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아줌마 사퇴하세요
- 이상원 기자
- 2017.01.02
연말 ‘셀프 수상’ 논란도 있었다. 지난 12월24일 ‘2016 대한민국 우수 국회의원 대상’을 받은 이은재 새누리당 의원이 주인공이다. 이 상을 주관한 곳 가운데 한 군데가 다름 아닌 ‘이은재 의원실’이었다. 주최 측인 한국언론사협회 대회조직위원회는 사흘 뒤 홈페이지에 “국회의원회관 대여에 힘을 써준 이은재 의원실을 주관사에 표기한 것뿐이다”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셀프 수상이 아니라면 더 아리송한 결과다. 한국언론사협회가 밝힌 심사 기준 5개 가운데 하나가 ‘법률안의 발의 현황’인데, 20대 국회 들어 이은재 의원이 이름을 올린 법안은 총 54건, 이날 함께 수상한 의원 17인 중 가장 적었다. 그럼에도 대상을 탄 것은 상임위(“사퇴하세요” 포효)와 국정감사(MS오피스 구입 논란)에서 보여준 압도적 퍼포먼스 덕일까?
2016년 마지막 사흘을 달군 것은 특검발 ‘아줌마’ 뉴스들이었다. 2013년 4~5월께 이영선 행정관은 정호성 당시 부속비서관에게 ‘주사 아줌마 들어가십니다’ ‘기 치료 아줌마 들어가십니다’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4~5차례 보냈다. 민간요법 종사자들은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법하다. 고산병을 비아그라로 치유한다는 최첨단 의료의 산실인 청와대에서도 애용하고 있었다. 박영수 특검팀은 ‘백 선생’으로 알려진 주사 아줌마의 소재 파악에 나섰다. 기 치료 아줌마의 죄질도 무겁다. ‘대통령을 주화입마에 빠트린 죄’가 우리 형법에 있는지는 모르겠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