는데 청와대 수석실에서 이야기가 된 건지, 이런 걸 확인하려고 했다.
■ 2월14일 12차 공판
이날 재판에서는 증인 4명이 법정에 섰다. 정동구 K스포츠재단 초대 이사장, 김필승 K스포츠재단 이사, 이철용 K스포츠재단 경영지원본부 부장, 김정훈 전 미르재단 사업본부장이 차례대로 나왔다. 최상목 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현 기획재정부 1차관)은 국회 일정 등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3월20일 최상목 전 비서관을 다시 부르기로 했다. 허리가 좋지 않아 재판 도중 종종 일어서서 허리를 풀곤 했던 안종범 전 수석은 피고인석 뒤쪽 벽에 한동안 기대어 서 있기도 했다.
정동구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증인은 2016년 1월13일부터 2월1일까지 K스포츠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했다. 이사장직을 제안한 게 피고인 안종범인가?
정동구:네.
검찰:2015년 12월19일 안종범에게 전화가 오기 전까지는 안종범을 개인적으로 알지 못했나?
정동구:네. 그날 호텔 커피숍에서 안종범 수석을 처음 만났다.
검찰:이날 안종범은 여러 사람으로부터 체육계 원로인 증인이 덕망이 높다고 들었다며 이사장직을 제안하고 윗분에게도 보고를 드렸다고 했다. 여기서 윗분은 대통령이 맞나?
정동구:그렇게 받아들였다.
검찰:안종범이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메모한 수첩에 ‘KSF(K스포츠재단) 이사장 정동구’라고 기재되어 있다. 증인을 이사장으로 하라고 안종범에게 알려준 사람이 대통령인 걸 알았나?
정동구:직접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다.
검찰:K스포츠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할 때 노승일 부장이 더블루케이(최순실씨가 실소유주인 회사)에서 연구용역 제안서가 들어왔다고 보고한 적 있나?
정동구:그렇다. 막 설립한 K스포츠재단이 외부에 연구용역을 주는 것은 걸음마도 못 떼는 아기가 뛰겠다는 걸로 보여 반대하고 더 이상 말도 못 꺼내게 했다.
검찰:증인은 안종범의 연락을 받고 1월30일 처음 만난 커피숍에서 안종범을 다시 만났다. 안종범은 이 자리에서 증인이 너무 알려져 있으니 이사장직에서 물러나 고문을 맡아달라고 했는데, 안종범이 사퇴하라고 한 이유가 연구용역 거절 때문이라고 생각해본 적 있나?
정동구:그렇게 생각해본 적은 없다. 그때 기억은 무척 불쾌하고 황당했다.
김필승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증인은 검찰 조사를 받기 이틀 전인 2016년 10월21일, 피고인 안종범의 보좌관 김건훈을 만난 사실이 있나? 이 자리에서 김건훈에게 K스포츠재단은 전경련이 주도해서 만들었고 임원도 전경련에서 추천한 걸로 해달라고 부탁받았나?
김필승:그렇다. 그 자리에서 김건훈은 나와 안 수석이 통화한 내역이 나오지 않도록 핸드폰 기록을 지워달라고 했다. 그래서 아내를 시켜 원래 쓰던 핸드폰을 처갓집에 가져다놓고 그곳에서 새로운 전화기를 개통해오도록 했다.
검찰:10월22일에 증인이 운영하던 골프연습장에서 김건훈을 다시 만난다. 김건훈은 ‘현재 상황 및 법적 검토’라는 A4 용지 두 장짜리 문건을 주면서 여기에 정리된 내용대로 검찰 조사에서 증언해달라고 한 것 맞나?
김필승:그렇다.
검찰:김건훈은 이 문건을 주려고 가져간 게 아니라 설명하려고 가져갔다가 깜빡 두고 온 걸 증인이 챙겨갔다고 하는데?
김필승:그렇지 않다. 그것을 저에게 주어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제가 메모도 하고 그랬다.
