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 호칭 어색하지만 잊히지 않으려면 강릉·이상원 기자 5월1일 노동절은 김선희씨 가족에게 기일이다. 지난해 5월1일 김씨의 남편인 건설노동자 양회동씨가 몸에 불을 붙였다. 경찰이 양씨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지 일주일 만이었다. 건설사에 조합원 채용 등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공갈·업무방해를 했다는 혐의를 뒀다. 보름 뒤 〈조선일보〉는 ‘분신 현장의 건설노조 간부가 양씨를 막지 않았다’는 기사를 냈다.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 보도를 인용해 의혹을 증폭시키면서 사건은 일파만파 커졌다. 올해 3월 경찰은 해당 노조 간부를 불송치(각하)했다. 자살 방조 혐의가 없다고 본 것이다.양회 ‘비비’를 사랑하는 바이든이 치를 대가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최근 이란이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을 폭격한 이스라엘에 대해 300기 이상의 무인기와 미사일을 발사했다. 중동이 일촉즉발의 확전 위기에 빠졌지만 두 나라 모두 확전을 자제하면서 일단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특히 최대 군사 지원국이자 맹방인 미국의 말을 잘 듣지 않던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이하 직함 생략)가 이번에는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7개월째 접어든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전쟁 양상에 따라 네타냐후는 언제든 돌변할 수 있다.이란이 4월13일(현지 시각)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한 직후 미국은 곧바 시신 수습 자루를 내거는 마음 나경희 기자 붉은 글씨로 ‘HOW MANY MORE?(얼마나 더 많이?)’라고 적힌 천은 임시로 시신을 수습할 때 쓰이는 자루다. 4월23일(현지 시각) 미국 테네시주 하원에서 공화당 의원들의 주도로 교사들이 교내에서 총을 지닐 수 있도록 허용한 법안이 통과되자, 총기 규제를 바라는 시민들과 활동가들은 고함을 지르며 팻말을 들어 항의했다. 그들의 문구로 설명을 대신한다.DON’T FIGHT FIRE WITH FIRE.(총을 총으로 막지 마라)TEACHERS NEED SUPPLIES, NOT GUNS.(선생님은 총이 아니라 지지가 필요하다)1 Y 재일조선인 시인은 왜 4·3의 ‘승화’를 반대하나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일본 도쿄(4월20일)와 오사카(4월21일)에서 제주4·3 76주년 추도식이 열렸다. 올해 도쿄의 추도식은 재일조선인 시인 김시종의 강연과 현기영의 4·3 소설 〈순이 삼촌〉을 오페라로 창작한 ‘순이 삼촌’의 갈라 콘서트로 구성되었다. 그의 시 〈웃다〉 낭송으로 추도식이 시작됐다.‘기억에는 기억을 멀어지게 만드는/ 기억이 있다./ 긴 세월 동안 뒤섞이고 쌓여서/ 그 순간 순간이 또 다른 장면으로/ 변하기도 해서/ 잠들 수 없는 밤의 모처럼의 잠을/ 방해하고 만다./ 돌이켜보면 다시금 똑같은/ 쫓기다 숨던 공포에 떠는 꿈이다(〈웃다〉 재난의 공동체 무정과 동정을 넘어 조형근 (동네 사회학자) 정조 1년(1777년) 초여름 가뭄이 심했다. 정조의 일기 〈일성록〉 5월15일자에 가뭄 이야기가 나온다. 왕이 말했다. “어제는 비가 올 듯한 기미가 매우 다분했는데 끝내 비가 내리지 않았으니 너무도 안타깝다. (중략) 천시(遷市, 시장 옮기기)는 몇 차에 행하는가?” 예조판서 홍낙성이 대답했다. “11차에 행한다고 합니다.” 왕이 한탄했다. “선조(先朝)께서 늘 중대하고 어려운 일로 생각하여 거행하지 않았었다.”농경사회에서 가뭄은 심각한 위기였다. 통치의 기초가 흔들리는 재난이 될 수도 있었다. 뭐라도 해야 했다. 천시 또는 사 쥰 : PART 2 굽시니스트 스파이와 영화감독 하는 일은 비슷하다 임지영 기자 사춘기 시절 박찬욱 감독은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를 읽고 반했다. 이 책은 1963년 영국의 첩보 소설가 존 르 카레가 쓴 소설로 냉전시대 이중 스파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거대한 거짓말’을 창조하고, 그 거짓말을 ‘진짜’로 만들기 위해 치밀하게 설계하는 스파이의 모습에 매료되었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대립하는 가운데, 거기 어딘가에서 톱니바퀴로 종사하던 한 개인이 비극적으로 파멸한다는 이야기에 깊숙이 빠졌다.