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5팀 3파트장은 칼럼을 왜 ‘또 부탁해’?

  • 전혜원 기자
  • 2014.03.26

3월10일 재판에 검찰 수사관 4명이 증인으로 나왔다. 국정원 직원의 이메일에 첨부된 텍스트 파일에는 우파 인사들의 트윗 계정이 적혀 있었다. 심리전단이 보수 우파 인사들과 교류하는 내용도 확인되었다.

3월10일 원세훈·이종명·민병주 피고인에 대한 재판에서 검찰 수사관 4명이 증인으로 나왔다. 국정원 심리전단 안보5팀(트위터팀)의 트위터 계정을 추적한 검찰 특별수사팀 소속 디지털 담당 수사관들이다.

이번 법정 중계는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이 아무개 검찰 수사관의 증언에 집중했다. 검찰은 국정원 직원들이 벌인 다양한 정치 개입 행위를 입증하려 했고, 변호인은 트위터 계정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의 위법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 이 아무개 수사관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검)
:특별수사팀은 국정원 안보5팀 팀원인 김○○의 이메일을 압수했고, 네이버 메일에 첨부된 시큐리티 텍스트 파일 등을 발견했죠?

이 수사관(이):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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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은 시큐리티 텍스트 파일 분석을 통해 국정원 직원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370여 개 계정과 다수의 트위터 피드 계정, 트위터 활동을 한 일자·장소들도 저장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그 일자와 장소는 이미 확보한 김○○의 통화 내역, 기지국 위치와도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죠?

:예.

:그리고 시큐리티 텍스트 파일에는 트위터 피드 프로그램을 이용해 보수 우파 인사들의 트윗을 전파하기 위해 보수 우파 인사들의 트윗 계정 및 피드 자료를 기록해둔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맞나?

:맞다.

:보수 우파라는 표현이 나와서 그러는데 제목이 뭘로 돼 있나?

:‘우파 읾나’라고 돼 있다. 거기 보면 왕성한 우파 계정이 표기돼 있고, 다섯 개 우파 계정에 마지막에 ‘중요’라고 표기돼 있었다.

판사(판):인마?

:‘이’에 리을미음(받침).

:보수 우파 인사 트윗 계정 피드 주소 목록에는 이른바 십알단 활동으로 유명한 윤정훈 목사의 트윗 계정 피드 주소도 있었죠?

:그렇다. ‘정훈 윤(@JunghoonYoon)’ 계정이다.

:실제로 다수의 국정원 계정이 윤정훈 목사의 트윗을 전파한 사실도 확인됐고, 그 이후 수사 과정을 통해 국정원 계정 수십 개가 ‘십알단’을 표방해 활동한 사실도 확인됐죠?

:예.

:시큐리티 텍스트 파일을 보면 특정 국정원 직원 트윗 계정에 ‘십’이라고 표시돼 있었고, 그 직원은 ‘십’으로 표시된 계정들에 대해 자신이 사용한 계정임을 검찰 조사에서 인정했고, 트위터 사에서 제공한 그 계정의 정보를 보면 닉네임에 ‘십알단’이라고 명시돼 있었는데 맞나?

:맞다. ‘십’이라고 적힌 계정을 따라갔을 때 네임 정보가 십알단이었다. 그런 계정이 40여 개나 되었다.

:증인은 김○○의 이메일 분석을 통해, 2011년 12월1일자 및 12월6일자 박정희 텍스트 파일, 인천공항 민영화 텍스트 파일, 자유민주주의 텍스트 파일, 안철수를 의미하는 안철 텍스트 파일, 28일 밤 텍스트 파일, 당일 텍스트 파일, 판사icj, 식량안보, 비정규, 비철, 혼바 텍스트 파일 따위 제목으로 된 다수의 텍스트 파일이 있었고, 그 파일에는 김○○이 트윗 활동에 활용한 걸로 보이는 내용이 저장돼 있는 걸 확인했죠?

:그렇다. 모두 김○○ 본인이 본인에게 보낸 메일인데 그날의 이슈 및 논지가 정리돼 있었다.

:증인은 안보5팀(트위터팀) 3파트장 장○○ 이메일에서 장○○이 일반인 송○○에게 특정 인터넷 기사를 인터넷에서 확산시켜 달라고 부탁하고, 트윗 계정 목록을 알려주거나 아예 계정을 만들어서 그 계정의 스크린네임, 패스워드 등을 전달해준 이메일 내용을 확인한 사실이 있죠?

