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순 소장은 이번 세션에서 ‘동서 문화의 만남으로서 함석헌 철학’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맡았다. 그는 서양의 기독교 사상, 이성철학, 민주주의를 주체적으로 받아들여 한국적 사상으로 적용한 함석헌 선생의 이론에 대해 “주체성과 상생적 평화의 전체성이 결합되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같은 세션에서 함석헌의 스승 유영모에 대한 발표를 맡은 이기상 교수(한국외대 철학과)는 “한국 지식인으로서 느낀 당시의 문제의식과 실제로 이를 풀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들의 철학을 높이 평가할 만하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함석헌에 대한 평가가 분분한 것은 그가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제도권 학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세계는 함석헌 철학에 주목한다. 유럽의 한 교수는 함석헌 사상이 변증법적 지행합일을 이루는 점, 쉬운 표현 속에 심오한 생각을 담은 점, 삶과 현실 속에 질문을 던진다는 점 등을 거론하며 그를 ‘20세기의 소크라테스’라고 칭하기도 했다.
한국 사람의 독특한 ‘신관’과 ‘인간관’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함석헌의 사상은 국제 무대에서 한국의 철학으로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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