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시사IN〉 대학기자상은 1·2차 편집국 심사와 외부 심사위원들의 최종 심사를 거쳐 수상작이 선정됐다. 전체 응모작 206편 가운데 학내 취재보도 부문 7편, 사회 취재보도 부문 7편, 사진·영상·특별상 부문 각각 한 편의 후보가 최종 심사에 올랐다. 최종 심사에는 남재일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 홍진표 한국PD연합회장, 이숙이 〈시사IN〉 편집국장이 참여했다. 심사 과정에서 나온 후보작에 대한 평가를 정리했다.

 학내 취재보도 부문

후보작은 다음과 같다.  ①비와 당신(중앙대학교 〈중앙문화〉 강석남 외) ②중앙대 1+3 사태, ‘유학 브로커’로 전락한 대학의 민낯(중앙대학교 〈잠망경〉 김규백) ③ON카드의 불편한 진실(연세대학교 〈연세〉 교지편집위원회 김서연) ④예술대 지 아무개 교수 비리추적 연속보도(국민대학교 〈국민저널〉 박동우) ⑤인문사회계열 학과 구조조정 연속보도(중앙대학교 〈중대신문〉 조동욱) ⑥교비와 사학연금을 둘러싼 끊임없는 논란(연세대학교 〈연세춘추〉 조주연) ⑦그들이 떠난 자리(강릉원주대학교 〈강릉원주대 신문〉 한전진)(이상 기자 이름 가나다순). 이 가운데 ③ON카드 기사는 학내 고유의 모순된 사안을 포착해 보도하는 예리함으로, ④교수 비리 연속보도는 끈질긴 취재력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 공동 수상이 결정됐다.

ⓒ시사IN 조남진<시사IN> 대학기자상 최종 심사는 홍진표 한국PD연합회장, 남재일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 이숙이 <시사IN> 편집국장(위 왼쪽부터)이 맡았다.

남재일 교수(남)
:③ON카드 기사는 교지에서 총학생회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구성원 복지를 위한다며 겉으론 민주적인 듯하지만 실제론 주변 약자를 착취하는 방식이라는 문제 제기다. 교지에서 비판하기 가장 어려운 상대가 총학이다. 자기 목줄을 틀어쥐고 있는 곳을 비판했다는 점에서 그 용기가 가상하다.

홍진표 회장(홍):③번 기사는 취지는 좋으나 기사 전개 방식이 좀 산만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끈기 있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취재 보도를 해냈다는 점에서 나는 ④번 교수 비리 기사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보도 내용 또한 기성 언론과 비교해도 별반 떨어지지 않는 것 같다.

:학내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다룬 ①번 기사는 학내 사안을 사회적 이슈와 적절히 연계한 사례이다. 하지만 접근 방식이 너무 낭만적이고 온정적이라 저널리스트가 추구해야 하는 ‘냉철함’과 ‘팩트’가 다소 아쉽다.

박종률 회장(박)
:유학 브로커로 전락한 학교의 모습을 비판한 ②번 1+3 사태 기사는 그 사안을 미처 알지 못했던 상황에서 새로운 뉴스였다. 하지만 그 내용을 대학가 전체의 구조적인 문제로 확장했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숙이 편집국장(이):①번 ‘비와 당신’이나 ⑦번 ‘그들이 떠난 자리’ 모두 학내 비정규직 노동자를 다룬 기사이다. 대학 구조조정, 사학연금 논란을 짚은 ⑤번 ⑥번 기사도 모두 사회적으로 이미 이슈가 된 사안을 학교 안에서 찾아낸 경우이다. 반면 ②번이나 ③번 기사는 학교 안에서의 고유한 주제에 더 집중했는데, 학내 취재보도 부문 심사에서는 그런 기사들이 더 색다르고 눈에 띄는 것 같다.

 사회 취재보도 부문

사회 취재보도 부문상 후보작은 다음과 같다. ①사각지대(연세대학교 〈연세춘추〉 김민섭 외) ②워킹홀리데이? 자칫하다 홀린데이!(서울여자대학교 〈서울여대학보〉 김수영) ③밥은 먹고 다니냐-2013 중앙대 식생활 보고서(중앙대학교 〈중대신문〉 김혜원 외) ④좁은 취업문에 학생들 ‘졸업 유보’(전남대학교 〈전대신문〉 신원경 외) ⑤대학 내 성소수자 동아리, 그들이 사는 세상(성균관대학교 〈성대신문〉 신혜연) ⑥20대는 아르바이트생이다(중앙대학교 〈중대신문〉 조은희 외) ⑦삼성반도체 직업병 산재 인정을 향한 길고 긴 싸움(서울대학교 〈서울대저널〉 최영권)(이상 기자 이름 가나다순). 이 가운데 ⑦삼성반도체 기사가 복잡한 사안에 대해 풍부한 정보를 담으면서 차분하게 풀어갔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시사IN〉 대학기자상 출품작 가운데 가장 우수한 작품에 주어지는 대상을 거머쥐게 되었다. 이 기사를 제외하고는 사회 보도 부문 출품작 가운데 특별히 도드라지는 작품이 없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면서 따로 사회 취재보도 부문상은 선정되지 않았다.   

