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와 어린이집에서 놀이가 살아나고 아이들이 살아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교장과 원장이 아이들과 교사를 놓아주어야 아이들의 배움터와 놀이터가 활기차게 바뀐다. 아이들이 다닐 만한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를 만들고 싶다면 모름지기 교사를 활기차게 지낼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책 읽기와 글쓰기도 때로는 내던질 수 있어야 한다. 뭔가를 가르치려고 아이들 뒷덜미를 잡고 못 움직이게 하면서 아이들이 놀 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지금 우리 어른들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루돌프 슈타이너는 “아이들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책은 없다”라고 말했다. 그것은 짐작하건대 아이들을 책으로 삼아 배워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놀이 또한 마찬가지다. 제대로 놀려면 놀이하는 방법과 차례가 적힌 책을 내려놓고 아이들의 현재에 발을 들여놓아야 한다. 부끄럽게도 나 또한 그런 책을 몇 권 썼지만 이러한 책들이 아이들과 놀고 느끼고 나누는 데 오히려 걸림돌이 됨을 훗날 알았다. 마치 이런 책들은 놀이를 책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미신을 심어준다.