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여성, 근대의 과잉
김수진 지음, 소명출판 펴냄

1920~1930년대는 한국 역사에서 여성들에게 특별한 시기였다. 공식적인 여성 교육이 허용된 뒤 첫 여성 중등교육 세대가 탄생했고, 극소수이지만 유학생 출신의 여성 지식인이 등장했으며 서구와 일본을 통해 여성운동 이념과 사상이 수용되었다. 한국 근대성의 형성을 식민주의와 젠더 정치의 관점에서 연구해온 저자는, 당시 발행된 잡지 〈신여성〉을 통해 조선의 신여성 담론에 나타난 식민주의 정체성과 젠더 정치를 고찰했다.

당시 발행된 〈신여성〉은 한국 역사에서 여성을 공공의 시야에 공공의 이야깃거리로 만든 최초의 사건이었다. 또 10년이 넘는 동안 찬양과 비하, 선망과 조소를 동반했던 뜨거운 쟁점이었다. 저자는 〈신여성〉에서 나타난 근대 조선의 여성상을 세 가지 범주로 정리했다. 개조의 주체인 ‘신여자’, 모방의 병리적 주체인 ‘모던걸’, 모방의 바람직한 주체인 ‘양처’가 바로 그것이다.

책의 말미에 저자는 영국·일본·인도·중국에서 일어난 신여성 현상을 식민지 조선의 그것과 비교한다. 그 안에서 읽히는 조선 신여성의 형상은 “문명화 담론과 식민지 병합이 만들어낸 자기 부정의 트라우마에서 출발한, 서구·일본 근대성을 향한 규범적 태도와 강박적 모방의 욕망”이다.

          

 

경쟁에 반대한다
알피 콘 지음, 이영노 옮김, 산눈 펴냄

미국의 교육 심리학자 알피 콘은 경쟁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경쟁의 본질이 ‘상호 배타적인 목표 달성’이기에, ‘경쟁’에 어떤 수식어를 붙이든 ‘내가 이기기 위해 당신은 져야 한다’라는 명제가 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  경쟁에서의 승리가 성취나 탁월함과 동일시되는 사회 분위기를 비판한다. 좋은 드라마란 시청률 1위의 드라마가 아니며, 좋은 기사란 특종 경쟁에서 이긴 기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같은 반 친구를 밟고 1등을 하게끔 만드는 교육도 좋은 교육이 아니다.

저자는 승리에 대한 강박이 낳는 문제점을 풀어놓았다. 일단 심리학에서 볼 때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자존심’에 타격을 입힌다고 말한다. 경쟁은 또 승리자와 패배자를 구분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기에, 승자조차도 잠시 동안 느끼는 승리의 전율이 끝나면 또다시 자신을 입증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 저자는 이를 경쟁의 악순환이라고 불렀다.

저자는 교육 현장에서뿐만 아니라 사회구조 안에서의 대안을 제시하는데, 바로 ‘당신이 성공해야 내가 성공할 수 있다’라는 ‘협력’이다. 협력과 경쟁 각각의 결과들을 비교한 많은 연구 자료를 제시하며 과연 어느 것이 더 생산적이고 효율적인가를 밝힌다.

          

 

별이 살아 있어요
노모토 하루요 지음, 김정희 옮김, 한승 펴냄

별의 탄생과 블랙홀의 비밀까지, 우주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대화 형식으로 풀어 나간다. 다루는 내용은 대학교 천문학 전공 수업에 나올 법한 것이지만 저자는 중학교 수준의 간단한 물리 기본 법칙을 사용해 별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네덜란드
조지프 오닐 지음, 임재서 옮김, 사피엔스 펴냄

9·11을 겪은 후 미국 사회는 ‘아메리칸 드림’을 잃었다. 〈네덜란드〉는 9·11 테러라는 혼란과 불안을 겪는 미국을 섬세하게 관찰한 후 쓴 기록물과 같은 소설이다. 미국이 세계를 구원하리라는 망상에 빠져 있던 시절을 살아온 미국인들의 고통이 곳곳에 담겼다.

          

 

푸코, 사유와 인간
폴 벤느 지음, 이상길 옮김, 산책자 펴냄

고대사의 대가이자 푸코의 30년 지기인 폴 벤느가 푸코론을 썼다. 푸코의 사상을 씨줄로, 푸코의 삶을 날줄로 엮어 풀어낸 푸코 독법. 접근하기 쉬운 입문서라기보다는, 종횡무진하는 대가의 지적인 ‘푸코 여행기’에 가깝고, 푸코의 삶과 사유와 정치 활동이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 규명해 나간다.

          

 

우유의 역습
티에리 수카르 지음, 김성희 옮김, 알마 펴냄

프랑스의 저널리스트가 15년간 취재해 내놓은 결론은 ‘우유가 몸에 나쁘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유가 완전식품이라는 우리의 믿음은 과학적 근거가 없으며, 그 믿음은 낙농업계의 선전과 로비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논쟁적인 주제를 다룬 논쟁적인 책이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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