:학내를 벗어난 사회적 사안에 관심을 가지는 차원에서 ⑦번 삼성반도체 기사가 가장 적합했다. 또한 반도체와 산업재해, 백혈병 등 관련된 정보가 아주 충실히 담겼다는 점에서 점수를 높이 줬다.

:⑦번 기사는 여러 관점에서 다른 기사들에 비해 월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생의 젊은 혈기와 정의감이 담긴 기사이기도 했고 취재를 매우 열심히 해서 기사 안에 팩트가 풍부하다. 

:이 글을 쓴 기자가 공대생이다. 그래서인지 반도체에서 비롯되는 백혈병의 원인을 설명하기 위해 구조식까지 동원한다. 나름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기사로 풀어낸 거다. 그런 면에서 차별화됐다. 다만 걱정은 우리가 대상을 줘서 나중에 혹시라도 삼성에 취업하려 할 때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지(웃음).

:다른 작품들에 대해 얘기를 하자면, ②번 워킹홀리데이 기사는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 대부분이고 주제 또한 기성 언론에서 여러 번 다뤘다는 점에서 아쉬웠다.

:〈중대신문〉에서 ③번 식생활 기사와 ⑥번 아르바이트생 기사 두 작품이 올라왔다. ③번 기사는 처음에는 밥이라는 일상적인 아이템을 갖고 어떤 이야기를 하려나 기대했는데 결론이 영양의 중요성 쪽으로 나서 당황했다. 차라리 ⑥번 아르바이트생 기사가 다소 진부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20대 문제를 현실성 있게 바라봤기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간호보건 실습생과 사회복지 실습생의 인권을 다룬 ①번 ‘사각지대’는 내러티브 콘셉트를 도입해서 좋았지만 지나치게 설문조사 결과에 의존하거나 한 동네에만 국한된 보도라는 점에서 점수를 높이 주기 힘들었다.

:⑤번 성소수자 동아리 기사는 취재 접근방식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사회 취재보도 분야에 걸맞은 소재라는 측면에서 점수를 좀 줬다. 나머지 기사들은 학내 문제는 아니지만 대부분 좀 ‘징징’대는 느낌의 20대 문제를 담은 기사들이라 사회적 확장성이 부족했다.

 사진·영상 보도 부문

사진·영상 보도 부문에는 ‘누구를 위한 대면식인가’(경북대학교 〈경북대신문〉 옥동진)와 ‘무슬림의 삶을 엿보다’(경상대학교 〈경상대학교 뉴스〉 오지영) 각각 한 작품이 최종 심사 후보에 올랐다. 심사 결과 사진 보도 부문은 수상권에 들었지만, 영상 보도 부문은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

강압적인 대면식 현장을 포착한 ‘누구를 위한 대면식인가’는 학내에 남아 있는 군사 문화를 잘 고발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진 화질은 떨어져도 당시 현장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구도가 탁월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다만 이 작품에 상을 주면 자칫 대학의 부정적이고 부끄러운 면이 돋보여 대학인을 장려하고 북돋아주겠다는 대학기자상의 취지가 희석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영상 부문 후보작은 사진 부문과 비교했을 때 아쉬운 점이 좀 더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학 안 무슬림 학생들의 생활과 문화를 잘 전달해 정보성은 갖췄지만 평이한 정보 전달에 그쳤을 뿐 대학생다운 색다른 발상과 시도가 전무했다는 점에서 최종 수상작에는 오르지 못했다.

 특별상

특별상은 주간 교수와 총장의 편집권 침해에 맞서 호외 발간, 편집권 보장 지지 서명운동, 언론 장례식 거행 등의 공동 행동을 벌인 성균관대학교 〈성대신문〉 구성원들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들은 학내 언론의 독립성과 편집권 수호를 위해 노력한 〈성대신문〉을 높이 평가하면서, 지난해 3월 학교 측의 재정 중단에 백지 발행으로 항의한 〈연세춘추〉 등 위기에 처한 다른 대학 언론에도 많은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길 촉구했다.

기자명 변진경 기자 다른기사 보기 alm242@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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