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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를 잘 규제하는 방법

유튜브와 아프리카TV 등 OTT 서비스와 인터넷 방송사업자는 방송법에 따른 규제를 받지 않는다. 이들 서비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규제법을 마련하면 어떨까?

이나래 (변호사) webmaster@sisain.co.kr 2018년 09월 20일 목요일 제5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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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이 없다. 그래도 불편하지 않다. 푹(Pooq)·왓챠플레이·넷플릭스·옥수수 등 OTT 서비스(Over the top:VOD의 형태로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영화 등을 전송하는 서비스)로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본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tvN <미스터 션샤인>도 본방 이후 몇 시간 안에 넷플릭스로 볼 수 있다. 오히려 본방보다 편하다. 중간에 잠깐 멈추었다가 재생하거나 좋아하는 장면만 집중해서 볼 수도 있다.

텔레비전 밖 콘텐츠는 무궁무진하다. 말재주와 남들로부터 공감받을 수 있는 취향이 있다면 유튜브나 아프리카TV, 팟캐스트 등을 통해 누구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자신이 주인공이 된다. 인기도 많다. 유튜브에서 어린이들의 친구가 된 ‘캐리 언니’ 구독자 수는 180여 만명이다. 게임 크리에이터 ‘도티’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도 무려 230여 만명에 달한다. 요즘엔 텔레비전 밖 스타가 더 유명하다. 최근 유튜브 영상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개그맨 유세윤과 유튜버 ‘공대생 변승주’의 인지도를 알아보니 공대생 변승주의 인지도가 더 높았다. 텔레비전 스타와 유튜브 스타의 경계도 허물어졌다. 그룹 god의 멤버로 브라운관을 장악하면서 높은 인기를 누렸던 박준형도 ‘와썹맨’으로 구독자 100만명이 넘는 인기 유튜버가 되었다.

ⓒYouTube 갈무리
인터넷 방송은 기존 방송에 비해 형식과 내용이 자유롭다.
맨 위부터 ‘공대생 변승주’, ‘와썹맨’, ‘캐리 언니’ 유튜브 갈무리.

이러한 OTT 서비스와 인터넷 방송사업자는 현재 방송법에 따른 규제를 받고 있지 않다. 방송법에서는 법률의 규제 대상이 되는 ‘방송사업자’를 지상파방송사업자·종합유선방송사업자·위성방송사업자·방송채널사용사업자·공동체라디오방송사업자로 정의한다. 방송법에 따라 방송사업자의 지분 소유 비율도 제한받고 있다. 방송사업자의 프로그램은 공익성과 공정성의 기준에 따라 방송된 이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심의를 받는다. OTT 서비스와 인터넷 방송사업자의 경우에는 ‘방송사업자’의 범주에 해당하지 않는다. 당연히 방송법에 따른 각종 규제를 받지 않는다.

OTT 서비스와 인터넷 방송사업자는 전기통신사업법상의 ‘부가통신사업자’로 분류되는데,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는다. 그래서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을 적용해 방송법에 따른 규제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어왔다. 특히 인터넷 방송 플랫폼에서 욕설이나 음담패설이 방송되는 사건이 발생하며 논란은 더 커졌다. 8월24일 국회에서는 통합방송법 제정 공청회가 열렸다. OTT 서비스와 인터넷 방송을 방송법상의 규제 대상으로 포함시키자는 논의다.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통합방송법 제정안의 핵심은 OTT 서비스와 인터넷 방송사업자를 ‘방송사업자’로 규정해 방송법에 따른 각종 규제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OTT 서비스 제공자는 부가유료방송사업자로서 ‘유료방송업자’로 규정했다. 인터넷 개인방송, 다중채널네트워크(MCN) 등 서비스 제공자는 ‘인터넷방송콘텐츠제공사업자’로 규정하고 이들을 모두 ‘방송사업자’의 범주에 포함했다. 또 방송 프로그램과 똑같이 콘텐츠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사후 심의를 받도록 하고, 심의 규정을 위반할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젊은 세대에게는 OTT 서비스와 인터넷 방송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가 기존 방송 매체 못지않은 파급력을 가진다는 점에서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은 공감한다. 그러나 OTT 서비스와 인터넷 방송은 자율성이 생명이다. 그런 새로운 미디어를 기존 방송과 동일한 방식으로 규제하는 것이 타당할까?

인터넷 방송은 기존 방송에 비해 형식과 내용이 자유롭다. 기존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자신의 재능과 개성을 알릴 기회를 얻지 못했던 사람들이 새로운 미디어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이들은 기존 방송에선 제시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기도 하고, ‘덕력’을 발휘해 돈을 벌기도 한다. 기존 방송이 제공하지 못했던 취향과 감성을 채워주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또 기존 방송에서 목소리를 내기 힘들었던 사람들이 인터넷 방송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해서 여론을 형성한다. 국경의 장벽이 존재하지 않는 인터넷에서 방송하면 전 세계인의 공감을 얻을 수도 있다. 이른바 케이팝으로 상징되는 한류 확산도 유튜브 등 새로운 플랫폼 덕이다. 이렇게 새롭게 등장한 미디어는 신산업으로 발전하고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되고 있다.

새로운 미디어 특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OBS경인TV 갈무리
8월24일 국회에서 통합방송법 제정을 논의하기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콘텐츠 소비자의 선택 폭도 넓혔다. 한국에서 개봉하지 않았거나 스크린 독과점 때문에 놓친 영화를 스마트폰으로 감상할 수 있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내 취향에 맞는 영화나 드라마도 추천받는다.

OTT 서비스와 인터넷 방송의 이러한 순기능도 생각해서 이들 서비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하면 어떨까? 예를 들면 OTT 서비스와 인터넷 방송 플랫폼 제공자가 자율 규제를 하게 하는 것이다. 자정작용 방안이다. 부적절한 콘텐츠를 접한 이용자가 플랫폼 운영자에게 신고하고, 플랫폼 운영자가 일정 시간 내에 확인하고 판단해서 반드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물론 플랫폼 운영자가 판단하기에 콘텐츠 가운데 범죄행위에 해당할 만한 부분이 있다면 사법당국에 고발해 법률적인 판단을 받게 하면 된다.

OTT 서비스와 인터넷 방송 같은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가 인기를 끄는 것은 단순히 방송을 송출하는 매체의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미디어와 콘텐츠를 접하고 소비하고 만들어내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수동적인 ‘시청’의 영역에서 적극적인 ‘참여’의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다. 새로운 미디어의 특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의 방향을 잡아보는 것이 어떨까. 누구나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도 돈을 벌 수 있고, 콘텐츠의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가 되어 끊임없이 새로운 시각과 의견을 제시하면서 다양한 의견이 소통되는 사회.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매체의 특성을 잘 고려한 규제 방안이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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