김정훈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증인은 20년간 공연 기획 분야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다 평소 친분이 있는 차은택이 한류를 해외에 알리는 재단이 있다고 소개해서 미르재단 사업본부장으로 입사하게 된 것 맞나?
김정훈:그렇다.
검찰:증인은 미르재단에서 한류 확산과 관련해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할 줄 알고 합류했는데 대통령 순방 행사, 청와대 관련 사업만 진행되어서 불만을 느꼈나?
김정훈:그렇다. 다른 직원들도 그 분야에서 꽤 전문가들인데 재단 내 사업계획 같은 것이 전혀 진행이 되지 않았다.
검찰:미르재단은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와 2016년 1월 총괄 파트너십을 체결한다. 그리고 계약금 2억3000만원 중 1억3000만원 상당을 플레이그라운드에 지급했다. 용역 결과물 수준은 어떠했나?
김정훈:너무 부실해서 보완하라고 몇 차례나 돌려보냈다. 수준은 거의 학생들이 써도 할 수 있는 정도였다. 재단에 시급하게 필요한 주제도 아니었다.
검찰:결국 미르재단 입장에서는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대금을 쓰고 손해를 본 것 같은데?
김정훈:그렇다.
김정훈 증인에 대한 최순실 변호인의 신문
변호인:증인을 포함해 미르재단에 채용 또는 스카우트된 직원들의 수준은 어느 정도였나?
김정훈:최소 외국어 두 개 이상씩을 구사하고 그 분야에서 10년 이상 된 전문가들이었다. 차은택이 좋은 취지로 재단을 소개했고 다른 직원들도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미르에 왔다. 다들 지금 굉장히 곤란한 상태다.
변호인:최순실에게 미르재단 업무를 보고한 적 있나?
김정훈:저는 지금 여기 피고인석에 계신 분들 얼굴도 본 적이 없다.
변호인:미르에서 일하다 보니 실망스러웠다고 했지만 일년간 근무했다.
김정훈:원래는 지난해 6월에 그만두려 했다. 그때는 회사에 문제가 있어서 수습하느라 퇴직을 못했고, 이 사건 터지고 나서는 검찰에 자료를 넘겨야 할 것 같아 기다렸다가 퇴사했다.
이철용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증인은 K스포츠재단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경영지원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증인은 아버지의 권유로 부친을 통해 최순실에게 이력서를 제출하고 입사하게 된 것이 맞나?
이철용:그렇다.
검찰:최순실은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인의 아버지 이에게 기 치료를 받았다고 하는데?
이철용:네.
검찰:증인은 최순실이 더블루케이 사무실에서 K스포츠재단 업무를 지시한 걸 알고 있나?
이철용:알고 있다.
이철용 증인에 대한 최순실 변호인의 신문
변호인:최순실이 K스포츠재단에 업무 지침을 내린 건 박헌영이 가져온 사업에 한정되고 나머지 대부분의 일은 재단이 자체적으로 한 거 아닌가?
이철용:맞다. 그랬다.
변호인:전체적으로 보면 최순실은 재단이 기초적으로 잘 운영될 수 있도록 관여한 거 아닌가?
이철용:잘 돌아가도록 관리한다는 생각은 했다. 재단 이사들은 봉사정신은 있지만 재단을 먼저 생각한다거나 곤란한 상황을 감내할 만한 성향은 아니다. 그런 부분에서 통제 역할을 해주었던 걸로 생각한다. 저에게도 항상 사명감을 가지라고 말했다.
변호인:K스포츠재단 직원인 노승일, 박헌영, 강은 고영태와 한국체육대학 동문이다. 고영태가 이들을 취직시켜 자기 이익을 위해 K스포츠재단을 이용하려 했던 것 아닌가?
이철용:그런 생각은 안 해봤다. 노승일과 강은 체육에 대한 애정이 굉장히 많았지만 재단을 장악할 정도의 연륜이나 경험이 없었다. 고영태는 한두 번 만났는데 좋은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