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재 보고 있으면 웃다가 서늘해지네 임지영 기자 ‘한국판 〈어벤져스〉’라 부르기에는 지나치게 단출하다. 마포대교 전투신은 고사하고 월세 밀린 자취방과 편의점이 주 무대다. 평소 말을 더듬거나 주눅 들어 있어 그렇지 초능력자의 이야기라는 점은 닮았다. 스물다섯 살 복학생과 동갑내기 두 명에게 어느 날 새로운 능력이 생긴다. 과거로 돌아가거나 동물의 말소리를 알아듣거나 갑자기 전혀 다른 외모와 인격의 남자가 단언컨대, ‘홍대 최대’의 음악축제 시사IN 편집국 잔다리는 서울 서교동에 있었던 작은 다리의 옛 이름이다. ‘문화계 전반의 작은 다리들’을 상징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 ‘작은 다리들’이 모여 음악 축제를 연다. 홍대 앞 인디 뮤지션이 원하는 공연을 직접 기획해 무대에 올리는 잔다리 페스티벌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열린다.참가팀 수가 엄청나다. 국내외 아티스트 340여 팀이 100여 개의 무대에 오른다. 달빛요정, 꿈을 부른다 차형석·임지영 기자 음반 〈너클볼 콤플렉스〉 오랜만에 듣는 반가운 목소리다. 2010년 세상을 떠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진원)의 미발표 곡을 모은 앨범 〈너클볼 콤플렉스〉가 발매됐다. 타이틀곡은 원주고 야구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굿바이 홈런〉의 삽입곡 ‘너클볼 콤플렉스’. 앨범 표지도 야구공이다. 수록곡 ‘친구’는 달빛요정의 마지막 작품이다. 이 곡의 녹음을 앞두고 세상 B급 좌판 차형석·임지영 기자 스즈키 쓰네키치 내한 공연아주 담백한 위로의 노래이런 식당이 있었으면 좋겠다. 심야식당. 고단한 삶과 지친 일상. 고민을 가진 이들이 하나둘 찾는다. 손님이 원하는 음식을 만들어 내놓는다. 사람들은 소박하지만 정성이 담긴 음식으로 위로받는다. 자정부터 아침까지 운영되는 심야식당에서 피어나는 작고 소소한 이야기들은 따뜻하고 여운을 남긴다. 만화 비주류 DNA를 만나다 고재열 기자 공연을 마치고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술을 마시기 전에 공연을 하는, 홍대 앞 인디 뮤지션 멤버들과 잘 어울리는 대중음악 평론가가 여럿 있다. 밴드 멤버들의 여자 친구가 누구로 바뀌었는지, 요절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이진원씨의 형편이 얼마나 어려웠는지 속속들이 알고서 그들의 삶을 음악과 버무려 소개하곤 했다.대중음악 평론가 차우진씨(사진)도 그렇다. 인생에 진한 상처 하나 정도는 있어야 인정받는, 비주류 DNA가 유독 사랑받는 그 무리에 그도 깊숙이 침잠해 그들의 노래와 삶을 들었다. 스스로를 ‘지잡대(지방 비명문대)’ 출신이라 '잠수함의 토끼' 최고은씨 박권일 (〈88만원 세대〉 공저자) 서른두 살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씨가 홀로 빈곤과 병마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났다. 이웃집 문에 붙여놓은 마지막 메시지는 ‘창피하지만 남은 밥과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주세요’였다. 많은 이들이 가난한 예술가의 비극에 놀라고 슬퍼했다. 그녀의 동료들은 이 죽음을 사회적 타살로 규정했다. 영화 스태프들의 열악한 처우에 대한 이야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 마지막 남긴 글 시사IN 편집국 〈미국 민중사〉를 만든 목소리들하워드 진·앤서니 아노브 엮음/황혜성 옮김/이후 펴냄1월27일은 하워드 진이 사망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행동이 필요했을 때, 사람들은 늘 그가 앞장서리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하워드 진은 언제나 행동의 전범이자 믿음직한 안내자였다”라는 노엄 촘스키의 말처럼 그는 ‘미국의 양심’이었고 ‘행동하는 지식인’의 표상이었다.200만 부 이상 팔린 그의 대표작 〈미국 민중사〉는 미국 고등학교와 대학의 역사 교과서로도 쓰인다. 그는 〈미국 민중사〉를 통해 엘리트와 지배층의 시각에서 정리된 역사를 넘어 소리바다, ‘만악’의 근원일까? 고건혁 (붕가붕가레코드 대표) ‘달빛요정 역전만루홈런’이라 불리던 이진원의 죽음은 다소 갑작스러운 디지털 음원 분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더 근본적인 부분인 스트리밍·패키지 다운로드 기반의 헐값 판매를 비껴간 채 수익 분배율로 향한 논란은 싸이월드와 SK커뮤니케이션즈-아이러니하게도 정작 그들은 배경음악이라는 새로운 수익 모델로 아티스트들한테 상당한 돈을 벌어다주고 있는데-를 만악(萬惡)의 근원으로 소환하고 말았다. ‘인디생협’이 제2 달빛요정 막을까 김경희 인턴 기자 “인디 음악은 실종 아동이다. 