:그렇다. 트윗덱 사용법 그런 것까지.

:장○○이 송○○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하루에 최소한 30건 이상의 트윗 글을 올리되 특정 시간에 집중되지 않게 분산해서 올리라는 내용도 있었고, 계정을 보내주면서 조장과 팀원들에게 할당하라는 내용도 있었는데 맞나?

:맞다.

:당시 수사팀은 이메일 내용에 따라 장○○은 2009년 1월20일 이전부터 일반인인 송○○를 조력자로 활용했다고 파악한 것인가?

:맞다. 그렇게 의심했다.

:장○○이 2009년 4월22일 특정 인터넷 언론사의 국장에게 특정 내용의 칼럼을 실어달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는데 알고 있나?

:알고 있다. 그 이메일 제목은 ‘또 부탁드립니다’였다.

:장○○은 이메일에서 수차례에 걸쳐서 송○○에게 선물 명단을 보내주면서 해당 명단에 있는 사람들에게 선물을 보내달라는 취지로 이메일을 보낸 것을 확인했는데 맞나?

:맞다.

:그 선물 명단에는 특정 인터넷 언론사의 국장뿐 아니라 여러 명의 보수 우파 성향의 언론사 간부들과 특정 연구소 연구원 등 언론 등을 통해 보수 우파 쪽의 입장을 대변하는 인사들 명단이 주소·전화번호 등과 함께 기재돼 있었죠?

:그렇다.

:증인은 압수된 다른 국정원 직원의 이메일 분석, 통화 내역 분석을 통해서도 국정원 심리전단에서 소위 보수 우파 인사나 단체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누며 교류하는 내용들을 확인한 사실이 있죠?

:다른 팀…?

:안보팀(심리전단)도 있고 다른 팀도 그렇고. 통화 내역이나 이메일을 통해서 그런 내용을 확인한 사실이 있죠?

:예.

 이 아무개 수사관에 대한 변호인 신문

변호사(변)
:증인이 빅데이터 업체에 트윗 글을 임의제출 해달라고 요청했나?

:제가 한 건 아니고 팀원이 했다.

:당시 수사팀 내에서 이러한 트윗 글은 임의제출로 받아서는 안 되고 압수 수색영장을 받아 집행해야 한다는 논의는 없었나?

:분석에 대해서는 제가 잘 답변할 수 있는데….

:(검찰이 제공한 수사기록 중 법원 기각 사유 부분을 보여주며) 여기 보면 당시 검찰이 988개 동일한 아이디를 쓰는 가입자 정보를 포털 3사를 대상으로 청구했는데, 법원에서 “압수 대상에 전제된 계정이 본건 범죄혐의 사실과 구체적 관련성이 있음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고, 또 압수 수색 대상도 지나치게 광범위하며, 다분히 탐색적으로 보이는 점” 등을 들어 기각 사유를 밝혔는데 기억하나?

:기억한다.

:빅데이터 업체를 상대로 70개 키워드를 포함한 트윗 글 전부를 압수 수색하겠다는 영장은 기각될 게 뻔하기 때문에 ㅇ사로부터 임의제출 받았던 것 아닌가?

:수사 초반에는 단서가 많이 부족했다.

:검사 신문 중 십알단 관련해서 질문이 나왔는데 확인된 계정이 십알단에서 쓰는 계정인지, 이걸 십알단 수사기록을 열람하고 확보해서 서로 크로스체킹을 한 적이 있나?

:기록에서 계정 정보를….

:윤정훈 목사 기소된 기록에서 계정을 발췌해서 비교해봤나?

:예.

:그럼 지금 문제 되는 시큐리티 텍스트 파일에 있는 계정과 그 계정 중에 일치하는 계정이 있었나?

:없었다.

:하나도 없었나?

:그렇다.

:아까 변호인이 신문한 내용 중에서 국정원 직원이 사용했을 것으로 본 유력 계정들을 특정하고, 유력 계정에 대해서 동일한 아이디로 포털에도 있는지 영장 신청을 했다가 법원에서 기각됐다. 변호인께서 영장이 기각되니까 ㅇ사에 임의제출 방식으로 자료를 달라고 한 것이 아니냐 이런 취지로 물었는데 , 우리가 필요한 부분을 보강해서 영장을 받아서 계속 수사했던 것 맞죠?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