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농단 피고인들의 ‘슬기로운’ 감방 생활? 새창
-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구치소에서도 은둔자로 알려져 있다. 500일이 넘는 구치소 수감 생활을 하면서 ‘외부인 접견 0회’다. 미결수에게 허용된 일반접견(하루 10분)과 장소변경접견(일종의 특별면회로 하루 30분)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청와대에서 그랬듯 아무도 만나지 않고 홀로 생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박 전 대통령은 구속 기간 525일(9월6일 기준) 중 258번 변호사를 만났다. 주말·공휴일 등 변호인 접견이 금지된 날을 빼면 355일 중 258번이다. 사흘에 두 번 이상 변호사를 만난 셈이다. 지난...
- 김은지 기자 2018-09-21
- 국회로 이어진 ‘비동의간음죄’ 논란 새창
- ‘미투 운동’의 출발점은 사법 불신이었다. 여론의 호응을 얻게 된 이 운동은 자연히 제도 개혁을 요구했다. 성범죄 형량을 늘리거나 수사·재판 절차를 피해자 중심으로 개선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8월14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뒤, 더 근본적으로 접근하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비동의간음죄’를 신설해 피해자의 동의에 반한 성관계를 모두 처벌하는 것이다. 일견 간단해 보이는 이 제언은 사실 ‘강간’이라는 개념 자체를 흔들 파괴력이 있다. 현행 강간죄의 논란 지점부터 보자. 법 조문상 강간죄 성립은 ...
- 이상원 기자 2018-09-18
- 쌍용차 해고 10년 그들이 들려준 대답 새창
- 햇수로 10년이다. 2009년 쌍용차 대규모 정리해고 이후 해고 당사자의 경험과 건강에 대해서는 몇 차례 논의됐다.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고도 한국 사회는 제대로 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복직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한국 사회가 놓친 부분도 있다. 해고 이후 서른 명으로 늘어난 쌍용차 희생자 명단에는 해고 노동자만 있지 않았다. 해고자 가족의 삶이 그 명단 사이사이에 숨어 있다. 9월6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당신과 당신 가족은 이런 해고를 받아들일 수 있나요’라...
- 장일호 기자 2018-09-18
- “우리 집 금기어는 여전히 ‘쌍용차’다” 새창
- 첫째 내린이 태어난 2003년 1월9일, 고동민씨는 쌍용차 입사 통보를 받았다. 온 가족이 입을 모아 ‘겹경사’라고 했다. 고씨가 쌍용차 대전 연수원에서 교육받는 동안, 아내 이정아씨는 인천에서 내린을 돌보며 이사를 준비했다. 부산에서 인천으로, 다시 평택으로. 어쩌면 그곳에서라면 더는 떠나지 않고 뿌리내려 살 수 있을지도 몰랐다. ‘방을 구했으니 보러 오라’는 고씨의 말에 내린을 업고 난생처음 평택에 가면서도 낯선 줄 몰랐다. 도착한 곳은 전세 1200만원짜리 소형 빌라였다. 고씨는 그곳에서 입사 동기라는 사람들과 함께 이씨...
- 장일호 기자 2018-09-18
- MB의 최후진술 “국민 위해 기도하겠다” 새창
- ■ 8월30일 이명박 횡령·뇌물 등 23회 공판 지난 공판에 이어 검찰과 피고인 측이 주장을 다투는 쟁점 정리가 계속됐다. 검찰은 이명박 피고인을 제외한 관련자 대부분이 공직 임명 대가 등으로 금품을 주고받은 사실을 인정한 점을 강조했다. 판사:2회차 변론 시작하겠다. 검찰:금융기관장 인사(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와 비례대표 국회의원 공천(김소남 전 의원)에 대통령이 직접 관여해서 기소된 것은 이 사건이 최초이다(이 피고인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22억여 원),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4억원),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
- 김연희 기자 2018-09-16
- 이만우 전 새누리 의원 강간미수 혐의 1심 집행유예 새창
- 이만우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강간미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 전 의원은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였다. 제19대 국회(2012~2016년) 비례대표 10번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당시 유력 대선 주자였던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비례대표 11번에 배치됐다. 이 전 의원은 강간치상·강제추행·감금 등의 혐의로 지난 3월 구속 기소됐다. 7월27일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형사1부(재판장 김유성)는 강간미수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검찰이 기소한 강제추행·감금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 김은지 기자 2018-09-16
- 전국 ‘빈집 증가율’ 1위가 이 도시라니 새창
- 최예린 기자 2018-09-15
- 다시 불붙은 원격의료 논란 새창
- “도서·벽지에 있어 의료 혜택을 받기 어려운 환자를 원격의료 하는 것은 선한 기능이다. 지나치게 의료민영화로 가지 않고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원격진료도 가능하다.” 지난 8월16일 여야 원내대표와 회동한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 말이다. 원론적인 언급쯤으로 보일 수도 있는 이 발언이 의료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현재 허용된 원격의료는 의료인 사이의 행위뿐이다. 의료법은 원격의료가 ‘의료인이 컴퓨터 등 정보통신기술을 써서 먼 곳에 있는 의료인에게 의료지식·기술을 지원하는 행위’라고 규정한다. 가령 대학병원에서 ...
