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소리
봄을 부르는 소리판 〈소리It수다〉

〈토끼와 거북이〉 〈내 다리 내놔〉 〈심봉사 젖동냥하는 대목〉 등 귀에 익은 동화와 옛이야기들이 판소리 선율 위에 따뜻한 유머와 함께 얹힌다. 잔혹 소리극 〈해님 달님〉과, 전통과 현대가 골고루 비벼진 〈닭들의 꿈, 날다〉 같은 생소한 제목의 창작 판소리도 만날 수 있다. 판소리가 어렵거나 고루하다는 편견은 버리시라. 판소리는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고, 시대와 삶을 반영하는 이야기’라는 것이 이번 공연을 준비한 바닥소리의 생각이다. 2006년부터 활발하게 창작·공연 활동을 펼쳐왔던 판소리 문화공동체 바닥소리가 그동안 만든 소리들을 한데 모아 ‘종합 소리 선물세트(소리It수다)’로 봄을 부른다. 서울 중구 웰콤씨어터에서 2월25~26일(문의 soom21.co.kr).


 전시
조선의 마지막 어진화사

오래전에 한·중·일 초상화 비교 전시회를 다녀온 적이 있다. 거기서 ‘조상의 빛난 얼’을 느낄 수 있었다. 중국과 일본의 전통 초상화가 대상의 장점에만 주목한 반면 우리 조상들의 초상화는 장점만큼 단점에도 똑같이 주목했다. 그림을 보고 말년에 앓았던 병을 유추할 수 있을 만큼 치밀했다. 그리고 보이는 형상만큼 보이지 않는 내면의 형상에도 집중해서 초상화를 보면 사상적 궤적까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 전시회 때 주목했던 화가가 바로 석지 채용신이다. 드물게 무과 출신으로 임금의 초상인 어진을 그리는 주관화사가 되었던 그는 ‘조선시대 마지막 어진화사’로서 망국의 그늘을 화폭에 담았다. 고종 초상화 등과 함께 그가 그린 전라도 사람들과 산수화 등 다양한 그림을 볼 수 있다(2월15일~3월27일, 국립전주박물관).

 강좌
연희문학창작촌 봄학기

문학은 가르칠 수 있는 종류의 학문일까? 먼저 그 길에 서 있는 이들은 말한다. 그저 도울 뿐이라고. 당신의 심장 속에 숨어 있는, 혹은 당신 발끝에 매달린 문장과 빛나는 어휘를 발명하도록.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연희문학창작촌이 3월8일부터 13주간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시·소설 창작교실을 연다. 자신의 호흡으로 스스로에 대해 써내려가는 동안 문학이 삶과 어떻게 조응하는지 알 수 있도록 안내하는 대중 강연이다. 시 창작교실의 강사로는 〈나무의 수사학〉의 손택수 시인이, 소설 창작교실에는 〈처음의 아이들〉의 김종광 소설가가 나선다.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의 한창훈 소설가는 주부들을 위해 오전 11시에 열리는 ‘브런치 문예교실’의 강사를 맡았다. 강의료는 모두 10만원(문의 02-324-4690).


 전시
상상마당 2010 〈스코프〉전

“박물관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은 박물관이 사라져가는 것들을 간수하는 곳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박물관은 선택과 늘어놓기, 보여주기, 관람하기에서 이데올로기를 생산하고 유통시키는 장소이다. 나는 농업 재현 행사들이 박물관처럼 어떤 이데올로기를  담고 있다고 보았다.”(채승우 작가노트 중)
상상마당은 2008년부터 매년 사진의 정통성과 역사성을 중시하면서도 실험적인 작업을 하는 사진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SKOPF)을 통해 좋은 사진을 발굴하고 전시해왔다. 이번 전시는 ‘농업 박물관’을 주제로 촬영한 채승우 작가와,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가족의 모습을 통해 사회 속에 숨은 욕망을 보여준 ‘TWINS(트윈스·사진)’를 주제로 촬영한 이선민 작가가 선정됐다. 2월25일~4월25일 서울 서교동 KT&G 상상마당 갤러리(문의 sangsangmadang.co.kr).



 음반
들국화 리메이크 앨범

들국화는 들에 피고지고 해야 들국화인데 요즘은 피었다는 소식이 좀체 들리지 않는다. 아무래도 꽃송이(전인권)가 아파서인 것 같다. 보컬 전인권이 요양 중인 가운데 창단 멤버인 기타리스트 조덕환이 최근 솔로 음반 〈롱웨이 홈〉을 내고 드러머 주찬권이 ‘슈퍼세션’팀을 새로 조직해 음반을 내기도 했지만 팬들의 갈증을 풀어주지는 못하고 있다.  
이 ‘록의 전설’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후배들이 리메이크 앨범을 만들어 달랜다. 루비살롱레코드가 허클베리핀, 국카스텐, W&웨일, 못(MOT), 몽니 밴드와 함께 ‘들국화 리메이크 앨범’을 제작한다. 먼저 허클베리핀이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를, 못이 ‘매일 그대와’를 온라인으로 공개한다. 이후 차례로 노래가 공개되고 4월쯤에는 음반으로 출시된다.


 공연
독립한 ‘미미 시스터즈’

장기하 옆에서 춤을 추던 여성 2인조를 기억하는지. 한때 이들의 정체를 둘러싸고 온갖 설이 난무했다. 인조인간, 외계인, 심지어 남자(!)라는 설까지. 그녀들이 드디어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다. 이미 지난해 독립을 선언하고(당시 붕가붕가 레코드가 ‘여성 아이돌 열풍에 변태적으로 편승했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주를 이뤘다고), 뼈를 깎는 노력으로 앨범을 준비해왔단다. 그 첫 번째 음반, 이름하여 〈미안하지만… 이건 전설이 될 거야〉가 3월에 나온다. 앨범에는 김창완을 비롯해 하세가와 요헤이, 서울전자음악단 등이 참여했다. 미미 시스터즈의 첫 앨범과 붕가붕가 레코드의 창립 6주년을 기념해 공연을 연다. 2월27일 오후 6시30분 서울 서교동 상상마당 라이브홀(문의 bgbg.co.kr).


※ B급 좌판 아이템은 문화예술 현장 활동가 50명의 추천을 받아 선정합니다.
기자명 정리 고재열·장일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 scoop@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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