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는 있어도 쓰기는 쉽지 않은 게 내부 문제인가? ‘대학 언론의 위기’를 생각하다보면 이 지점에 이르게 된다. 사회 민주화가 진전되면서 대학 언론이 더 이상 사회를 겨냥한 ‘저항의 진지’ 구실을 못하게 된 점도 원인이겠지만, 학내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독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때 전달하지 못하는 점이 대학 언론을 외면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진단해본다. ‘사회를 비판하는 것이 더 쉬웠다’는 한 대학 언론인의 고백에 공감한다.

ⓒ시사IN 백승기
그러나 이번에 학내 분야 응모 건수가 크게 늘었고, 참신한 주제를 다루거나 공정성과 독립성 면에서 그런대로 요건을 갖춘 기사가 늘어난 점은 ‘〈시사IN〉 대학기자상’의 한 성과로 평가하고 싶다. 그럼에도 기사 쓰기 방식 등에서 기성 언론을 답습한 기사, 문법적 오류가 많은 기사 또한 적지 않았다. 이는 1~2년차 선배에게 모든 것을 배우는 기자 양성 방식이 과거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 아닐까?

학내 부문 수상작 〈경북대신문〉 ‘강의실 공기가 당신의 건강을 위협한다’ 기사는 일상에서 지나치기 쉬운 주제에 대해 실험을 통해 두 차례 문제를 제기하고 전공 교수 인터뷰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뒤, 부족하나마 학교 관계자의 대책까지 유도해낸 노력이 돋보였다. 조금 더 쉽게 전달하려는 아이디어가 부족했던 점은 아쉬웠다. 강의실별 오염물질 방출량 측정 결과는 표보다 그래픽으로 처리했더라면 설득력이 훨씬 높아졌을 것이다. 강의실에서 오염물질 방출을 측정하는 현장 사진이 아니라 측정 기기를 야외로 들고 나와 찍은 사진을 실은 것은 미숙해 보였다.

〈중대신문〉의 ‘탈북 대학생’, 〈연세춘추〉의 ‘대학 사교육’, 〈서울대저널〉의 ‘차단기 노동자’ 기사도 수상작에 버금가는 응모작들로 평가되었다. ‘탈북 대학생’과 ‘대학 사교육’은 참신성이 돋보였으나 대안 제시 등이 부족했고, ‘차단기 노동자’는 캠퍼스의 속박된 삶에 대한 시선이 따뜻했으나 수상작의 노력을 더 높이 사려는 견해가 많았다.

기자명 이봉수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대학원장)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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