- 이상원 기자 2018-09-12
- “내 손으로 안두희를 응징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새창
-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의 한 오래된 아파트에 택시 운전기사 박기서씨(71)가 살고 있다. 박씨는 35년 전 이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한 번도 이사한 적 없이 부인과 세 자녀를 키우며 가정을 꾸려왔다. 운전을 천직으로 삼아 트럭 및 버스 운전기사 20년, 택시 운전기사 15년을 합쳐 35년 동안 ‘무사고’ 외길을 걷고 있다. 겉보기에 평범한 소시민의 삶을 살아왔다. 정의감만은 남달랐다. 1996년 10월23일 박씨는 운전대 대신 ‘정의봉’을 잡았다. 그는 이날 정의봉을 들고 안두희를 찾아갔다. 육군 포병 소위이자 주한 미군 방첩대...
- 정희상 기자 2018-09-10
- 전 다스 사장 “MB, 자산 취득 자기 명의로 안 한다” 새창
- ■ 8월28일 이명박 횡령·뇌물 등 22차 공판 이명박 피고인 재판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지난 공판까지 16개 혐의에 대한 증거조사를 모두 마쳤다. 이제 검찰과 변호인은 서로의 주장을 다투는 쟁점 정리를 한다. 이날 다스 관련 혐의를 두고 부딪쳤다. 변호인은 5시간에 걸쳐 다스 실소유주는 이명박 피고인이 아니며 다스 비자금 조성·조세 포탈·직권남용 혐의도 이 피고인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재오 전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재판을 방청했다. 이명박 피고인은 법정을 나가며 이들과 악수했다. 김 전 도지사는 이 피고인...
- 김연희 기자 2018-09-09
- 고령 인구와 유소년 인구, 어느 쪽이 많을까? 새창
- 최예린 기자 2018-09-07
- ‘무릎 꿇고 호소’ 그 이후… 새창
- 서울에 특수학교 두 곳이 추가된다. 8월6일 서울 서초구 나래학교, 8월7일 서울 강서구 서진학교가 공사를 시작했다. 특히 주민 반대가 극심했던 서진학교 공사 예정지를 7월31일 찾았다. 공사 현장 맞은편인 강서한강자이 아파트 도로변에는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줄지어 붙어 있었다. “특수학교 하나 없는 너희 동네부터 먼저 설립하라!” 지난 3월부터 주민 카드 없이는 아파트 단지에 출입할 수 없도록 일부 출입구에 자동문 펜스가 설치되었다. 이은자 전 서울장애인부모회 부대표는 서진학교 설립을 위해 2013년부터 활동해왔...
- 전범진 인턴 기자 2018-09-06
- 지금 여기에 필요한 노동 프로파일러 새창
-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지나가던 시민이 건네는 말이면 감사한 일이지만 천막 농성장으로 찾아온 노동부 관료의 첫 질문이 이렇다면 정말이지 곤란하다. 그래서 되물었다. “가지고 있는 자료 먼저 보여줄 수 있나요. 어떤 자료가 축적되었는지 말이에요. 적어도 몇 년간의 언론 스크랩 정도는 있겠죠?” “저… 그게. 먼저 어떤 것이 필요한지 말씀해주셔야 저희가….” 대개 대화는 이런 식이다. 여기에 한두 마디 더 섞인다. “제가 이 일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요. 죄송합니다.” 면전에 대고 죄송하다는데 화를 내기도 어렵지만 반복되는...
-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전 기획실장) 2018-09-06
- 한 줄 몰이만 안 해도 된다면 새창
- 톱으로 죽을지, 권총으로 죽을지 선택하라면 권총이다. 의식이 있는 채로 서서히 죽는 것은 누구나 두렵다. 국내법은 도축 전에 우선 도체를 기절시키도록 정하고 있다. 이상적으로는 돼지가 ‘죽는 줄도 모르고 죽어야’ 한다. 현실적으로는 ‘곱게 기절이나 하면 다행’이다. 돼지를 취급하는 국내 71개 도축장 대부분은 기절에 전기를 이용한다(전살법). 전기 기절기는 한 줄로 돼지를 처리한다. 사회성 강한 돼지는 한 줄로 서는 것을 싫어한다. 발길질과 전기 충격기가 동원된다. 사용 전압도 논란거리다. 400V 이상 고전압 전살법이 가장 ...