우리에게 잊힌 존재였다.” 1월9일 홍대 앞 상상마당에서 열린 ‘한국 인디 음악의 미래는 있는가?’ 토론회에서 최문순 민주당 의원이 한 말이다. 지난해 말, 실종 아동을 되찾으려는 움직임이 일게 한 사건이 있었다. 2010년 11월6일 ‘달빛요정 역전만루홈런’(달빛요정) 이진원씨가 생활고에 시달리다 뇌출혈로 사망했다. 고 이진 다산과 아암의 길 ‘백련사 템플스테이’ 고재열·장일호 기자 연극〈마당을 나온 암탉〉연극과 체험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온 극단 민들레가 황선미 작가의 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을 연극 무대로 옮겼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양계장에서 알만 낳던 암탉 ‘잎싹’이 꿈과 자유를 찾아나서는 여정을 그렸다. 잎싹은 알을 품어 병아리를 보기 위해 닭장을 탈출한다. 지금 한국의 20대는 ‘찌질한 루저’ 임지영 기자 “청춘이고 나발이고, 나는 그저 백수 찌질이 빚꾸러기다.” 스무 살 엠건이 말했다. 전국에서 모인 300여 명의 활동가들이 잠시 할 말을 잊었다. 지난 10월 ‘2010 전국 시민·환경운동가 대회’에 참석한 청소년 인권운동가 엠건은 ‘안티 청춘’을 선언했다. 5분짜리 파워포인트(ppt) 파일로 된 발표문에는 ‘젊음, 도전, 패기’ 따위로 포장된 청춘이 허상이라고 적혀 있었다. 라면 먹고 살아도 ‘나의 노래’는 당당해 장일호 기자 “음악은 내가 좋아서 하지만 내 생계 수단이잖아요. 나는 그나마 행복한 게,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서 좀 버니까 다행이죠. 직장 생활을 9개월인가 했는데 ‘아, 이게 뭐야’ 그러면서… 가난하게라도 음악하는 게 제일 재미있는 것 같고.”(웹진 〈음악취향 Y〉 2010년 4월2일, ‘달빛요정 역전만루홈런’ 인터뷰 중)‘달빛요정’ 이진원씨가 영원 불편하고 어색한 추모와 ‘야단법석’ 서정민갑 (대중음악 의견가) 돌이켜보면 그가 2003년에 내놓은 첫 번째 앨범 〈Inflied Fly〉의 수록곡 ‘절룩거리네’와 ‘스끼다시 내 인생’은 기발한 그의 예명과 어울려 얼마나 신선했던가. 솔직하고 유머 감각이 넘치는 데다 입에 쫙쫙 달라붙는 가사, 가슴에 담아둔 말을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서 터트리듯 노래하는 창법, 그리고 한 번만 들어도 금세 따라 부를 수 있는 멜로디는 시사IN 제166호 - 세계 자본주의 서울에서 길을 잃다 시사IN 편집국 • 편집국장의 편지[여기는 시사모]• 독자위원 리뷰• 퀴즈in• 핫라인• 말말말• 와글와글 인터넷• 김경수의 시사터치• 포토in[특집①] 봉은사 직영화 논란'죽비' 거두고 초심으로 돌아가다이명박 정부를 향해 거침없이 일갈하던 명진 스님이 끝내 봉은사를 떠났다. 봉은사를 둘러싼 갈등도 막을 내렸다. 봉은사가 병드는 사이 불교 폄훼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 진화 스님, 신도들 걱정 진화할까• 봉은사 직영화에 숨어 있는 함수[정치]민생 예산 떼어서 4대강에 '풍덩'정창수 좋은예산센터 부소장과 2011년 예산을 들여다봤더니 가관이었다. 교 “나는 개, 너는 쥐” 달빛요정 스러지다 장일호 ‘달빛요정’이 누워 있는 관 위로 그의 손때 묻은 기타도 함께 누웠다. 바람은 스산했다. “진원아, 가지마. 미안해”라고 한 지인이 울부짖었다. 숨죽여 훌쩍이던 가족‧지인의 울음 소리가 점차 커졌다. 11월8일 오전12시 원맨밴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이진원씨의 장례식 발인이 서울 여의도 영등포구 여의도 영상 프로젝트 [저수지의 개들] 변진경 기자 생명의 강을 위한 영상 프로젝트 ‘저수지의 개들’강을 막으면 물이 고인다. 그렇게 저수지가 된 곳엔 ‘개’가 쌓인다. ‘개’는 강에 쌓여갈 오염물질이기도 하고, 강에 가해지는 거대한 삽질 자체를 가리키기도 하며, 완성된 저수지와 함께 살아야할 우리 자신을 말하기도 한다.쿠앤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제목과 같은 ‘저수지의 개들’이라는 슬픈 제목은 그것들을 막기 위한 영상 프로젝트의 이름이다. 독립영화를 만드는 최진성 감독이 4대강 사업이 벌어지는 한강과 금강, 영산강, 낙동강을 찾아가 콘서트 릴레이 형식의 로드 무비 혹은 음악 다큐멘 “당신의 꿈 어떤 방에 두고 왔나요?” 변진경 기자 소설가 김애란씨의 단편소설 〈노크하지 않는 집〉에서, 시골의 부모님께 송금받은 월 20만원으로 고시원 ‘1번 방’에 사는 휴학생 주인공은 이렇게 말한다. “졸업을 하고 형편이 나아지면 나는 이곳보다 더 좋은 곳으로 옮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지금 이곳을 벗어나기 위해 이곳에 있는 것이다.” 문학작품 속에서 방은 젊은이에게 ‘유예의 공간’이다. 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