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피의자가 된 남자

  • 차형석·임지영 기자
  • 2013.07.09
암초도 ‘대형 암초’다. “문화 권력이면 이렇게 당하겠습니까”라는 반문이 나올 정도로 CJ에 대한 검찰 수사의 강도가 높다. 그 어떤 대기업 수사보다도 관련 보도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재현 회장의 소환에 즈음해 CJ그룹 홍보 임원들이 지주사에 집결하는 등 CJ 쪽도 대응에 나섰다. 이재현 회장의 부재 이후 그룹 경영 체제가 어떻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대책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이미경 부회장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

CJ의 문화산업과 관련해서는 ‘이미경 부회장의 작품’이라는 말이 많았다. 이 부회장은 어려서부터 할아버지인 이병철 회장과 동양방송, 동양라디오 방송국의 촬영장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미국 유학 시절 여러 편의 영화를 골라 볼 수 있는 멀티플렉스를 보고 무척 놀랐다고 한다. 스티븐 스필버그, 음악 프로듀서 퀸시 존스 등 해외 인맥도 탄탄하다. 서울 상암동 CJ E&M 본사에서 열린 이 부회장의 생일잔치에는 가수 비·서인영, 배우 이병헌·정우성 등 국내 톱스타 30여 명이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문화계의 큰손’으로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얘기다.

문화계 인사들은 CJ의 문화계 영향력은 검찰 수사 이후에도 여전하리라 본다. 영화나 공연은 2~3년 준비 기간을 거쳐 결실을 보는 구조라  당장 영향력이 축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그룹 전반으로 보면 몇 가지 난점이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이미경 부회장은 엔터테인먼트 말고는 경영 경험이 없고 CJ E&M 지분 0.15%만 갖고 있을 뿐 지주사 지분은 없다. 또 ‘이미경 부회장은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많아 콘텐츠 제작이나 투자에 주로 관여했고, 기업 전반의 경영 전략은 이재현 회장이 챙겼다’는 말도 있다. 검찰 수사 이후의 CJ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