- 장용준 인턴 기자 2018-09-06
- [옥자]의 살풍경 벗어나기 위하여 새창
- 지난 3월 충남 서산의 한 도축장에서 네 살배기 암소가 사람을 들이받고 달아났다. 도축업자 등 두 명이 다치고, 한 명은 숨졌다. 달아난 소는 여섯 시간 뒤 도축장에서 1.5㎞나 떨어진 야산에서 발견됐다. 마취 총을 맞고 잡힌 소는 그날 바로 도축됐다. 가축의 ‘마지막 날’은 참혹하다. 평생 좁은 우리에서 갇혀 살던 소·돼지·닭은 어느 날 영문도 모른 채 낯선 트럭에 올라탄다. 가축에게 트럭은 그 자체로 공포다. 더럽고 차가운 바닥, 차량 진동, 눈높이로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 등이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을 ...
- 이오성 기자·장용준 인턴 기자 2018-09-06
- 학교 이름만 있고 7년째 부지가 없네 새창
- 한 엄마가 무릎을 꿇었다. 다른 엄마가, 또 다른 엄마가 줄지어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 9월5일 서울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 교육감-주민 토론회’에서 장애 아이를 둔 엄마들이 특수학교를 짓게 해달라며,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호소했다. 장애인들이 처한 교육 환경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지난해 이낙연 국무총리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부끄러움을 일깨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8월7일 그 강서구 특수학교가 우여곡절 끝에 첫 삽을 떴다(오른쪽 상자 기사 참조). 특수학교는 여전히 부족하다. 김정숙씨와 발달장애인 아들 전...
- 전범진 인턴 기자 2018-09-05
- JTBC PLUS, 직원 출산휴가 11일 만에 자리 교체 새창
- 지난 8월16일 서울 강남구 ‘제이티비씨플러스(JTBC PLUS)’ 사내 곳곳에 ‘질문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제이티비씨플러스는 2015년 6월 설립된 JTBC 계열사다. 제이티비씨플러스 직원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회사가 발행하던 잡지 8개(여성중앙, 인스타일, 쎄씨, 헤렌, 코스모폴리탄, 엘르, 에스콰이어, 바자) 가운데 4개(여성중앙, 인스타일, 쎄씨, 헤렌)가 차례로 사라졌다며 “회사는 어떤 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폐간을 통보했다”라고 비판했다. 대자보 작성자는 “JTBC 뉴스가 정의를 말할 때, JTBC ...
- 전혜원 기자 2018-09-05
-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한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 새창
- ‘보다 나은 교육을 위한 공정한 첫걸음.’ 8월17일 교육부가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 방안 및 고교교육 혁신 방안을 발표하며 내건 캐치프레이즈다. ‘공정’에 강조색이 쓰였다. 공정성을 내건 이번 대입 개편 방안의 골자는 수능 확대다. 교육부는 정시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을 30% 이상으로 확대하도록 대학에 권고했다. 국어·수학·탐구 과목 상대평가, 영어·한국사 과목 절대평가 체제는 종전대로 유지했다. 수능 선택과목 수를 늘렸고 수시 전형 시 수능 최저학력 기준 활용은 대학 자율에 맡겼다. 이 결정은 지난 8월3일 발표된...
- 변진경 기자 2018-09-05
- 택배 상자에 숨겨진 우리 시대의 노동 새창
- 새벽 3시35분 사진 한 장과 함께 장문의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03시34분55초, 고객님이 주문하신 신선한 상품을 집 앞에 배달하였습니다.” 지난밤 10시께 퇴근길에 텅 빈 냉장고를 떠올리며 주문한 식재료였다. 그 덕분에 아침 식사 걱정을 덜었다. 이 업체뿐만 아니라 다른 온라인 커머스 업체의 배송 속도도 별반 다르지 않다. 생수와 세제가, 라면과 햇반이 빠르면 반나절 만에 현관문 앞에 놓인다. 소셜 커머스 업체 쿠팡이 2014년 도입한 ‘로켓 배송’을 시작으로 이제는 익일 배송을 넘어 오전에 주문하면 오후에 받는 ‘신...
- 장일호 기자 2018-09-03
- 택배 물류센터 ‘알바생’의 황망한 죽음 새창
- 김기명씨(55·가명) 부부는 맞벌이를 하며 사내아이 둘을 키웠다. 풍족하지는 않아도, 남부러울 것 없는 중산층 가정이었다. 형제는 아버지를 닮아 키가 컸다. 특히 스물두 살 막내는 붙임성 좋고 애교도 많았다. 대전에 있는 국립대 전기공학과에 진학한 막내는 훗날 한전에 들어가서 일하고 싶어 했다. 일찌감치 군대를 다녀와 9월 복학을 앞두고 있었다. 김씨 부부는 두 달 전 전역한 막내아들에게 굳이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엄마 아빠가 열심히 노력해온 만큼 그 정도 여유는 만들었다고 자부했다. 자식들이 돈에 대한 부...
- 대전·청주/ 김동인 기자 2018-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