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세계 각국의 ‘동물병원 의사’들이 한국에 모인다. 제36차 ‘세계소동물수의사회(WSAVA) 세계대회’가 10월14일부터 나흘간 제주도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WSAVA는 1959년 창립 이후 지금까지 세계 80개국의 소동물 수의사 7만6000명이 가입한 국제 협회이다.

이번 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은 한국동물병원협회 강종일 회장(53·충현동물병원 원장)은 “주로 서구 국가들에서 열리던 이 행사를 우리나라에 유치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회원들이 모일 때마다 개고기 식용이 언급되던 한국의 ‘동물 학대국’ 이미지도 문제였지만, 투표일 불과 3주 전에 협회 본부가 유치 경쟁국인 말레이시아를 지지한다는 서한을 회원국들에 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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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회장은 “투표 당일 한복 퍼포먼스를 벌이고 회원들을 일일이 만나 설득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현장에서 여론을 뒤집었다”라고 말했다.

어렵게 유치한 대회를 앞두고 강 회장은 요즘 근심이 크다. 올해 7월1일부터 시행될 ‘애완동물 진료시 부가가치세 도입’ 법안 때문이다. 강 회장은 “아픈 동물을 치료하는 행위에 미용 목적의 성형수술처럼 부가가치세를 붙이는 것은 생명윤리의 관점에서도 옳지 않으며, 대외적으로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정부 의지와도 맞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기자명 변진경 기자 다른기사 보기 alm242@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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