왜 그렇게 빠져들었는지 설명하기 어려웠는데 지금 와서 보니 스파이 소설을 좋아하는 성향과 자신을 영화감독으로 새를 찾아보세요 당신의 아파트에서 김연희 기자 아파트는 삭막한 도시의 상징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자연이 꿈틀대는 탐험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새를 관찰하는 탐조인(探鳥人)들에게 그렇다. 인공화된 도시에서 아파트 단지는 작은 숲 구실을 한다. 그곳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며 살아간다. 아파트는 인간만의 보금자리가 아니다.경기도 수원시에 있는 ‘탐조책방’은 국내 1호 탐조 전문 독립서점이다(제823호 ‘새 관찰이 처음이라면 탐조책방을 찾자’ 기사 참조). 2021년 4월 문을 열었다. 책방 주인이자 생태 문화기획자로 활동하는 박 걸그룹의 가창력 논란 가수의 조건을 묻다 김윤하 (대중음악 평론가) 과장을 조금 보태 가수와 라이브라는 단어를 21세기 들어 가장 많이 들은 지난 몇 주였다. 도화선이 된 건 4월13일 미국 인디오 사막에서 열린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Coachella Valley Music and Arts Festival)’ 무대에 선 그룹 르세라핌이었다. 데뷔 2년이 채 되지 않은 그룹으로는 이례적으로 코첼라라는 대형 음악 페스티벌에 초대된 이들은 설렘과 흥분을 감추지 못한 모습으로 몸을 내던지듯 무대에 등장했다. 대표곡 ‘안티프래자일(ANTIFRAGILE)’ ‘피어리스(FEARLESS)’ ‘더 소멸해가는 싸움을 계속하는 사람들 김이경 (작가) 제주 동백동산은 세상의 소란 속에서도 고요하다. 하늘을 가린 울창한 나무 사이를 걷는다. 다리가 무거워질 즈음 걸음을 멈춘다. 발아래, 굵은 철망이 아니었다면 모르고 지나쳤을, 컴컴한 구멍을 바라본다. 도틀굴이다. 70여 년이 흘렀어도 생생한 공포. 저 구멍으로 들어갈 때의 심정을, 굴속에서 귀를 세우고 하루 한시를 천년처럼 보냈을 사람들을 떠올린다. 그 끝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이후 시간을 생각한다. 사람이 감당하기 힘든 일을 겪고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는가.예전엔 싸움을 택한 이들의 시간을 생각했다. 그 치열함을 거울 삼아 살았다.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단박에 한국사: 근대편심용환 지음, 방상호 그림, 북플랫 펴냄“조선은 독립할 수 있었다.” 흥선대원군의 개혁은 성공인가, 실패인가? 안중근은 왜 이토 히로부미를 쏘았을까? 3·1운동은 약소민족의 단순한 몸부림에 그쳤던 것일까. 무엇보다 19세기 말~20세기 초의 상황에서 조선은 근대화된 독립국가로 나아갈 잠재력을 갖고 있었을까? ‘역사 커뮤니케이터’ 심용환이 흥선대원군 집권 시기부터 일제강점기, 치열했던 독립투쟁사, 해방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근대사를 마치 소설 한 편처럼 박진감 있는 문체로 정리했다. ‘한국의 근대사’를 다룬 책이지 교만한 젠더 권력엔 보복 아닌 대화로 이상원 기자 마사 누스바움은 세계적 법철학자다. 미국 시카고 대학 로스쿨 교수인 그는 고전철학·정치철학·윤리학 등 여러 분야에서 독창적 저서를 냈다. 2021년 〈교만의 요새〉 서문에서 누스바움은 썼다. “나 역시 여성이다. 우리 사회의 다른 많은 여성과 마찬가지로 성희롱과 성폭력 피해자이기도 하다.”누스바움이 보기에 미국은 성평등 혁명을 겪고 있다. ‘미투 운동’ 이후 이 혁명이 어떤 진전을 이뤄왔는지 논하는 게 책의 첫 번째 목표다. 두 번째 목표는 오랫동안 특권을 누려왔고 지금은 개혁에 반발하는 이들의 논리를 분석하는 것이다. 그 밑바탕에 좋은 곡은 알려진다? 돈 들여야 알려지지 배순탁 (음악평론가) 1950년대 로큰롤의 기세를 단번에 꺾어버린 사건이 있었다. 이른바 페이올라(Payola)다. 요약하면 페이올라는 DJ에게 뇌물을 주고 선곡을 청탁하는 관행이다. 레이 찰스의 전기 영화 〈레이〉(2005)를 보면 이에 대해 알 수 있는 장면이 나온다. 암암리에 행해지던 페이올라가 법의 철퇴를 맞은 건 1959년이었다. 이로 인해 ‘로큰롤’이라는 용어를 처음 만들어냈다고 전해지는 DJ 앨런 프리드도 은퇴하게 된다. 그렇다면 질문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 1959년 이후 페이올라가 진짜 근절됐는지 여부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그렇지 않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