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관련 책자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적게 먹고 운동하라’는 말을 반복해서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어디 그 일이 쉬운가. 살찐 사람 모두 의욕적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하지만, 대부분 지속하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고 만다. 40대 중반의 윤 아무개씨도 그랬다. 1년 전, 그는 몸무게가 85kg(키 170cm·체질량지수 34kg/㎡)을 넘어서자 서둘러 집 밖으로 나섰다. 매일 2000번씩 줄넘기를 하기 위해서였다. 식사량도 밥 두 공기, 국 두 그릇에서 우유 한 잔, 방울토마토 한 주먹으로 바뀌었다.

그렇게 허리띠를 졸라매고 이를 악물자, 놀랍게도 한 달 만에 5kg이 빠졌다. 기분이 고조된 그는 20층짜리 아파트를 날마다 뛰어올랐다. “그렇게 두어 달을 하자 무려 15kg의 살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그야말로 이제 고지가 바로 저기였다”라고 그는 돌이켰다. 그러나 그는 다이어트에 실패했다. 현재 그의 몸무게는 78kg. 이유가 뭘까. 그는 골절상을 핑계로 들었다. 우연한 사고로 팔이 부러지는 바람에 더 이상 운동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다시 시작할 수는 없을까. “일이 바쁘고 먹는 즐거움에 심취해서 다시는 다이어트를 할 수 없을 것 같다”라고 그는 말했다. 

 원 푸드 다이어트 소문만큼 효과 없어       

ⓒ시사IN 한향란20, 30대의 체질량지수가 32kg/㎡를 넘으면 당뇨병 발병 위험도가 껑충 뛰어오른다.
비록 다이어트에 실패했지만, 윤씨는 소중한 진실 하나는 알았다. 음식을 적게 먹고, 운동을 하면 살이 빠진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지금 살찐 많은 사람이 각종 다이어트 책을 뒤적이고 있다. 그 중에는 웃음 다이어트, 초콜릿 다이어트, 양배추 다이어트, 매니큐어 다이어트, 머리 묶기 다이어트까지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특정 식품만을 먹는 원  푸드(one food) 다이어트나 특정 운동을 통해 살을 빼는 다이어트로는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없다고 말한다.

〈누구나 10kg을 뺄 수 있다〉를 쓴 유태우 교수(서울대 의대·가정의학과)는 ‘다이어트는 음식의 종류가 아니라, 양에 달려 있다. (원 푸드 다이어트는) 한두 달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국소의 피하지방을 줄이거나 빼는 각종 시술과 주사도 마찬가지이다. 지방을 빼더라도 극히 일부분이거나, 몇 달 되지 않아 원상 복귀한다. 살 빼는 데 이용하는 이뇨제, 변비제도 마찬가지이다. 보조제일 뿐이지, 결코 비만을 퇴치해주지 않는다. 강재헌 교수(인제의대 서울백병원 비만클리닉)는 가능하면 ‘비법’에 의지하지 말고, 끈기를 갖고 건전한 식습관과 운동 습관을 기르라고 말한다. 자기 자신만 잘 컨트롤해도 8주일 만에 원하는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는 것이다(아래 표 참조).  

건전한 식습관 10가지
①나는 아침을 매일 먹었다 ②나는 점심을 매일 먹었다 ③나는 저녁을 매일 먹었다 ④나는 매일 과일을 먹었다 ⑤나는 하루 두 끼 이상을 먹었다 ⑥나는 밥과 반찬으로 식사를 했다 ⑦나는 사탕?초콜릿?과자를 주 1회 이하 먹었다 ⑧나는 열량이 있는 청량음료를 주 1회 이하로 마셨다 ⑨나는 치킨?중국 음식?피자 등의 배달 음식을 안 먹었다 ⑩나는 밤늦게 간식을 먹지 않았다.
*일주일 단위로 파악해 ‘그렇다’가 9개가 넘으면 매우 잘하고 있음, 6~8개면 비교적 양호함, 3~5개면 식습관 고치려 적극 노력해야 함, 0~2개면 식습관 나쁘므로 철저한 노력이 필요함

건전한 운동 습관 10가지
①나는 차를 탈 수 있는 상황에서 일부러 걸은 적이 있다 ②나는 텔레비전을 하루 2시간 이내로 보았다 ③나는 힘이 많이 드는 집안일을 했다 ④나는 아이들이나 친구와 운동을 한 적이 있다 ⑤나는 직장에서 휴식 시간에 걸은 적이 있다 ⑥나는 1주일 동안 주 4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운동을 했다 ⑦나는 업무 이외의 시간에 컴퓨터를 하루 1시간 이내로 사용했다 ⑧나는 건물을 오르내릴 때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했다 ⑨나는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⑩나는 잘 때를 제외하고 누운 적이 없다.
*일주일 단위로 파악해 ‘그렇다’가 9개가 넘으면 매우 잘하고 있음, 6~8개면 비교적 양호함, 3~5개면 운동 습관 고치려 적극 노력해야 함, 0~2개면 운동 습관 나쁘므로 철저히 노력해야 함

기자명 오윤현 기자 다른기사 보기 noma@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