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중국 경제는 시한폭탄?


진퇴양난이 따로 없군


투기꾼들의 협공 작전, 통하였느냐

 

아베도 ‘엔고’에 떨고 있다

 

조지 소로스 회장이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언급한 직후 〈인민일보〉 〈신화망〉 등 중국의 관영 언론들은 일제히 ‘(투기자본의) 위안화 공매도 공격’을 비난하고 나섰다. 여기서 공매도(空賣渡:short selling)는 문자 그대로, 수중에 없는(空) 금융상품(주식·통화 등)을 빌려서 판다(賣渡)는 의미다. 더욱이 해당 금융상품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하락해야 수익을 낼 수 있다.

〈인민일보〉가 비난한 위안화 공매도를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그림 참조). 일단 환율을 ‘1달러당 6위안’이라고 치자(아래 나오는 수치들은 공매도를 간편하게 설명하기 위한 가정으로 실제와는 거리가 있다). 금융 투기꾼은 우선 홍콩의 은행으로부터 120억 위안을 빌린다. 이렇게 빌린 120억 위안으로 외환시장에서 20억 달러를 매입한다(환율이 1달러당 6위안이므로). 이 단계에서 투기꾼은 홍콩의 은행에 120억 위안을 빚졌지만 20억 달러를 확보한 상태다. 이 같은 ‘위안화 팔자-달러화 사자’의 과정에서 위안화 가치는 내리고 달러화 가치는 오르게 된다. 결국 위안화 가치가 종전의 ‘1달러당 6위안’에서 ‘1달러당 12위안’으로 하락했다고 가정하자. 이전엔 6위안으로 1달러를 샀는데, 이젠 12위안을 줘야 1달러와 바꿀 수 있으므로, 위안화 가치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렇게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 ‘작전’은 성공했다. 확보한 20억 달러 가운데 10억 달러만 털어도 120억 위안을 살 수 있다. 이 120억 위안을 홍콩의 은행에 상환하면 작전 완료. 수익금은 10억 달러다. 이런 공매도의 명수가 바로 조지 소로스다. 그는 지난 1992년에도 같은 방법으로 영국 파운드화를 공매도해서 거액의 수익을 거둔 바 있다.

영화 〈빅쇼트〉의 금융 투자자들도 같은 방법으로 큰돈을 벌었지만, 위안화를 공격하는 투기꾼들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빅쇼트〉의 주인공들은 주택저당증권(MBS)을 공매도한 뒤 그 가치가 떨어지기를 하염없이 기다렸다. 그러나 위안화를 공매도하는 국제 투기꾼들의 무서운 점은 협공을 통해 통화가치를 의도적이고 적극적으로 추락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기자명 이종태 기자 다른기사 보기 peek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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